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연대 상설연합체 논의와 통일전선정부구성안에 대하여

들어가는 글

최근 '민중진영의 상설연합체' 혹은 '대규모연합전선체' 건설논의가 '민중연대' 조직발전전망이라는 이름으로 민중연대 운영위 등에 제출되고 있다. 그런데 민중연대의 주도세력이 민족주의 계열의 '전국연합'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는 곧 '전국연합'의 계획이라고 해도 결코 과언은 아니다. 한편 연합전선체 논의는 소위 '연립정부구성' 혹은 '통일전선정부' 논의와도 일정하게 교집합을 형성하고 있다. 이하에서는 이들의 주장에 대해서 검토하고자 한다.

○ 전국연합의 대규모연합전선체 건설안

전국연합이 내세우는 대규모연합전선체의 근거는 무엇인가?

우선, '9월방침'과 대대결정이다. 이들은 '자주적 민주정부 수립을 전망목표로 내세우고 이를 실현할 민중의 조직적 무기로 대규모연합전선과 진보정당을 건설하자는 '9월 방침'에 근거하여, 3년간 각 부문과 지역에서 헌신적으로 투쟁했다고 자평하면서, 14기 정기대의원대회의 결정을 강조하고 있다. 그 내용은 2005년 민중연대와 통일연대가 공동협력체계를 구축하여 반미반전투쟁 등 공동투쟁을 활발히 전개하여, 2006년에서 대규모 연합전선체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이는 상설연합체 건설이 수미일관된 전략과 전술속에서 시기와 속도까지 맞추어가면서 진행해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점에서 전략적 부위 즉 계급정당의 부재, 혁명전략의 부재속에서 허덕이는 좌파진영의 현실에 비교한다면 무척 대조적이기까지 하다.

다음, 연합체 건설의 조건이 성숙되었다는 것이다. 이들이 근거로 제시하는 것은 매우 자의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나름대로의 자기근거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이들은 정치적 통일성이 마련되었다고 판단하며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정치적 통일성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①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현시기 대규모연합전선체 건설의 필요성에 운동진영의 대부분이 동의하고 있고 ② 반미자주, 민주주의쟁취, 6.15공동선언 실현과 민족통일실현, 민중생존권쟁취 등 현 단계 민족민주운동의 강령적 요구에 일치하는 운동세력의 폭이 크게 넓어졌으며, ③ 노,농,빈,청,학 등 기층대중운동의 정치적 일치성이 과거와 비할 데 없이 높아졌고 ④ 진보정당운동에 대한 합의와 일치성도 무리없이 달성된 점 등을 고려할 때 대규모연합전선을 내올 수 있는 운동진영의 정치적 통일성은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극히 일부"는 노동자의힘을 비롯한 소위 좌파진영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그런데 이들이 일부 운운할 수 있는 것은 민주노총, 전농, 한총련 등의 주요대중조직의 집행부를 장악하고 있다는 자신감이며, 민중연대를 매개로 각종 연대체에서 **** 거간꾼 삼아 좌지우지해오면서 얻은 자신감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일부를 제외하고는 반미자주, 민주주의쟁취, 6.15공동선언 실현과 민족통일실현이라는 강령적 내용을 받아들이거나 용인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며, 민중생존권쟁취는 실상 액세사리에 불과하다. 진보정당부분도 전국연합계열이 민주노동당의 당권과 지역을 장악하고 있거나, 그럴 수 있다는 자신감에 근거하여, 운동진영이 민주노동당으로 집중할 것이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소위 '민족주의' 진영 내부에서 민주노동당으로 집중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두고 존재했던 입장차이가 일정하게 조율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표현이며, 이는 최근 한총련의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로의 대거 진출과, 지난 3년간 연합계열의 지구당 장악과정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때문에 좌파진영이 '상설연합체' 건설에 반대한다면 문제제기 할 수 있는 지점은 과연 운동진영이 정치적으로 통일되었는가? 그리고 반미자주, 민주주의쟁취, 6.15 공동선언 실현과 민족통일실현을 상설공동체의 강령적인 내용으로 넣는것에 동의 할 수 없다는 일 것이다. 이는 어찌 보면 좌파에게는 매우 당연한 것임에도, 그간 우파진영과 전면적인 논쟁을 전개하지 않은것과 대중조직을 우파가 수권하고, 민중연대에 인적 물적인 역량투입을 하지 않은 결과이도 하다.

