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와 김진홍 목사 그리고 허병섭, 조화순 ..

한국기독교 사회운동 목사들(김진홍, 허병섭, 조화순) 변천사

한국사회에서 정치권력과 기독교의 함수는 긴밀하다. 어지간한 지자체 의원이나 국회의원 한 자리쯤 차지하려면 인근 대형교회에 얼굴도 선보이고 금일봉인지 헌금인지 하는 것들이 심심찮게 기술적으로 전해져야 하는 게 우리 사회에서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세상 살아가는 요령이 된 지 오래다.

기독교의 힘이란 기실 세상권력의 힘과 동의어에 불과할 때가 많다. 오늘날 부시같은 기독교인이 이슬람을 평정하는 십자군 대장이 된 역설도 비극적인 얘기지만, 1970년대 민주당 대통령후보로 두카키스와 경합한 재시잭슨 직업이 목사였다는 점은 세계 유일의 초강국 미국에서 기독교의 힘을 여실히 보여준다.

80년대 민주화 운동의 중심축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 바 있는 한국의 진보적 교단인 ‘한신’계열과 ‘성공회’계열은 직간접적으로 문민정권들과 결합됐다. 그러나 정권의 부침과 함께 자신들의 정체성을 상실해가는 대가를 치르면서 역으로 보수교단으로부터 공격당하는 처지로 전락당하고 있다. 뉴라이트의 공세도 그 중 하나다.

얼마전 김진홍 목사(뉴라이트 전국연합 대표)가 ‘좌파의 어둠’을 없애기 위해 뉴라이트를 시작한다고 선포했다. 김 목사는 젊은 시절에는 진보였지만 나이 들어가면서 보수로 성숙됐다고 자평했다. 그의 ‘보수’가 어떤 내용이 될지 두고봐야 알겠지만, 그가 “제가 노 대통령을 비판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노 대통령이 정경 유착을 근절하고, 선거를 투명하게 치르고, 성매매금지법 등을 도입한 점은 높이 평가합니다.”라고 말한 것을 보면 양측은 어쨋든 닮은 데는 있는 모양이다.

김 목사는 현재 50개 지부를 앞으로 전국 235개 시군에 조직을 확대 건설하고 내년 6월까지는 100개의 종합대학에 뉴라이트 동아리로 학생 운동을 이들이 주도해, 뉴라이트 이념으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맞수가 될 수 있는 교육 운동을 펼치고, 인권운동을 북한에까지 펼친다고 하는 등 기세가 등등한 상태다. 빈민운동으로 시작했다가 도시교회로 진출 성공한 김목사. 한때는 북한 두레농장을 시도하다 어긋난 김 목사가 정치적으로 어떤 정체성을 보여줄지 지켜볼 일이다.

뉴라이트의 김진홍 목사와는 달리 지금도 여전히 진보를 꿈꾸는 목사들도 있다.

허병섭 목사(녹색대학교 총장)는 민중교회 운동과 노가다운동에서 환경교육운동으로 변신한 경우에 해당한다. 서울 월곡동 달동네에서 민중교회인 동월교회를 세워 교회가 단순히 예배 보는 곳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 스스로 참여하고 깨닫고 자립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고자 애쓰던 그는 후일 홀연히 목사직을 버렸다. 노가다 미장이가 되어 가난한 노동자들과 함께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월곡동 노동자 15명과 함께 최초의 막노동꾼 공동체 '건축일꾼 두레'라는 조직을 만들어 건축현장의 잘못된 구조인 다단계 도급체계 대신 직거래로 자립운동을 펼치던 그는 10여 년 전부터 생명농업 분야에 투신했다. 지금은 우리사회 최초의 대안대학인 녹색대학교를 지난 2003년부타 운영하며 후진들을 양성하고 있다. 그의 사회변혁운동은 이제 환경을 주제로 한 교육운동을 통해 희망을 일구는 방식으로 전환한 셈이다.

묘하게 풀린 경우도 있다. 옆길로 약간 세자면, 허병섭 목사의 민중운동 시절 그의 제자겪이었던 이철용 씨(전 국회의원, 현 장애인문화예술진흥개발원 이사장)는 지난시기 집창촌에서 보낸 불우했던 경험을 살려 ‘어둠의 자식들’ ‘꼬방동네 사람들’등 소설을 써 베스트 작가의 반열에 오른 적도 있었는데, 몇 년 전에는 성(性)적으로 타락한 주인공이 교회에 찾아가 회개하고 자선사업을 벌인다는 ‘10시간’이라는 소설 을 썼었다. 그의 사고는 ‘예수천당 불신지옥’으로 가는가 보다. 이철용 씨의 말이다.

“예전에는 가난을 벗기 위해 매춘이 성행했지만 지금은 스스로 원해서 합니다. 소돔과 고모라가 따로 없을 정도로 난잡해요.” “기독교만이 과거를 용서하는 종교이며, 결국 마지막 귀착점은 종교일 것입니다”

후배들처럼 문민정권을 향하지 않고, 산으로 간 목회자도 있다. 박정희(전 대통령) 당시 여성노동운동의 대모로 불리우던 조화순 목사. 한국 기독교사에서 9번째 여성목사인 그는 도시산업선교회 멤버로 동일방직 노동조합의 핵심운동가들의 스승이 되어 노동운동의 불을 지핀 중요한 인사였다. 지금은 목회도 목사란 용어도 버리고 봉평 태기산에서 혼자 텃밭을 일구며 집필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항상 "지식인들의 태도에 따라서 세상이 변화한다"고 말하며, "지식인들이 반성하고 스스로 내려와서 노동자들과 대등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수처럼 내려올 때까지 내려와서 대등(평등)해지라는 말이다. 얼마 전에는 그에 걸맞게 ‘낮추고 사는 즐거움’이란 책(사진 위)을 냈다. 그가 책에서 한 말이다.

“세상에는 천사만 있는 게 아니라 악한 세력도 있는데 나는 지금까지 선한 사람을 키우고 한데 모을 생각보다는 악을 제거하는 데만 신경을 써왔구나. 사회에 선한 세력이 많으면 악한 세력이 힘을 못 쓰겠구나. 앞으로의 운동은 사회의 구조적인 악을 제거하는 운동보다 선한 세력이 연대하는 방향으로 나가면 되겠구나.”

인간 조화순은 '선한 세력들의 연대'를 목하 고민 중이다.


최 덕 효 (한국인권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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