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다 2년 나기'(부제- 여성주의 저널을 만들어오면서) 제하의 5월 3일자 여성주의 저널 '일다'(http://www.ildaro.com/) 조이여울 기자의 글을 비평한다.
'당사자주의'를 원칙으로 한다는 일다에서 조이여울 기자는 '박 터지게 고민해왔던 이슈들이 있다..' 면서 '가족주의 비판과 가족주의를 넘어선 사회를 만드는 효과적인 방법, 수많은 여성들의 삶과 직결돼있는 성매매 산업과 이를 지탱하는 구조에 저항하고 대안을 찾는 최선책 등'을 열거했다.
이러한 고민을 이해하기 위해 일다의 관련 기사를 찾아보는 것이 도리인 것 같아 필자는 이 중에서 '성매매'와 관련된 기사를 검색해보니 2003년 5월1일부터 현재까지 35건이 나왔다. 흥미로운 점은 2003년 8개월 동안 9건이었는데 2004년 들어와서는 21건으로 2.3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9.23 성매매특별법 조치이후 두 달간은 무려 12건이나 될 정도로 성매매 금지에 대한 일다의 관심은 집요했다.
성매매에 호의적이라며 기성언론을 많이 비판한 '일다'의 성매매 관련 주요 기사 몇 가지를 골라 점검해보았다.
'언론, 성매매 업주 편드나'(박희정 기자)에서는 언론이 성매매를 옹호하는 게 아니냐고 보도 행태를 비판했고, '성매매 피해여성, 업주 협박에 자살'(문이정민 기자)에서는 특정 안마시술소 사례를 성매매 문제로 일반화시키려는 듯 보도했으며, '성매매 유입, 주택정책으로 해결해야'(조이여울 기자)에선 성매매 피해여성을 위해 임대주택 제공하자는 제안을 내놓았지만, 생활대책으로는 실효성있는 제안이 없었다.
'성매매 경제론 유감'(조순경 기자)에서는 이헌재 부총리가 성특법이 이상한 법이라고 발언한데 대해서는 '성매매 업소 대표가 아닌, 한 나라의 경제정책을 책임지는 부총리의 입에서 나왔다'며 도덕성을 염두에 두고 맹비난했다. '성매매 대책, 실태 파악부터 해야'(조이여울 기자)에서는 성특법 2개월 점검 기사로, '덜 빈곤한’남성들에게서 '보다 빈곤한' 여성들에게로 부가 재분배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라며, 일다가 계급 계층을 남성 VS 여성 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성매매집결지 화재참사, 철저한 조사와 규명을'(김윤은미 기자)에서는 성특법에도 불구하고 성매매 여성들이 계속 희생 되고 있다며 강력한 단속을 촉구했고, 특히, '아시아 지역 성매매 현장의 소리들 外'(김윤은미 기자)에서는 제7회 서울여성영화제 관련 보도를 하면서도, 쇼히니 고쉬 감독과 코스와스 왕팡핑 대표가 그들이 제작한 영화와 국제포럼을 통해 성노동자들 노동권과 인권을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일다가 단 한 줄도 보도하지 않는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상의 일다의 보도행태에서 보듯 '수많은 여성들의 삶과 직결돼있는 성매매 산업'을 고민한다는 일다의 고민은 언제까지 계속될지 궁금하다. 자칫 고민은 고민으로만 끝나고 성매매 단속과 집창촌 폐쇄로 결과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든다. 지금 한국의 성노동자들은 여성 엘리트들이 한가하게 책상 위에서 불쌍히 여겨야 할 고민의 대상이 아니다. 성노동자들은 하루하루가 힘들게 치열한 삶을 살아야 하는 실존적 존재이기에 진정 일다가 고민할 생각이 있다면, 현장의 성노동자들을 찾아 충분히 양해를 구하고 평등한 인간으로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보다 현실에 다가가는 순서일 것이다.
추가 하나. 일다의 가족주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여성가족부'를 검색해보니, '여성가족부가 되면?'(부제- 레즈비언의 인권과 여성인권) 이라는 글이 나온다. 그곳에는 “나는 여성가족부가 된다고 하길래 ‘여성들로 구성된 가족’을 뜻하는 줄 알았어.”라는 레즈비언 모임의 반응을 실으면서, 가족 테두리를 정해서 여성인권과 함께 이야기한다면 그 방식은 또 다른 차별을 낳게 될 거라고 우려하고 있었다.
이는 일다가 언니네트워크와 마찬가지로 '여성부와 달리 여성가족부에는 반대한다'는 얘기로도 볼 수 있는 지점이다. 그들 입장에서 여성가족부는 권력에 진출한 여성계 일각이 보수로 회귀하는 현상이 아닌가 우려되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이점은 여성계 분화 현상의 전조인지 좀 더 지켜봐야 할 듯 싶다. 한국의 여성계가 파시스트들처럼 매사에 일사분란한 모습을 보일게 아니라, 여성가족부의 경우처럼 사안에 따라 다양하고 좀 더 진취적인 인간미 내음 물씬 풍기는 그런 여성계 모습으로 등장하면 좋겠다. 일다 출범 2주년을 축하하며, '아름다운 인간 페미'의 등장을 기다려 보는 것도 멋진 꿈이 아니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