한편 연합등이 제기하고 있는 내용 특히, 6.15 공동선언 실현부분은 현재 민중연대의 강령

- 강 령 -
역사발전의 주체인 노동자, 농민, 도시 빈민, 청년·학생과 진보적 지식인·종교인을 비롯한 우리 민중은 백여 년에 걸친 선배열사들의 불굴의 투쟁역사를 계승하고, 87년 민주화대항쟁과 노동자대투쟁 이후 전국적으로 결성된 각계각층 대중조직의 거대한 성과를 토대로 우리 민중의 공동투쟁조직인 전국민중연대를 결성한다.
우리는 전국민중연대의 깃발아래 연대의 원칙과 동지애롤 바탕으로 한 굳건한 단결을 통해 민중의 위대한 힘을 하나로 결집함으로써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을 보장하는 자주적 통일조국, 민주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힘차게 투쟁할 것을 선언하며, 다음과 같은 공동투쟁강령을 제정한다.
1. 우리는 현대제국주의와 국내 지배세력의 신자유주의 세계화 정책을 철폐시키기 위해 투쟁한다.
2. 우리는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등 민중의 생존권을 지키며, 여성의 권리를 실현하고 사회적 약소자의 권리를 존중하여 인간다운 삶과 사회적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투쟁한다.
3. 우리는 반민주적 제도악법을 철폐하고 민중의 민주적 권리들을 확대하는 등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한다.
4. 우리는 외세의 지배와 간섭을 반대하고 민족자주와 평화·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투쟁한다.
5. 우리는 민족민주민중운동진영의 단결과 세계 진보세력들과의 국제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에도 없는 부분이며, 반미자주의 경우에도 초기 강령에서 외세라는 표현에서 더욱 직접적으로 미국을 언급하는 것으로, 그야말로 민족주의진영의 주장을 노골화하고 있다. 물론 반제투쟁의 주타방으로 미국에 반대하는 것이야 일정하게 공유될 수 있으나, 미국을 비롯한 초국적자본의 이해와 한국자본가들의 이해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미국만을 문제삼는 것은 반제투쟁의 계급적 성격을 비껴가는 것이다. 더욱 문제는 미국의 이해에 충실히 복무하는 정권은 다른 측면에서는 6.15 공동선언의 실현의 일주체라는 점에서 반미는 곧 현 정권의 반민중성을 우회하는 것에 불과하다. 결국 이들의 주장은 그 자체로 자가당착에 불과하다.

마지막으로 전국연합은 주객관적인 정세가 대규모연합체 건설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조국통일의 급속한 진전에 대응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그 근거로 '주한미군의 감축 및 철수,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체제구축, 민족통일기구 구성' 등을 들고 있다. 물론 뉴라이트 등 극우세력에 대한 우려의 언급하고 있으나, 민주노총이 세상을 바꾸는 투쟁을 선포하고, 전농이 반미, 통일투쟁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런 대중운동이 민족민주변혁의 주력부대로 진출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이들이 주한미군의 감축 및 철수의 의미를 매우 일면적이고 주관적으로 보고 있으며, 대중이 처한 객관적인 조건에 근거한 대중투쟁 특히 생존권투쟁, 반신자유주의투쟁 보다는 반미조통투쟁으로 대중운동을 무리하게 이끌어가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이러한 주관주의는 대중으로부터 이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이들의 정치적 주장에 대한 견제나 문제제기가 없는 한 이들에 주장에 포섭되는 대중들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더욱 주목할 것은 이른바 진보정당으로 민주노동당과 시민운동진영에 대한 판단이다. 진보정당강화와 대규모연합전선구축이 밀접한 연관하에 있으며, 진보정당이 이끌어가는 대규모 연합전선체 건설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의회투쟁과 대중투쟁을 배합배치해야한다는 표현에서처럼, '수권정당'으로 민주노동당을 사고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시민운동과 관련하여서는 시민운동이 민족민주운동진영과 일정한 거리두기를 하거나, 일부는 미국의 포섭전략하에 있기에, 당장 연합체 건설에 참여하기 힘들것이나, 이들을 '포섭'해야하고, 통일전선사업을 위해 연합전선체 건설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즉, 이들에게 시민운동진영은 타격의 대상이 아니라, 포섭의 대상이요, 통전의 일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연합전선체의 방향은 무엇인가?

