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성명서는 지난 해 11월 3일 당시 성노동자들이 조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성매매특별법에 동의한 민주노동당의 성명에 대해 반박하기 위해 작성한 것이다. 성노동자들은 이 성명서를 익일 민주노동당에 전달한 바 있으나 민주노동당에서는 아직까지 사과 및 정정 혹은 답변을 한 바 없다.
성노동자 전국연합(준) 성명서
- 민주노동당의 성명에 반박하며, 사과 및 정정 성명을 요구한다.
민주노동당(이하 민노당)은 지난 10월 22일 "성매매방지법 시행 한 달을 맞이하여"라는 성명을 통해 성매매처벌특별법(이하 성매매방지법)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면서 "성매매방지법이 제정 취지에 따른 강력한 법 집행을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우리는 성노동자 문제에 대한 시각이 지나치게 왜곡되어 있음을 지적하고 과연 민노당이 노동자 민중과 빈민을 위한 정당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으며 따라서 사과와 성명의 시정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성매매방지법은 선거를 통한 여성계의 정략적 요구와 이를 거부하기 힘든 정치권의 유교적 인습이 빚어낸 것으로 태생적으로 문제가 많은 법이다. 또한 성매매방지법은 성문화에 대한 편협한 인식과 지나치게 과도한 형벌 강화로 인해 성노동자의 생존권을 말살시키면서 동시에 한국의 남성들을 예비범죄자로 규정하는 반인권적 대표적 악법으로 반드시 개정되거나 폐지되어야 한다. 성매매방지법은 이 법 제정의 직접적 동기가 된 2000년 군산 대명동 성매매 여성들의 집단 화재참사를 성노동자들의 현실에 일반화시킨 근본적 오류가 있다. 범죄와 성노동은 분명하게 구분되어야 한다. 여성계는 성노동의 비자발성을 근거로 성매매 피해여성을 돕겠다고 하지만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2001년 여성부가 보건사회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하여 조사한 "성산업구조및 성매매실태 연구"에 의하면, 성노동자중에서 성매매를 인정받기를 희망하는 사람이 56.8%, 법에 의한 간섭을 거부한 사람이 35%로써 도합 92.8%가 직업으로 자발성을 가지고 일하고 있음이 입증됐다. 단지 6.7%만이 업주와 폭력배의 처벌을 요구하였을 뿐이다. 또한 여성계가 성매매의 근본적 원인으로 거론한 선불금에 대해서 82.7%의 성노동자들이 갚아야 할 의무가 있다고 답했다. 더욱이 2004년 10월 12일 대구여성회관 태평상담실에서 대구 집창촌 여성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87%가 성매매직업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인류의 역사를 보라. 성문화는 윤리로 간단하게 규율될 수 없다. 이번 성매매방지법의 모델이 되었다는 스웨덴은 직업의 기회가 고루 잘 주어지는 세계적으로 몇 안되는 복지국가다. 그러한 스웨덴조차도 미완의 과제이거늘 이를 곧장 한국에 적용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배우려면 오히려 독일이나 네델란드의 공창제가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들 성노동자들의 문제는 근본적으로는 이 사회가 강요한 학벌제도와 열악한 노동현실에 기인한다. 특히 집창촌은 부유한 계층의 성향락문화와 무관하며 오히려 사회적으로 소외된 약자인 남성들의 본능이 성노동자들과 자연스레 결합된 곳으로 음성적인 성매매의 폐해를 줄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미 세계는 여성NGO들조차 성노동을 인정하고 시혜적 차원을 넘어 교육과 건강 및 위생을 위한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는데, 한국의 여성단체들은 대안도 부실한 채 단지 도덕주의적 입장에서 타락한 여성들을 구출해준다는 수준에 머물러 있음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성노동자들이 1997년 인도 캘커다에서 "전국 성매매 노동자회의"를 개최한 것이나 1998년 세계 12개국 대표자들이 대만에 모여 "세계 성매매 노동자의 권리를 위한 행동포럼"을 개최한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공정한 대가를 원한다. 그리고 국민과 성노동자들 모두 에이즈와 각종 성병에 노출되지 않게끔 음성적인 성매매를 지양하고 보다 양성화된 성노동 시스템을 원한다. 그것은 과도기적으로는 규제주의이며 종국적으로는 공창제(합법화)가 될 것이다. 우리들 성노동자들의 생존권은 정당한 노동권을 통해서만이 이뤄낼 수 있다. 민주노동당의 깊은 성찰을 기대한다.
