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노련 성명]사회당, 성노동 비난말고 신자유주의 공격하라

성노동(sex working)을 아동착취와 무기밀매에 비유한 사회당은 각성해야

7월 19일자 ‘성매매 합법화 운동을 우려한다’ 제하의 사회당 논평(대변인 이영기)을 반박한다.

[성명서] 전성노련


먼저, 사회당의 논평이 사실에서 많이 벗어나 있음을 지적한다. 사회당은 논평의 전제를 ‘합법화’로 기정사실화 하고 있는데 이는 전성노련의 생각과 큰 차이가 있다. 전성노련의 최근 입장은 지난 7월 3일 대학로에서 열린 세계여성행진의 한국행사인 '빈곤과 폭력에 저항하는 여성행진' 에서 전성노련 부대표 정희주씨가 발표한 연설문에 잘 나타나 있다. 그 중 관련 부분을 인용한다.

“현행 성매매 금지주의 하에서는 대한민국의 성인들은 누구나 예비성범죄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폐단을 없애고 신체의 자유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성노동과 관련하여 성인남녀 모두에게 비범죄주의를 적용해야 합니다. 그럴 때만이 성노동자들의 노동권 또한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전성노련 연설문 중에서)

즉, 전성노련은 ‘비범죄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물론 회원들 중에는 합법적 규제주의를 원하는 사람들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비범죄주의’는 성노동자를 포함한 성인 남녀의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해서는 국가가 공권력으로 개입해선 안되며, 성노동자 간 계급 격차가 벌어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그래서 유럽의 다수 국가들이 채택하고 있는 ‘성매매’를 인정도 부인도 하지않는 ‘비범죄주의’를 모델로 상정한 것이다.

그럼에도 사회당의 이번 논평은 지난 해 9월 25일자 논평 ‘성매매 방지를 위해 국가는 책임을 다하라!’ ('대명동 참사를 비롯하여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무참히 짓밟혀 온 성매매 피해여성들의 희생을 다시 한 번 기억하며 성매매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에 비하면, 최근 성노동자들의 주장과 성산업 통계를 비교적 상세하게 싣는 정성을 보임으로써 과거에 비해 진일보한 자세로 평가된다.

흥미로운 것은 자발적 성노동자 이슈가 빈곤에 기인한 사회구조적 문제라는 사실에는 동의하면서 ‘성매매가 타당한 것은 아니다’ 라고 항변하며, 심지어 ‘아동에 대한 노동착취’ 현상을 거론하면서, 그렇다고 ‘아동의 노동자성 인정과 노동권 확보’를 요구할 수 없지 않냐고 억지 비유를 하는가 하면, ‘GDP의 몇 퍼센트를 차지한다 하더라도 무기 밀무역 따위를 합법화하자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라며 떼를 쓰다시피 한다. 전성노련이 이 부분에 대해 뭐라 했는지 다시 보자.

“따라서 저희 전국성노동자연대(한여연)는 성과 관련한 인신매매(sex trafficking)가 아닌 자발적 성노동(sex working)에 종사하는 노동자로서 반인권 악법인 성매매 특별법 폐지 운동에 앞장설 것입니다. 그리고 저희들의 일자리를 없애려는 이른바 '집창촌 폐쇄법안' 추진에도 강력히 제동을 걸 것입니다.”(전성노련 연설문 중에서)

전성노련은 성과 관련한 인신매매(sex trafficking)에 반대한다고 분명하게 말하고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사회당이 굳이 ‘아동에 대한 노동착취’와 ‘무기 밀무역’까지 걸고 나오는 내막은 무엇인가. 최순영 의원(민노당)의 '장기밀매' 비유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여기에는 사회당 구성원들의 뿌리깊은 도덕주의가 한 몫 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가부장제 사회의 버려야 할 악습을 산업화 시키자는 주장은 이 사회 모든 여성의 성을 ‘상품화’시키자는 주장과 별로 다르지 않은 것” 이라고 단언한 것을 봐도 이들의 생각이 얼마나 단견인지 알 수 있다. ‘악습’의 기준은 사회당이 판단할 전유물인 모양이다.

사회당의 혼란은 계속된다. 성특법의 효과가 크지 않다면서 음성적 성매매 문제점을 지적하고 “빈곤을 해소할 정책적 경제적 지원이 아주 없는 상태에서 타 직업전환이 강요”되고 있다고 쓴소리를 적는가 하면, “성매매는 경제적 수준에서 결정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성 상품화와 가부장제를 거론하며, 성노동자들은 ‘악습’쪽에 서있기 때문에 결국 굶어 죽어도 좋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쯤 되면 자본에 충실한 여성권력계와 자본에 반대한다는 사회당은 '도덕'이라는 이름의 한 배에 사이좋게 같이 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회당은 지난해 영국 리버풀 시의회가 실시한 주민여론조사를 통해 성매매 특별관리구역의 설치에 83%의 찬성을 얻어낸 것이나, 7월 20일 체코 정부가 성매매 허가제 법안을 마련해 의회에 제출한 것을 영원히 남의 나라일로만 볼 것인가. 성노동을 인정하는 절대다수 유럽 각국(스웨덴 제외)의 이런 발상은 성노동을 ‘악습’이라고 반복해서 달달 외우고 다니는 한국의 사회당 류가 지닌 성담론 오류를 훌쩍 뛰어 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래도 사회당은 성노동자들을 ‘악습’의 관련 여성으로 계속 매도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사회당은 세계의 성노동자들이 왜 그 사회의 주변부로 내몰리고 있는지 원인을 잘 알 것이니, 화살의 공격방향은 신자유주의를 향하는 것이 순서일 터이다. 성노동운동의 대의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회당의 맹성을 강력히 촉구한다.


2005. 7. 22

전국성노동자연대 한여연(전성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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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 성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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