우선 민중연대와 통일연대의 결속이다. 이들은 이렇게 주장한다.
" IMF이후 제국주의의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전면화된 조건에서 기층대중조직들이 반미투쟁에 적극 나설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이른바 NL과 PD계열사이의 노선적 갈등을 극복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 형성된 것이 그 첫 번째이며, 6.15공동선언으로 광범위한 단체들이 통일운동에 나설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된 상황이 두 번째이다."
그러나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듯이, 대규모 연합체가 되기 위해서는 기층이 통합되어야 하는데, 상층통합으로 제한될 수 있으며, 민중연대와 통일연대의 소속단위가 다르고, 참여하지 않거나 혹은 두단체에도 참여하지 않은 단위들이 존재한다. 대규모전선체라면 이들 모두 혹은 상당수를 조직해야 하는데 과연 6.15 공동선언 실현 운운하는 방식으로 가능할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만일 이들이 이를 잘알고 있음에도 추진한다면 그것은 앞서 살펴보았듯이 '일부'를 무시하고 가던지, 상당히 수위를 낮추어 합의의 지점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다음 민주노동당을 주체로 세운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것은 주체로 세운다는 것의 의미이다. 이들은 "진보정당이 주체역할을 할 때 각계각층의 연대연합을 적극 매개할 수 있다. 연합전선체가 정치권력획득투쟁을 효과적으로 벌여나갈 수 있다"라고 하여 실제로 주어는 연합전선체이고, 민주노동당은 술어 즉, 전선체를 위한 보조역할을 하는 것으로 사고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한편 민주노동당이 연합전선체 건설을 당론으로 확정짓지 못한 것을 반영하듯이, 10만당원 분회강화 등 민주노동당 자체강화, 지보부와 간부들이 전선체건설에 의지를 갖고 나서게 해야 한다. 또는 민주노동당 지역조직이 지역전선구축에 나서야 한다는 식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는 여전히 전선체 건설은 주체로 나서야 할 민주노동당안에서도 일정한 내적인 설득의 과정을 필요로 함을 보여주고 있다.

경로와 일정과 관련하여서는 3단계로 나누고 있다. 1단계는 대규모연합전선 건설논의를 조직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시기로 민중연대 정책조직책임자연석회의, 수련회를 통해 의견을 조율하는 시기로 이미 진행된 바 있다. 2단계는 하반기 본격적인 건설논의 시기로 민중연대와 통일연대가 발기하여 추진기구를 구성하고, 강령은 '민족자주,민주주의,민족통일,민중생존권쟁취' 정도로 "정파적 색깔을 지우고, 지도부 구성에서 각 정파를 아우르고, 반대와 이탈이 나타나지 않도록"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3단계는 2006년 상반기 준비위원회를 통해 본조직을 출범, 각 조직에서 대규모연합체 조직가입결의를 내오고, 민중연대 통일연대 통합 지역조직 건설하는 시기이다.


○ 민중연대의 입장

전국민중연대는 입장을 가장 잘 드러난 것은 『이론과 실천』8월호에 실린 정대연 정책위원장의 '민중운동진영의 상설연합체'와 진보정당 이라는 제목의 글이다. 기본적으로는 전국연합의 입장과 다를바 없으나, 공식적인 글인 만큼 이하에서는 그 주요 주장을 검토하고자 한다.

