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전용 집창촌 건설계획이 최근 미국에서 발표되어 화제다.
지난 11월 19일 LA타임즈(latimes.com)지는 “여성들이여 뭘 원하세요?(What do women want?)” 제하의 기사에서 지난시기 할리우드 최고의 성거래 알선 마담으로 알려진 ‘하이디 플라이스’가 미국내 성거래 자유지역으로 공인돼있는 네바다주에 여성 전용 집창촌을 건설할 계획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그녀는 이미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으며, 이용대금은 한 시간에 250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플라이스는 돈세탁, 매춘, 탈세 등 혐의로 21개월간 옥살이를 한 까닭에 전과가 있는 사람에게는 성거래 사업을 허가하지 않는 네바다 주가 승인하지 않을 개연성이 높지만, 플라이스가 동업자의 이름으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을 경우, 네바다주가 이 요청을 합법적으로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사업은 다른 누군가가 제안할 수 있는 신종 사업인 까닭에 주목된다.
플라이스의 이번 사업 제안은 이미 공창제가 진행 중인 네바다 주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사업자체는 지역 여건상 그다지 새로울 것은 없다. 단지 성구매자가 여성이고 성노동자를 남성으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관심이 큰 것뿐이다. 이른바 ‘성구매자하면 남성’이란 등식이 플라이스에 의해 공식적으로 깨지는 계기가 세간의 화두에 오르는 셈이다.
이 사업은 성노동에 대한 입장을 채 정리하지 못한 각 국의 페미니스트들에게는 매우 곤혹스러운 이슈로 다가 갈 것이다. 그러나 플라이스의 제안은 실효성에 관한 한 말 많고 탈 많은 윤리적 관점을 제외한다면 ‘양성평등론’ 논리에 정확하게 부합한다.
TV에서 인기를 얻은 바 있는 옴니버스 영화 ‘섹스 앤 시티’나 ‘위기의 주부들’같이 선진 각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성들의 성(性) 주도권 장악 현상을 보더라도, 만약 여성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남자 친구 사귀기를 꺼려해 그 중 일부가 성구매 쪽으로 선회한다면 플라이스의 사업 의도는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성거래를 반대하는 세계 각국의 페미니스트들은 플라이스의 이런 시도에 대해 입장을 표명할 수도 안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위기에 빠지게 되기 쉽다.
특히 ‘성매매 반대서약’을 전 세계에 강권하고 있는 미 부시 행정부 입장을 추종하는 국내 여성권력자들은 다른 곳도 아닌 바로 미국 내에서 제안된 플라이스의 여성전용 집창촌 이슈만으로도 상당히 곤혹스러운 지경에 빠질 수 있다. 지금 논리대로라면, 여성들이 돈으로 남성/성을 구매한 것도 모두 '폭행'이나 '인신매매'로 불러야 하니 말이다.
곤혹스러운 건 부시도 마찬가지다. 그가 만약 연방정부 차원에서 성거래 자유지역인 네바다 주 정부에 플라이스를 제재하게끔 무리하게 압력을 가하면, 오히려 '연방정부의 전횡'과 ‘이라크 침공과 청교도적 사생활 강요’라는 부시의 이중성이 드러남으로써 그녀는 대중들에게서 반사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다.
그렇다고 미 행정부가 그녀를 영업하게끔 네바다주 정책을 수수방관한다면, 미국 중산층 여성들의 성구매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되고, 상대적으로 부시의 성매매 방지 정책은 대외적으로 명분이 추락하게 되어 있다.
플라이스가 밝힌 이용료도 흥미롭다. 그녀가 말한 시간당 250달러는 한국 내 음성 성매매시장에서 남성 성노동자가 받는 금액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저렴한 것으로 추정된다.
1인당 국민총생산이 거의 한국의 3배에 달하는 미국에서 이 정도 금액으로 사업이 전개된다면, 미국의 여성들은 매우 파격적인 금액으로 성구매가 가능하져 여성전용 성산업의 성공 확률은 높아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물론 이곳에 투입되는 남성 성노동자들은 여성 성노동자들이 그러하듯 빈곤층 출신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기본적으로 여성과 남성의 성욕은 총량에서 보면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그럼에도 그간 남성들만이 성구매를 하는 거의 유일한 비윤리적 존재로 낙인 찍혀온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남녀를 불문하고 '결혼 제도'라는 전통적인 틀 속에서만 성문제를 의존하기에는 삶의 방식이 너무 다양해지고 있다.
플라이스의 사업개획이 무계획적인 선포가 아니었다면, 이미 시장조사 같은 것(그녀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수요예측도 포함된다)이 있었다는 가정이 가능하다. 거액이 투입되어야 할 대규모 성산업에 여성고객에 대한 성구매 관련 사전 수요 조사도 없이 무작정 덤빌 수는 없는 일인 까닭이다.
플라이스가 네바다주에서 시도하려는 현재로서는 다소 이색적인 여성전용 집창촌 성산업은 21세기에 나올 수밖에 없는 자연스런 ‘양성평등’ 제안 중 하나가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여성들이 그곳에 가건 안가건 자유지만 적어도 논리상으로는 그렇다.
최 덕 효 (한국인권뉴스 대표, 논설주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