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적 시각에서 본 매춘부
페미니즘은 매춘과 매춘부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겉보기에 페미니즘이 매춘과 매춘부를 보는 시각이 남성위주의 시각과 달라 보이지만, 사실 기존의 남성위주의 입장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페미니스트 이론가들은 매춘와 매춘여성을 분리해 이분법적인 논리를 펴고 있다는 것이다. 즉, 매춘은 본질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제도이므로 추방되고 폐지되어야 할 대상이라 규정하는 한편, 매매춘 성립의 주체인 매춘부를 옹호하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여성 혐오주의에 기초한 남성 위주의 전통적인 이중 규범의 다른 형태에 불과하다. 성매매 추방 이론은 결국 매춘 여성에 대한 규제를 당연하게 여기도록 하며, 매춘부의 인권을 유린하고 매춘부를 사회의 암적인 존재로 낙인찍는 데 기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페미니즘의 이중성을 알아보기 위해 페미니즘의 여러 가지 관점에서 매춘를 어떻게 보고 있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아보았다.
먼저 도덕적 페미니즘의 관점은 매춘이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잘못되었기 때문에 추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것은 '사회적으로 매춘은 인정하면서 매춘부는 사회적 존재로 인식하기 거부하는' 남성 위주의 도덕주의자들의 견해가 비논리적이듯, '매춘부는 사회적, 경제적 존재로 인식해야 하지만 매춘은 추방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비논리적이다.
두 번째로 권위주의적 계몽주의(온정주의) 페미니즘이다. 이 논리의 핵심은 매춘부가 처해 있는 위험성 때문에 매춘을 반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매춘부들이 위험에 처해있다면 그것을 이유로 매춘에서 여성을 제거하자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위험요소를 제거하자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세 번째로 사회주의 페미니즘이 매춘을 비판하는 것은 그것이 자본주의 체제의 부산물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매춘은 계급 사회의 부산물이며, 사유 재산제와 자본주의 체제가 몰락하면 매춘은 사라진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회주의 페미니스트 비평은 매춘 자체에 대한 비평이 아니라 자본주의에 대한 비평이며, 매춘부는 일반 노동자와 달리 성과 계급에 의해 이중으로 착취당한다는 점도 간과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의 주장과 달리 매춘은 자본주의 체제 이전에도 존재해 왔으며 사회주의 경제 질서를 따르는 국가에서도 사라지지 않았다.
이렇듯 대부분의 페미니스트들은 매춘을 본질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매춘부를 옹호하고 있지만, 매춘이 잘못된 것이라면 매춘부들 역시 잘못된 존재로 각인되기 마련이다.
결국 이것은 페미니스트 학자나 이론가들이 남성 주류 문화나 기득권에서 정해 놓은 개념과 논의들을 답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한욱 교수의 서양사 이야기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