정대연은 전국연합의 문서에서 드러난 것처럼, 상설연합체 건설에 민주노동당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함을 상설연합체와 진보정당의 관계문제를 먼저 언급함으로 글을 시작한다. 정대연은 민중이 집권을 하기 위해서는 '사회변혁에 이해를 같이하는 노동자, 농민, 청년학생, 도시빈민 등 각계각층 광범위한 민중이 공동의 정치적 목표 아래 통일전선을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이들의 집권전략이 통일전선정부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주장한다. 집권을 목표로 통일전선을 형성하는 방법은 정당과, 연합전선체 이며, 집권을 위해서는 '합법적 진보정당'을 건설하고 확대 강화해 나가야 하고, 진보정당이 조직적인 힘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당원을 확대 당조직 자체를 확대해야 하며, 동시에 진보정당이 앞장서서 광범위한 대중단체들을 공동의 정치강령 아래 묶어세우는 방식으로 '대규모연합전선체'를 건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민주노동당으로서는 솔깃할만한 지적을 한다. "당조직은 정치적 단일성이 높은 장점이 있는 반면 대다수 민중을 포괄하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대규모 연합전선체는 진보정당의 입장에서 볼 때 강력한 대중적 기반을 축성하는 유력한 방도이다"
나아가 진보정당과 연합체의 관계에 대해 이렇게 주장한다. "진보정당은 '민중진영의 살설연합체'가 제도권에 파견한 정치적 대표체라 할 수 있으며, '민중진영의 상설연합체'는 진보정당의 대중적, 조직적 기반이다. 따라서 진보정당은 제도정치권에서 '민중진영의 상설연합체'의 정치적 요구를 실현하기 위한 정치투쟁을 적극 벌이고, '민중진영의 상설연합체'는 대중투쟁으로 정치적 대표체인 진보정당을 지지 성원하는 상호 보완 협력관계에 있다"

이러한 주장은 무게중심은 상설연합체에 있으며, 정치투쟁, 경제투쟁을 분리하여 역할분담하듯이 민주노동당과 상설연합체가 정치투쟁과 대중투쟁을 나누어 해야하다는 것이다. 이는 북로당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남의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의 지위를 북로당과 대응한 것이 아니라 제도권에 파견한 정치적 대표체로 규정함으로, 그동안 민주노동당에 가입하기를 주저한 대오를 설득하는 동시에, 민주노동당에게는 득표와 의정활동을 위한 확실한 지지세력인 상설연합체 건설에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제안인 것이다. 이렇게 되면 민주노동당은 당내 좌파라고 해도, 자신들의 집권전략에 해가될 것이 없기에 상설연합체 건설에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좌파의 입장에서 보면 왜 민중의 집권전략이 통일전선인지, 왜 민주노동당이 수권정당으로 키워져야 하는지 그리고 상설연합체가 왜 그에 복무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런 문제제기가 현실성을 가지려면 좌파의 집권전략과 구체적인 상과 경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대연은 민중진영이 상설연합체 건설에 나서야 하는 이유를 네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첫째, 운동진영의 분산성과 비효율성이다. 요지는 연대체가 난립하여, 참가단체들의 피로도가 크며, 단결을 위한 연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둘째, 신자유주의세계화 공세에 대한 민중진영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단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통일정세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남과 북, 해외의 상설적 공동통일기구인 6.15 공동위원회가 전민족적인 통일전선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남측의 공동위원회를 민중운동세력이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은 이 역할을 통일연대가 했는데, 6.15 공동위원회가 출범하여, 통일연대가 위상 역할이 애매해지고 있고, 지역의 경우 통일연대 참가단위들이 공동위로 가고 있기에, 통일연대와 민중연대가 통합하는 상설연합체가 공동위에 참여하여 통일연대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 중앙이 기층을 못따라 간다는 것이다. 지역은 시군민중연대로 화장되는데, 중앙은 여전히 '상설공투체'이기에, 시군지역의 간부들이 민중연대 의사결정에 참여하지 못하며, 역으로 중앙의 간부들은 수많은 연대사업에 내몰려 시군까지 파고들지 못하다는 것이다.

