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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세계의 홈리스] 홈리스는 늙어간다

[세계의 홈리스]는 미국, 유럽 등 세계의 홈리스 소식을 한국의 현실과 비교하여 시사점을 찾아보는 꼭지


이번 호에서는 최근 뉴욕타임스(2016년 5월 31일)에 실린 <고령화되어가는 미국 홈리스>라는 기사를 중심으로 홈리스 인구의 고령화 현상에 대한 분석 내용들을 발췌・정리하여 소개하고자 합니다.

  미국 로스엔젤레스(LA) 스키드 로우의 거리 [출처: Monica Almeida/The New York Times]
거대도시들에서 증가하는 홈리스
미국 주택도시개발부의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전역의 홈리스 인구는 2014년과 2015년 사이 2%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중·상류층이 도심의 주거지로 유입되고 이로 인해 주거비용이 상승하면서 비싼 월세 등을 감당할 수 없는 원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로스앤젤레스(LA), 뉴욕, 호놀룰루,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거대도시들에서는 홈리스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는 지난해와 비교하여 홈리스 인구가 5.7%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미국 홈리스의 20% 이상은 캘리포니아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한편, 2014년 기준으로 거리에서 생활하는 미국의 홈리스 중 50대 이상이 306,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07년 이후 20% 증가한 것이며, 전체 홈리스 인구 가운데 3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1990년대에 미국의 홈리스 중 30대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면, 2000년대에는 40대, 2010년대에는 50대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상에서 예상할 수 있듯, 미국에서 홈리스 상태에 처할 위험이 가장 높은 집단은 1954~1963년 사이에 태어난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입니다. 실제로 전체 홈리스 인구 가운데 이 베이비붐 세대에 속하는 이들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 중 대부분은 위탁 가정에서 자라나거나 청소년기에 가출을 했거나 또는 가정 폭력의 경험이 있는 피해자들입니다.

수많은 고령의 홈리스들이 거의 50년에 가까운 세월을 거리에서 보냈습니다. 1970년대 후반과 1980년대 초반 불황기의 유산들, 연방 주택 공급의 축소와 임대료의 상승, 실업률의 증가, 코카인의 확산 등이 그들의 삶에 커다란 상흔을 남겼습니다. 그들은 거리에서 출발해 감옥으로, 감옥에서 정신병원으로, 재활센터로, 그리고 다시 거리로 돌아오는 여정을 지나쳐 왔습니다. 복잡한 역사들이 그들을 이곳까지 데리고 왔습니다.

홈리스 인구의 고령화는 빈곤과의 투쟁에 있어서 심각한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거리에서 생활하는 홈리스의 평균 수명이 약 64세라고 말합니다. 보통 사람들과 비교하여 열악한 생활조건에서 살아가는 홈리스들의 평균 수명이 짧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고령화라는 흐름 속에서 홈리스 상태에 처한 사람들의 연령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홈리스의 고령화’ 현상의 의미
노인들의 경우 고립되어 홀로 살아가거나 경제적 안정성 및 가족・사회의 지원이 부족한 경우 홈리스 상태에 처할 위험이 높습니다. 저소득층 노인이 주거를 상실하게 되면, 다른 적절한 주거로 이전하기 전까지는 자원의 부족, 사회적 지원의 부족, 건강 악화 등으로 극도로 심각한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빈곤한 노인들이 언제든 홈리스 상태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한편으로 젊은 시절부터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홈리스 상태에 머물며 살아온 고령의 홈리스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오랫동안 홈리스 상태에 있으면서 만성적인 질환과 장애로 고통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홈리스들이 직면하는 모든 문제들과 노인들이 직면하는 모든 문제들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는 것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 노인의 빈곤율(49.6%)은 2015년 기준 OECD 국가(OECD 평균 11%) 중 최고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홈리스의 전국적인 규모를 확인할 수 있는 최근 자료나 제대로 된 통계를 찾기가 어렵지만, 현재 전체 홈리스 인구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집단은 50~60대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IMF 경제위기 이후 당시 40~50대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홈리스 상태에 처하게 된 사람들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었습니다. 이들 중 사망한 사람들을 제외한 나머지가 현재도 계속 홈리스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 한국 또한 미국의 경우와 비슷한 현상들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 한국에서 홈리스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이나 제도들은 이 같은 고령화의 문제를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는 앞으로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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