2004 년 11 월 3 일
성 노 동 자 전 국 연 합 (준)
다음은 성특법 관련 민주노동당의 성명입니다 ---------
[민주노동당 성명] 성매매방지법 시행 한 달을 맞이하여
제정 취지에 따른 강력한 법집행과 피해여성에 대한 적극적 지원대책을 촉구한다
성매매방지법은 지난 2000년 9월 군산 대명동 성매매 여성들의 집단 화재참사 이후 성매매 피해여성을 보호하고 성매매를 근절, 이를 강요, 유인, 알선하는 업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로 제정됐다.
그러나 성매매방지법 시행 한 달을 맞은 지금, 범법집단인 성매매 업주들의 반발, 이를 두둔하는 일부언론의 태도, 몇몇 국회의원을 비롯한 사회 지도층의 반여성적인 발언 등 성매매방지법을 무력화시키려는 움직임에 대하여 민주노동당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특히 이에 단호히 대처하고 성매매방지법의 철저한 집행을 책임져야 할 정부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며, ꡐ성매매방지종합대책ꡑ을 관련 부처, 지자체의 긴밀한 협조하에 힘있게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더욱 문제라 할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성매매방지법 시행 한 달을 맞이하여 법 취지에 따른 강력한 집행과 성매매 피해여성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대책 마련, 아울러 여성인권을 유린하는 성매매 범죄에 대한 전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이에 민주노동당은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첫째, 성매매 업주, 알선업자의 파렴치한 영업 강행에 강력 대처하고 단속과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정부는 특별단속기간이 끝나는 23일부터 ꡐ영업ꡑ을 재개하겠다는 업주들의 후안무치한 태도에 보다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경찰은 특별단속기간후에도 다양한 양태의 성매매를 단속하기 위해 특별전담반을 상시 운영하는 등 경찰인력을 배가하여 철저한 법집행 체계를 갖추고, 업주-경찰의 유착비리를 완전 척결하기 위한 자정노력을 진행해야 한다.
둘째, 성매매 피해여성을 보호하고 과감한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법 시행 이후 성매매 피해여성이 기소되거나 보호처분을 받는 사례가 발생하였다. 이는 성매매 피해여성을 ꡐ사회적 피해자ꡑ로 보호하려는 성매매방지법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한 처분으로 성매매 피해여성의 탈 성매매를 가로막고 있다.
성매매 피해여성에 대한 지원 대책의 경우 법률, 의료, 직업훈련, 창업지원 등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당장 갈 곳이 없거나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여성의 생계대책이라기에 부족함이 많다.
민주노동당은 성매매 피해여성을 감호위탁 처분할 수 있고 모든 성매매 피해여성을 피해자로 규정하지 못하는 성매매방지법의 한계를 이후 법 개정을 통해 보완하고, 2005년 정부예산 심의에서 생활지원금, 주택임대지원금 등 성매매 피해여성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한 예산 마련에 힘쓸 것이다.
셋째, 성매매방지종합대책 이행을 위해 정부 전 부처, 지자체가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 3월 여성부, 검․경찰 뿐 아니라 전 부처, 지자체가 함께 마련한 ꡐ성매매방지종합대책ꡑ 이행에 최선을 다하고 현재 국무조정실 산하에 설치된 ꡐ점검단ꡑ이 형식적인 기구로 전락하지 않도록 각 기관의 과제 이행여부를 상시 점검하는 체계를 가동해야 할 것이다.
넷째, 일부 언론과 사회 지도층은 ꡐ성매매방지법 흔들기ꡑ를 중단하고, 올바른 법 시행을 위해 적극 협조해야 한다. 언론은 성매매방지법의 취지를 알리고, 성매매 알선업주의 불법행위에 대한 감시기능을 수행하는 등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하며, 아울러 우리 사회 지도층은 성매매 방지법의 조기 정착을 위해 뜻을 모아야 할 것이다.
성매매방지법이 시행된 지난 한달 간, 우리는 사회의 뿌리박혀있는 성매매 산업의 실체를 보며 이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끈질기게 이뤄져야 하는지를 여실히 깨닫게 되었다. 또한 성매매 근절을 위해서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 성차별적 노동시장 개선, 여성의 빈곤화를 차단하기 위한 사회적 안전망 확충 등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차별을 개선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보다 시급하고 우선적으로 실행되어야 함을 보여주었다.
이에 민주노동당은 성매매 근절을 위한 당원 대상 교육, 홍보를 시작으로 성매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확산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향후에도 성매매방지법의 조기 정착, 나아가 우리 사회의 모든 여성인권 침해와 성차별 해소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을 전 국민 앞에 다짐한다.<끝>
2004년 10월 22일
민주노동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