위 내용을 살펴보면 이들의 의도가 분명히 드러난다.
첫 번째 근거는 민주노총 내 연대사업을 맡은 우파들이 줄곧 주장해온 내용과 같다. 그러나 연대체는 각각의 고유한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지는 것이다. 물론 한 조직이 수십개의 연대체를 책임지는 것이 그야말로 피곤한 일이 아닐 수 없으나, 그렇다고 연대체를 통폐합 해야 한다는 것은 기계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오히려 각 연대체가 서로 협력하고 소통하는 구조가 특정정파에 의해 패권적으로 운영되는 것 보다 훨씬 낫다. 단결을 위한 연대가 아니라 분열을 위한 연대라는 식의 사고는 얼마나 연대운동을 패권적으로 사고하고 있는가를 드러내는 대목이다.
두 번째는 하나마나한 공자님 말씀이고, 세 번째가 실상 이들의 정치적 의도를 가장 잘드러내고 있다. 딱 까놓고 민중연대를 통일운동단체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좌파들이 계속 태클을 걸어서 노골적으로 6.15 공동위 참여 등이 방해를 받아왔는데, 이젠 통일연대 등과 상설연합체를 만들어서 공동위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결국 이들에겐 신자유주의 반대투쟁 등은 염불에 불과하고 실은 잿밥인 6.15 공동위 참여가 관심사인 것이다.

마지막 부분은 연합을 중심으로 민중연대를 좌지우지하고, 연합이 지역까지 다 관리하기 위해서는 낮은수준의 공투체가 아니라 높은 수준의 연합전선체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상설연합체로 지역 시군까지 포괄하는 틀을 만들어서 그야말로 전국연합이 운동판을 싹슬이 하겠다는 노골적인 의도인 것이다.

그런데 이들의 이러한 상설연합체 건설방안은 통일전선정부수립 혹은 연립정부수립 방안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확인 할 수 있는 문건들이 최근 제출되었다. 6.15 공동선언 실천연대의 성명서와 한호석의 글이 그것인데. 전자는 한나라당까지 포괄하는 연립정부 구성을 제안하고 있다. 후자는 그러한 연립정부는 변태적인 연립정부라며, 통일전선정부 수립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하에서는 이들의 주장을 살펴보고자 한다.


○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의 성명서의 주장

이들은 민주연립정부 필요성에 대해 이렇게 주장한다. "6.15이행을 가속화하여 연합, 연방제의 공통성을 살린 민족의 통일을 가까운 시일 안에 실현하기 위해서는 6.15를 지지하는 모든 정치세력이 대단합 해야 한다. 우리 민족의 자주통일투쟁이 새로운 역사적 단계에 들어서고 있는 현 시점에서 6.15를 지지하는 진보개혁세력이 정부구성에서도 단결해야 남북관계를 새로운 높이에서 전면적으로 발전시키고 조국통일의 역사적 과업을 하루 빨리 실현할 수 있다." 즉, 이들은 6.15 선언 지지를 연합의 준거점으로 삼고 있으며, 6.15 선언을 지지하는 세력과 함께 정권을 수립하겠다는 것이다.

민주연립정부의 목표와 성격에서 그 기본내용을 "첫째 6.15공동선언의 이행과 조국통일의 실현, 둘째 국가보안법 폐지와 민주개혁 완수, 셋째 작전 지휘권 환수 법제화 등 민족자주 지향, 넷째 노동관계법의 제개정과 민생향상, 다섯째 선거제도의 개혁과 지역정치구도의 타파"로 들고 있다. 눈여겨 볼만한 것으로 다섯째의 내용중 "선거구제를 전면적으로 개편하여 지역정치가 발붙일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1 : 1로 하고 중대선거구제를 실시하여 특정정당이 특정지역의 의석을 싹쓸이하는 망국적인 지역대결정치를 제도적으로 청산해야 한다"이다. 이는 최근 노무현의 연정 언급의 내용중 선거구제 개편논의와 매우 유사하다.

