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한가인은 정규직화 되지 말아야 한다. 그 상태로 해고 되는 것이 좋다. 신입사원이라는 드라마는 계약직 여성노동자의 현실을 어느 정도 보여 주었다. 하지만 노조도 없는 계약직 여성노동자가 홀로 1인 시위를 전개했다고 해서 해고당하지도 않고 정규직화 시켜주는 자본은 없다.
현실은 어떤가? 계약직 노동자들의 전무후무한 투쟁을 벌인 한국통신 계약직 노동자들은 그렇게 완강히 싸웠지만 노조를 해산해야 했다. 한원 cc 노동자들은 비록 노사합의를 하기는 했지만 손목을 그은 노동자도 있었다. 대성산소 비정규 노동자는 무려 3년을 넘게 싸웠고 자식을 잃어야 했지만 여전히 복직은 요원하다. 비정규, 계약직, 특수고용직 이런 이름의 노동자들은 노조를 만들기는커녕, 사측에 조금만 밉보여도 바로 짤리는 세상이다. 그런데 한가인이 1인 시위 한번 했다고 복직된다고? 그래 당장 기분은 좋겠다.
이미 이번 주 신입사원 방영분(4월28일)에서 한가인의 정규직화는 어느 정도 예고 되었다. 강호(에릭)가 전무를 찾아가 자신의 수석합격에 대한 비밀을 밝히겠다는 협박 뿐 아니라 기업 스파이들에게서 LK그룹의 중요 기밀이 유출 되는 것을 한가인의 영어실력으로 알아내고 막아냈기 때문이다. 한가인의 캐릭터에 영웅적인 능력을 불어넣고 정규직화에 대한 정당성을 서서히 만들고 있다.
한가인은 점점 원더우먼 같은 캐릭터가 되어갈 것이다. 예쁘고 똑똑하고 회사를 위기에서 구해내고 ... 그런 엄청난 능력을 가진 캐릭터만이 정규직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결론은 결국 착한 회사와 자본가의 존재를 시청자들에게 인식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지난 몇 년간의 착취와 멸시속에서 당당하게 노동해서 정당한 노동의 댓가로 정규직화 되어 마땅한 사람이 그러한 현실적 삶의 과정 때문이 아니라 영웅적인 행동들로만 정규직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내포하기 때문이다.
이 시대 정규직은 슈퍼맨/우먼 이어야하는가? 비정규직은 모두 열등한 사람이 하는 것인가? 사실 신입사원이라는 드라마에는 그런 슈퍼맨/우먼적인 사람이 정규직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전제가 깔렸다.
그런데 이 드라마의 작가에게 묻고 싶다? 지금 사회에서 말이다. 정말 순진하게도 자본은 한가인이 회사를 위기에서 구했다고 정규직을 정말 시켜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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