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총선] 노동당 3기 집권, 그 상처입은 승리!

상처입은 승리


2005년 5월 5일 실시된 영국총선 결과, 노동당이 646석중 356석을 확보하여 재집권에 성공했다. 이른바 뉴노동당(New Labour)란 기치로 97년 선거에서 보수당에 압도적인 승리후, 2001년, 2005년 선거까지 연이은 승리로 3기 집권이란 기록을 남긴 것이다. 보수당은 197석을 얻는데 그쳐 정권 재탈환에 실패하였으며, 자유민주당은 62석을 획득하였다.

이번 영국총선은 이라크 침략전쟁을 감행한 영국 수상 토니 블레어에 대한 심판과 사유화 정책 등 일련의 노동당 정책에 대한 민중적 실망이 어떻게 표로 나타날 것인가에 국내외의 관심을 불러왔었다. 결과는 상처투성이의 노동당 승리였다. 노동당은 2001년 선거에서 획득한 413석에 47석 적은 356석을 얻는데 그쳐을뿐만 아니라 35%라는 적은 지지율로 과반을 넘는 다수당을 확보했을 뿐이다. 반면에 보수당은 32%란 지지율로 이전 선거에 비해 35석을 더했으며, 이라크 전쟁 반대를 통해 노동당의 진정한 대안을 주장한 자유민주당은 22%란 높은 지지율과 이전보다도 10석이 많은 의석을 확보하였다. 결론적으로 이번 총선결과는 노동당에 대한 지지가 자유민주당으로 크게 이전한 사실에 기인한다.(선거구 조정으로 인해 지난 선거와의 비교는 다소 차이가 있음)

지역별로 살펴보면, 전통적인 노동당 지지지역인 노동자 밀집지역에서 노동당은 예전에 비해 상당히 고전했어야만 했다. 세필드 지역에서 전 내무부장관이었던 데이비드 블런켓(David Blunkett)은 지난해에 비해 8%나 적은 득표를 하였으며, 더구나 이지역 유권자들은 저조한 투표참여(투표율 37%)를 통해 이라크 침략과 노동당 정부에 대한 간접적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였다. 만체스터 지역에서는 16%가 넘는 노동당 지지자들이 자유민주당을 지지하여 자유민주당이 의석을 확보하는 경우도 발생하였다.

가장 명암이 뚜렷했던 지역은 영국의 수도 런던에서 였다. 런던은 1997년, 2001년 선거에서 노동당은 다수 지역을 확보한 바 있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총 74개 선거구 중 44개 선거구에서만 승리하였다. 이는 지난 선거에 비해 11개 의석을 잃은 결과이다.

이번 선거의 하일라이트는 동부 런던(이슬람 지역)에서 있었다. 이 지역에서는 이라크 전쟁에 반대해 출당조치 당한 전 노동당 의원인 갤로웨이(Galloway)와 블레어의 최측근이자 이라크 전쟁론자였던 킹(King)이 맞붙은 지역으로 전국적인 관심을 끌어었다. 결과는 갤로웨이의 승리였다. 당선이 확정된 순간 갤로웨이는 수락연설에서 '(이지역에서) 노동당의 패배는 토니 블레어의 패배이며, 그것은 이라크 전쟁 때문이다. 이 승리는 반전운동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것'이라면 주장하였다.


하지만, 대안은 없었다.

이러한 이번 총선결과를 의식한 토니블레어는 다우닝 10번지 앞에서의 연설서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는 뚜렷한(clear)한 것이며, 자신은 영국을 분열시키는 이슈(이라크 전쟁)가 이나라에 있어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동시에 '노동당의 역사적인 3기 집권'에 대한 의의를 부여하였다. 총선을 통해 나타난 축소된 자신의 입지와 이라크 전쟁에 대한 국민적 반대에 대해 어떠한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되는대목이다.