연립정부 실현의 구체적인 대상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는 민주노동당을 축으로 열린우리당, 민주당, 한나라당내 개혁지향세력이 민주연립정부의 기본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노동당을 대표로 한 진보세력은 연립정부의 중심축이다. 열린우리당은 민주연립정부의 현실적 주도세력이다. 집권여당이면서 제1당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은 현재 그들의 압도적인 정치역량을 놓고 볼 때 실질적으로 민주연립정부를 주도하게 될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심지어 권력배분 문제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는데 그 내용은 "민주노동당은 최소한 노동, 민생관련 분야에서 자신의 정치적 요구를 관철시켜야 한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최소한 노동부장관과 환경부장관은 민주노동당이 맡아야 하며, 통일부,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 민주노동당의 주요한 진보적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국정분야에서 차관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적절한 안배가 이루어져야 한다"이다.

마지막으로 민주연립정부 구성의 시금석이라면서 국가보안법 철폐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 해 하반기 이미 진보개혁세력을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공조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막판 동요로 진보개혁연대는 결실을 맺지는 못했지만 국회 내에서 진보개혁세력의 공조 가능성은 확인할 수 있었다. 진보개혁세력은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이 과정 속에서 민주연립정부의 가능성을 실천적으로 검토해 보아야 한다. 국가보안법 철폐는 연립정부의 내용적 정당성을 확인하는 시금석이며, 지금은 이에 집중해야 한다."

어찌보면 매우 황당하기까지 한 내용이지만, 민주노동당내의 이들의 영향력과 최근 연정논의에 대한 민노당의 반응의 스펙트럼을 고려하다면 결코 일회적인 해프닝이 아닐 수도 있다. 그리고 자주정부수립이라는 표현이 민주연립정부로 바뀐 정도이지, 실상 민족주의진영은 조국통일을 완수를 지상최대의 과제로 상정하고 있기에, 이러한 구상은 이들에게 결코 무리가 아닐 것이다. 문제는 민주노동당의 향후 행보가 될 것이며, 노동자 민중운동의 체제내적인 포섭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데 있다.

○ 연정수립전략의 파산과 통일전선운동의 전진

한호석의 글은 노무현정권의 연정수립론에 대한 배경에 대한 진단으로 출발한다. 그는 이렇게 주장한다.
"노무현 정권이 연정수립론을 들고 나온 까닭은, 2006년에 실시될 지방자치제선거와 2007년에 실시될 대통령선거를 내다보면서 지금부터 정치권을 자기의 재집권에 유리한 구도로 바꿔놓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초조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정권에 대한 대중적 지지가 회복하기 힘든 상태에서 맴도는 까닭은, 구호만 요란하던 개혁주의정책이 노무현 정권의 대미예속심화와 사회계급적 한계, 그리고 반동적 사회정치세력의 역공세라는 삼각파도에 떠밀려 실종되었고, 실속 없는 말잔치만 벌려놓았던 경제회복정책은 제국주의독점자본의 직접적 수탈이 전면화되는 데다가 국제유가와 국제환율이 요동치는 악재까지 겹치게 되자 거의 파산지경에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정확히 사태를 파악하고 있다. 그런데 대미예속심화의 경우 구체적인 데이터가 없이는 설득되기 어려울 것이고, 연정수립의 경우 그 유리한 구도가 무엇인지 설명이 없다. 노무현의 연정발언은 선거구제 개편을 통해, 호남당에서 탈피하는 것과 한나라당을 끌어들이는 신자유주의 지배연합을 재구축하기 위한 총자본으로서의 국가권력의 재편이라는 측면이 존재하는데 이런 분석이 없는 것이다.

