전북 익산의 ㅇ초등학교는 올해 교원평가를 ‘자유서술식'으로만 진행키로 했다. 교감 1명과 교사 3명, 학부모 3명으로 꾸려진 교원평가위원회가 지난 달 15일 연 회의에서 최종 결정한 것이다.
평가위원인 김 아무개 교사는 이 같은 결정을 한 데 대해 “체크리스트로 하게 되면 불가피하게 선생님들을 줄 세우게 되고 점수를 매기는 것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며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고 수업의 질을 개선하는 데 서술식으로 평가를 해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학교 구성원들은 평가위 결정을 존중했다.
이에 따라 ㅇ초는 오는 17일부터 21일까지 진행하는 학생만족도 조사와 다음 달 진행하는 학부모만족도 조사, 동료교원평가 모두 자유롭게 서술하는 방식으로 평가를 진행하게 된다.
외면 받은 교과부의 체크리스트 방식
이 같은 상황을 가능케 한 것은 전북교육청이 올해 교원평가 방식을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전북교육청의 교원평가추진계획안을 보면 각 학교가 동료교원평가와 학생‧학부모만족도조사에서 자유서술식 평가방식, 5단척도 체크리스트방식, 두 개 혼합방식 가운데 1개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여기서 세 번째인 혼합방식이 교과부가 제시한 체크리스트와 자유서술식을 병행하는 것이다.
자유서술식 평가를 선택한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만족도조사에서 종합적으로 ‘좋은 점, 바라는 점’을 쓰고 동료교원평가에서는 영역별, 지표별로 ‘우수한 점, 개선할 점’을 쓰게 된다.
전북교육청의 학교 자율선택 보장에 따라 상당 수 학교가 자유서술식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전북 전주의 ㅅ중학교도 오는 10일~15일 학생만족도조사를 시작으로 진행하는 교원평가에서 자유서술식으로 진행키로 했다. ㅅ중은 지난 달 7일 내부 메신저로 평가 방식을 조사했더니 설문에 답한 38명의 교사 가운데 36명이 이 방식으로 선택했다. 교과부 안인 병행방식은 2명이 선택하는 데 그쳤다.
정 아무개 교사는 “선생님들은 교과부 방식이 아닌 전북교육청 방식을 선호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생들을 위한 교육활동에 점수를 매기는 것이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 남원의 ㄴ중학교 역시 지난 달 2일 교직원회의인 연수의 날 시간에 토론을 거쳐 자유서술식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교원평가 본래의 취지대로 수업과 생활지도 등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면 자유서술식으로 하는 게 오히려 더 도움이 된다는 게 교사들의 판단이었다.
학부모 “느낌 점 직접 쓰는 게 더…”
학부모들도 이 같은 결정에 동의했다. 박 아무개 학교운영위원장은 “애매하게 매우 잘함, 못함을 하는 것보다 자신이 그동안 선생님에게 느낀 점을 직접적으로 써서 콕 짚어주는 게 서로에게 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전북교육청은 각급 학교가 어떤 평가 방식을 선택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체크리스트 방식보다 자유서술식 방식을 선택한 학교가 많다는 게 교원인사과 관계자의 전언이다.
오동선 전교조 전북지부 정책실장은 “학교에서 교과부안보다 자유서술식 방식을 더 많이 선택한 것은 이명박 정부의 교원평가가 실효성이 없는 데다 전문성 신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며 “교원평가를 반대하지만 불가피하게 해야 한다면 수업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을 선생님들은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전북교육청은 교과부와 교원평가 추진계획안을 둘러싸고 법적 공방 중이다. 교과부는 평가 방식을 학교에서 선택하도록 한 전북교육청(안)이 자신을 따르지 않았다고 직무이행명령을 내렸고 이에 전북교육청은 “교원평가 강제는 위법”이라며 지난 6월 직무이행명령 취소 소송을 대법원에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