사실 이번 총선에서 영국민들은 블레어와 노동당에 대한 불만과 비판을 수용할 대안 정당을 찾는데 실패했다.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의 과대포장과 이라크침공에 관련된 계속된 토니 블레어의 거짓말과 선거기간 막바지에 불법적으로 이라크 침공을 결정했다는 폭로된 비밀문건에도 불구하고 노동당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즉 노동당의 이라크 침략과 시장위주의 경제, 복지 정책에 반대해 다른 정당을 지지하기는 해야 하는데, 그렇다고 선거 초반부터 비열한 인종적인(race-card) 이민정책들을 들고나온 보수당과 실현가능성 없는 정책과 신뢰할 수 없는 자유민주당을 찍을 수 없는 딜레마가 그것이다. 따라서 울며겨자 먹기식으로 노동당에 투표하거나 소극적으로 자유민주당을 지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 딜레마는 1996년 이른바 시장적 가치를 포용하는 '제3의길'이란 노동당의 정치적 우향우에 기인한다. 변화된 정치적 지형에서 보수당은 노동당에게 국영기업의 사유화, 시장중심적 정책 등과 같은 정치적 무기를 선점당해으며, 그 결과 선거공간에서 최대한 35%이상 득표할 수 없는 늪에 빠져 버렸다. 반면 노동당내 몇몇 좌파인사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좌파는 유의미한 대안 정치세력으로 성장하지 못한 것이다. 이런 대안세력의 부재는 영국민의 정치적 무관심으로 나타났다. 2005년 총선 투표율은 61%로 영국역사상 가장 낮아던 2001년 투표율 59% 보다 약간 상회하였다.

한편 사회주의당(Socialist Party)와 녹색당(Alliance for Green Socialism) 등 5개의 좌파는 사회주의녹색연합동맹(Socialist Green Unify coalition)을 구성, 총 32개 지역구에 후보를 내어 노동당의 진정한 대안으로서 선전하였으나 단 한곳의 의석도 확보하지 못한채 선거를 마감하였다. 따라서 일부 좌파진영을 중심으로 분열되어 있는 좌파를 통합하는 새로운 노동자 정당 건설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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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어 , 이라크 전쟁 , 영국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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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목록
  • 사람사이

    이번에 어떻게 되었나요?? 출마 안했나??

  • 새벽길

    이번에 RESPECT라는 조직의 이름으로 다른 몇몇 좌파들과 함께 나왔습니다. RESPECT는 갤로웨이라는 노동당 출신의 의원을 당선시켰습니다. 그런데 그가 SWP 소속은 아닌 듯 합니다.

  • 자율

    첫번째로 올린 의견이었는데 지금 다시 보니 사라지고 없습니다. 삭제될만한 문제있는 소지가 있는 의견도 전혀 아니고, 쉬운 비밀번호를 사용한 것도 결코 아닙니다. 만약 운영자나 편집자에 의해 삭제된 것이라면 그 이유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글쓴이와 약간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삭제를 해도 된다고 판단한 것이라면 그것은 명백히 잘못된 것입니다. 기분이 상당히 나빠지는군요. 윗글은 영국 총선 결과에 대한 일부의 의견에 기초하여 정치적인 의도가 두드러진 분석일 뿐입니다. 윗글에서 브라운 재무장관에 대한 얘기는 단 한줄도 넣지 않은 것이 이것을 증명합니다. 뉴스가 아니라 칼럼을 쓰고 싶다면 그에 맞는 형식으로 쓰는 것이 맞습니다.

  • 편집기자

    원칙적으로 상업광고의 덧글외에는 하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원초적 욕설조차도 삭제되지 않는 것을 여러 게시물에서 확인하실 수 있을것입니다. 가능성이 있는 것은 비밀번호가 추측가능한 것이었거나, 관리자의 실수에 의해 삭제된 경우일 듯 합니다.
    자율님이 비밀번호는 쉬운것이 아니라고 하시니, 아마도 관리자의 실수(광고덧글을 삭제한 다는 것이 잘못 클릭되었다거나)인 듯 합니다. 자율님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추후에는 그런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