한호석의 주장은 결국 통일전선정부의 수립이다. 이를 설득하기 위해서 정부형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그는 정부형태가 단독정부, 연립정부, 통일전선정부로 나누어진다고 하면서, 김대중 정부를 김종필과의 연립정부로 분석하고 있다. 그는 다시 연립정부를 민주주의연립정부와 개량주의연립정부로 구분하는데, 한국에서는 민주주의연립정부 구성시도가 1945년 8월 이후시기와 1961년 5.16 군부반란이후 추진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80년대 이후의 '민주대연합전략'은 반파쇼화민주화운동이 주도하는 집권전략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반파쇼화운동의 주도세력이 진보적 정치세력이 주도하는냐 아니면 개량적정치세력이 주도하느냐에 따라 정부의 성격이 달라지는데, 전자의 경우 그것은 통일전선정부이고, 후자의 경우는 개량주의연립정부로 변질된다는 것이다.
그에 의하면 80년대 중반에서 90년대 초반까지의 반파쇼민주화운동은 진보적 정치세력과 개량적 정치세력이 제휴하였으나, 파쇼권력기구를 해체하고, 새로운정부를 세우는 길이서 미국의 제국주의 정치공작에 의해 가로막혔다는 것이다. 그는 노태우의 87년 6.29 선언, 90년 3당합당은 진보적 정치세력과 개량적 정치세력의 '민주대연합'을 차단한것은 미국의 정치공작이라는 것이다.
한편 노무현 정권에 대해서는 개량주의단독정부라고 규정하면서, 이들의 개량주의(개혁정책)가 실패하는 것은 그 정책을 반대배격하는 반동적 정치세력의 역공세 때문이고, 그것은 이 정부가 사회계급의 양극화 추세에 밀려 정치적 기반이 약화되고 있는 중산층의 민주주의적 요구에 매달려 오락가락하면서 노동계급의 및 근로대중의 민주주의적 요구를 억눌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한호석이 말하는 통일전선정부는 무엇인가?

"민주주의연립정부나 그것의 변종인 개량주의연립정부를 개량적 정치세력이 주도하고 중산층의 초보적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후진적 정부형태라고 한다면, 통일전선정부는 진보적 정치세력이 주도하고 노동계급 및 근로대중의 진보적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선진적 정부형태라고 할 수 있다."

언듯보면 매우 진보적인 주장인 것 같다. 그런데 통일전선정부가 결국 통일전선운동이라는 이론에 근거한다는 점에서 통전론을 살펴보지 않으면 안된다. 한호석은 통일전선운동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통일전선운동은 민족적 자주성과 진보적 민주주의, 그리고 조국통일을 실현해 가는 사회역사적 발전과정에서 공동의 이해관계를 갖는 노동계급 및 근로대중, 청년학생, 여성, 지식인, 종교인, 문화예술인, 민족자본가, 그리고 군인까지 포괄하는 가장 폭넒은 사회정치적 결집력을 자기의 정치적 기반으로 하는 사회변혁운동이다"
"민주노동당은 다양한 사회정치세력들이 단일한 정치조직형태로 집중집적된 남(한국) 통일전선운동의 주체이며, 장참 남(한국)에 통일전선정부를 세우기 위한 정치적 준비를 갖추는 주체이다"
"특히 분단국가에서 자주적 민주정부를 세우는 과업은 조국통일을 실현하는 과업, 곧 자주적 통일정부를 세우는 과업과 떼어놓을 수 없데 된다. 조국통일위업은 6.15 공동선언의 깃발아래 남, 북 해외의 각당각파 각계각층 사회정치세력이 결집한 민족통일전선운동에 의해서 수행되는데, 그 운동은 남(한국)에 자주적 민주정부가 세워짐으로서 최고발전단계에 이르게 된다"
"진보적 대중정당이 결성되고 통일전선운동이 그 정당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조건에서는 진보적 대중정당의 집권전략에 따라 통일전선정부를 세우는 정치투쟁이 벌어지게 된다. 오늘날 남(한국) 통일전선운동의 집권전략, 곧 통일전선정부 수립전략은 개량주의적 단독정부를 통일전선정부로 교체하는 진보적 대중정당의 집권전략이다"
"그런데도 진보적 정치세력과 개량주의집권세력이 공조합작하여 민주주의연립정부를 세우는 연정수립전략을 주장하는 것은, 진보적 대중정당이 결성되어 개량주의 단독정부를 통일전선 정부로 교체하는 집권전략을 추진하게된 오늘의 정치정세를 무시하면서 통일전선운동사의 발걸음을 20년전으로 돌려놓으려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다소 길지만 위 인용문을 통해서 우리는 중요한 내용들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 이들은 계급연합노선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45년 해방공간에서 김일성이 주창한 대로 "힘있는 자 힘으로, 지식있는자 지식으로, 돈 있는 자 돈으로" 라는 계급연합노선을 현재까지고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에게는 노동자계급의 자기해방, 노동자권력 쟁취가 목표가 아니라 북조선과 남조선이 통일되는 조국통일이 절대절명의 목표이기에, 노동자계급의 협소한(?) 이해가 아니라 민족전체의 이익에 복무하는 정권이 수립되어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진보세력 노동계급 운운하지만 실상은 실체도 없는 민족자본가, 폭력적 국가기구인 군인까지를 포괄하고 있다. 물론 베네주엘라의 차베즈의 경우가 있지만, 군대자체가 억압적 국가기구이고 그 어떤 동요도 없이 폭력기구로 작동하는 정세속에서는 가당치 않은 주장이다.
둘째, 자주적민주정부의 위상이다. 남한에서의 자주적민주정부는 자주적통일정부를 세우기위한 단계이며, 이를 위해 현재의 정부를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이 나서서 통일전선정부로 교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민주노동당의 역할이다. 민주노동당은 통일전선정부를 수립하는 주체라는 것이다. 때문에 민주연립정부가 아니라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집권전략을 짜야한다는 것이다.

