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제44차 전국대대 의안 ‘6.20 교원3단체장과 교육부총리 간 가합의 승인의 건’에 대의원 5인 명의의 의견을 내면서 전교조에 사랑과 동지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담아 인사드립니다.
저희는 이번 44차 대대는 향후 전교조 운동과 교육노동자의 운명을 결정하는 대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두렵습니다. 대대의 결정 여하에 따라 동료들의 고통을 보며 아파하기 보다는 가슴을 쓸어내리는 순간이 올까봐, 더불어 비정규 교원을 위한 사회 공헌 기금을 얼마씩 내면서 그나마 남아 있는 약간의 미안함마저 날려버릴 것 같아서, 날마다 먹다 보면 익숙해지는 밥처럼 평가 시스템에 익숙해진 우리를 보게 될까봐... 우리의 한 표가 갖는 역사성이 저희들을 많이 두렵게 하며 한편으로는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저희들 생각에는 “부결/합의안 반대”만이 향후 신자유주의 교원구조조정의 완결판인 교원평가를 완전히 파탄 낼 수 있는 대대적인 대중 투쟁을 가능하게 합니다. 교사 대중이 움직여야 이 투쟁에서 우리는 승리할 수 있습니다. 협의체 참여와 620/624 합의는 교사 대중의 투쟁 의지에 찬물을 붓는 일입니다. 현장 조합원들은 현재 상황에서 내가 할일이 무엇인지 고민 고민하지만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하나뿐입니다. 위원장님 쳐다보기 뿐입니다. 협의체 공방을 관전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조합원을 대상화시키는 투쟁은 전망이 없습니다. “부결”이란 기존의 합의안은 폐기하고 교원평가저지를 위한 대중적인 투쟁을 강력하게 전개하자는 의미입니다.
“부결/합의안 반대”는 민주노조운동의 민주성을 훼손하며 대대의 승인도 받지 않은 사항을 위원장 직권으로 합의해 주는 말도 되지 않은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위원장 동지에게 조합원들이 보내는 경고입니다. 또한 직권조인 승인을 강제하기 위해 <교육희망>마저도 이용하고 있는 집행부 동지들에 대한 조합원 대중의 경고입니다. 전교조의 관료화를 막아내고자 하는 조합원 대중의 충정입니다.
전교조는 위원장의 고뇌에 찬 결단을 지켜보며 위로하고 박수치는 조직이 아니라 조합원 대중의 고뇌와 결의가 하나로 모아져 큰 물결을 만드는 생동하는 조직입니다. 전교조는 무결점 무오류를 지향하기 보다는 오류의 최소화와 즉각적 시정을 위한 집단적 능력이 충분한 조직입니다.
교원평가 저지!! 조직 내 민주주의 강화!!
그 중심 고리가 “부결/협의체 참여 반대”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저희 마음과 달리,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좀 더 냉정하게 본다면 부결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물론 가결되었다 해서 전교조가 망하거나 교원평가가 바로 시작되는 것은 아니지요. 다만 협의체 참여 가결은 전교조가 교육부와 정권 앞에서 일단 열 수 쯤 접고 출발하는 것이지요. 차 떼고 포 떼고 두는 장기판이 되는 것이지요. 아마 이런 상황이 펼쳐지면 작은 성과만이라도 챙겨야 한다는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가지게 됩니다. 구조조정과 연계되지 않는 다는 약속만이라도 받아내면 성과로 여겨지겠지요.
44차 대대에서 선택을 해야만 하는 우리 내부에서는 ‘선거로 선택된 지도부니까 웬만하면 당분간은 믿어 주고 지켜봐 줘야한다’, '과정에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지금 협의체를 박차고 나오면 쫌 거시기 하지 않을까‘ ’아무리 지도부가 문제 많다 하더라도 부결은 심하지 않나‘ ’부결 보다 조직의 분열이 걱정이야‘ 등등 다양한 우려가 존재합니다. 그래서 부결/합의안 반대가 옳지만 선뜻 동의하시기 어려운 동지들도 많이 계실 것입니다.
신영복 교수의 [강의]라는 책 '서경'편에 있는 아래 구절이 동지들께 드리는 저희들의 간곡한 마음입니다.
"불편함이 정신을 깨어 있게 합니다"
많은 대의원 동지들이 사실 불편하실 것입니다.
부결이냐?? 가결이냐?? 머리 속의 생각과 현실의 판단???
부결이 되었을 때의 혼란스러움? 부결된 이후의 두려움?
아무 탈 없이 대대가 잘 진행될 수 있을까?
우리끼리 싸우는 모습은 싫다?
편안함은 익숙함이겠지요.
익숙함은 때론 우리의 판단에 큰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혹시나 ‘부결/합의안 반대’ 투표를 주저하시는 대의원 동지들이 계시다면 동지 여러분!! 우리 스스로 불편해지는, 그리고 조직을 불편하게 만드는 일에 주저하지 맙시다. 지금은 모두가 불편하지만 결국 그 불편함이 전교조를 깨어 있게 만드는 힘이라고 저희는 믿습니다. 동지들의 불편함이 전교조를 건강하게 만들고 교육의 희망을 만드는 소중한 약이라고 생각합니다. .
익숙함에 똥침을 놓는 대의원대회를 기대하며 그 중심에 대의원 동지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