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교수'급진적 여성주의, 종교적 윤리주의'가 성특법 원인
조 일 범 (한국인권뉴스 기자)
성특법은 '급진적 여성주의'가 그 프로모션, '종교적 윤리주의'는 성을 '결혼'이라는 제도 속에 가둔다. '성행위와 금전이 교환되는 모든 행위영역에 형벌을 융단폭격식으로 무차별적으로 투하해서라도 성매매를 박멸시켜야 한다'는 발상은 잘못..
- 성특법은 ‘성매매 박멸정책’인가 ‘과잉입법’인가
성매매 특별법(성특법)은 ‘성매매 박멸정책’인가 아니면 ‘과잉입법’인가. 지난해 12월 월간지 ‘시민과변호사’(서울지방변호사회 발행)는 이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의 지상공론을 게재한 바 있다. 성특법 시행이 2개월 여 지난 당시 ‘성노동자들의 생존권 보장 및 직업인정 요구’, ‘공창제 인정여부’, ‘성매매 금지와 성폭력범죄의 증가문제’, ‘현실 무시한 도덕적 관념 입법’ 등 사회적 반발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성특법 시행 1년이 지난 오늘 당시와 비교하여 우리사회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불행히도 그때 제기되었던 문제점과 논란은 여전하며 오히려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뜻있는 이들이 한결같이 예상했던대로 성노동자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졌고, 음성적 성매매 확산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으며, 또 이를 단속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 또한 불필요하게 가중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이에 저항하는 성노동자들의 조직화는 일각에서 마침내 ‘법외노조’(민주성노동자연대)를 건설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급변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하자면 당시 월간 ‘시민과변호사’에 실린 이상돈 교수(고려대)의 주장을 되새겨보는 것도 유의미한 일이다.
- 급진적 여성주의와 종교적 윤리주의가 성특법 제정 배경
이 교수는 ‘성매매의 범죄화와 인권침해’라는 제하의 발제를 통해 “자유의사에 의한 성매매는 탈규제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특법이 시민사회에서 성매매를 박멸하려는 목표를 좇는 것은 오히려 성매매여성 다수가 박멸정책의 피해자가 될 뿐, 법의 보호우산 아래 들어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법이 “성매매여성의 인권을 보호하려는 이념을 좇고는 있으나 현실은 그들의 인권을 오히려 침해하는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성특법에서는 “급진적 여성주의가 그 프로모션이 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종교적 윤리주의는 성을 사랑, 그것도 결혼이라는 제도 속에 가두려고 한다”고 법의 취지를 문제 삼았다. 이런 사고에서 “성행위와 금전이 교환되는 모든 행위영역에 형벌을 융단폭격식으로 무차별적으로 투하해서라도 성매매를 박멸시켜야 한다”는 발상이 비롯된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여성주의의 이러한 도덕적 기획을 위해 “성매매여성들의 생존권이 위태롭게 된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것”이 되며 “자살을 감행하고 생존권을 외치는 성매매여성들의 시위조차 급진적 여성주의자들에겐 안타깝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사태가 되고, 그들의 목소리는 미안하지만 외면될 수밖에 없다”라고 진단했다.
- "자유의사에 의한 성매매는 탈규제 방향으로 나가야"
그는 합리적인 법정책으로 “폭력적 지배나 금전적 착취가 일어나는 성매매는 엄격하게 금지하고 강력하게 형사처벌해야” 할 것과 “조직화되고 금전화된 성매매는 ‘비사회적’(반사회가 아니다 *편집자)인 현상으로서, 그에 대한 법적 규율은 통제와 처벌 중심에서 관리 중심으로 이동되어야 한다”면서 “조직화된 성매매의 지역 한정, 보건위생관리의 철저, 성매매여성에 대한 의료보험과 국민연금의 혜택 부여 등”을 들었다.
그는 비사회적인 성매매를 ‘합법화’란 용어로 규정했으며, 합법화를 넘어 “성매매여성에게 노조의 결성과 같은 노동권과 직업권의 적극적인 보장까지 할 것인지는 우리사회의 윤리적 완고함을 고려할 때 아직은 앞으로 검토할 과제”라고 내다보고, “비조직적인 성매매에 대한 법적 규율은 탈규제(delegulation)의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으며 그 이유로 “처벌은 성을 금전적으로 조건짓는 거래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삶을 황폐하게 만들고, 관리는 개인의 자율성을 부정할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성노동자들의 "저 외롭고 나약한 절규"에 귀를 기울여라
이 교수는 현행 성특법 하에서는 “성매매여성의 인권침해도 지하에서 더욱 확대될 위험”이 높으며 “조직폭력이 그런 지하시장을 온실삼아 급성장할 수도 있다”고 보고, “성에 관한 법정책은 윤리적 엄숙주의나 도덕적 엘리트주의에 설수록 합리성을 잃어버리기 쉬운 것”이므로 성특법은 ”이런 점을 반성하고, 거듭나야 할 필요“가 있으며 ”그런 거듭남은 성매매여성의 저 외롭고 나약한 절규에 귀를 기울이는데서 시작된다“고 결론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