이런 집권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진보적인 정치세력들이 결집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며, 이는 통일전선체로 표현하고 있다.
" 올해 안에 통일연대와 민중연대를 통합하고, 그 밖의 진보적 사회정치세력들이 결집하여 큰 덩어리의 통일전선체를 내오면, 남(한국)의 통일전선운동은 기초축성을 마친 단게에 들어서게된다. 기초축성을 마친 통일전선운동은 민주노동당의 집권전략을 안받침하면서 더 힘있게 투쟁하지 시작할 것이다"


○ 소결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상설연합체 건설은 민주노동당의 강화와 함께 통일전선정부를 수립하기 위한 수단임을 알 수 있다. 다시말해 전국연합 등 민족주의자들의 전략은 민주노동당을 통전운동의 주체로 세우고, 광범위한 상설연합체를 건설하여, 이 둘을 작동시키면서 자주적인 민주정부를 수립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정부는 노동자계급의 단독정부가 아니기에 통일전선정부이며, 그 궁극적인 목표는 남북을 통일하는 자주적통일정부 수립인 것이다.
물론 민주노동당을 전선체에서 제도권에 파견한 단위로 보는 견해, 민주노동당이 중심이 되어 집권하는 것을 강조하는 견해, 심지어 열우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 등 우파내에서도 일정한 입장차이가 존재한다. 특히 한호석의 경우 열우당과 공조합작하여 연립정부를 세울 수 있는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집권을 최우선으로 하는 민주노동당의 속성상, 그리고 2012년 수권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에서, 자주적민주정부를 구성하는 방식은 얼마든지 변화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보다 중요하게 상설공투체인 민중연대가 신자유주의반대투쟁을 조직하기보다는 특정정파의 논리대로 전화하는 것은 한국노동자 민중운동 전체에 부정적이며 심대한 영향을 가져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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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언

    특히 80년대후반 민주대연합 집권전략에서 진보적 대중정당을 통한 집권전략으로 바뀐 이유, 6.15공동선언 실현이 민족해방민주주주의 변혁에서 차지하는 의의, 즉 낮은 단계 연방제 실현 --> 전민항쟁을 통한 자주적 민주정부수립--> 높은 단계 연방제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6.15공동선언 실현의 의미, 그리고 연방제 실현이후 진보적 민주주의 실현과 사회주의로 이행에 대해 공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노동자시민

    연방제 실현과 진보적 민주주의, 사회주의라...
    615공동선언이 결국은 북한 경제의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포섭을 의미한다는 점, 미국에 의해 관리된 한반도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신자유주의 세계화 하에서 사회주의적 이행에 대해서 '조언'님은 여전히 북한식 경로를 사고하는 것같은데, 그게 가능할 것같습니까?
    오히려 사회주의적 전망은 새롭게 형성되는 대안세계화 운동에서 찾아야할 것입니다. 공부를 더 해야할 사람은 60년전 혁명전략에 묶여 있는 '조언'과 같은 님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