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한국노총 '양보안'은 노동자에 대한 배신이다!

불가피한 선택이 아닌 비정규 노동자에 대한 배신, ‘양보안’이 아니라 원칙을 갖고 다 같이 싸워야 할 때!



비정규개악법안을 저지하기 위해 비정규노동자, 시민, 학생 등이 참여하고 있는 ‘비정규권리입법 쟁취와 투쟁사업장 승리를 위한 공동투쟁본부’(이하 비정규 공투본)는,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한국노총의 ‘후퇴안’에 대해 분노를 금할 길이 없으며, 강한 배신감까지 느낌을 밝힌다.

민주노총은 오늘 막판 노사교섭 결렬에 따라 정부 개악안 저지와 권리보장입법안 쟁취를 위해 12월1일부터 전국적인 총파업에 나섰다. 시민사회노동단체들과 민주노동당 또한 국회 앞에서 천막치고 밤샘농성에 들어가는 등 전국적인 민중투쟁으로 점차 불타오르고 있는 이 때, 한국노총은 당사자인 비정규노동자의 의견 수렴 없이 기존 노동계 안보다 후퇴한 안을 내놓음으로써 투쟁에 찬물을 끼얹었음은 물론 정부여당의 개악안 통과에 발을 붙여준 꼴이 되고 말았다.


한국노총의 ‘후퇴안’을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간제 사유제한’에 대한 원칙을 포기했다는 점이다. 비정규 840만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지금도 신규 취업자 10명중 7명이 비정규직인 상태에서 상시업무에 비정규직 채용을 금지하지 않는다면 ‘고삐풀린 망아지’마냥 모든 정규직은 차별이 심각한 비정규노동자로 전락할 것이다. 출산, 질병 등에 따른 결원 대체적 사업, 일정한 사업완료에 따라 기간을 정한 경우 등 특별한 경우에만 기간제를 예외로 허용할 수 있도록 ‘기간제 사유제한’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럼에도 한국노총은 정부의 ‘3년’안에서 1년 줄인 ‘2년까지 사유제한 없이 기간제를 고용’할 수 있도록 길을 터놓은 것은, 지난 98년 노동계가 범했던 ‘정리해고, 파견제 도입 합의 사건’에 이은 또 하나의 중차대한 과오라 아니 할 수 없다. 한국노총은 차별시정이 중요하기에 불가피하게 결단을 하였다고는 하지만 비정규 차별이 가장 심각한 고용형태는 기간제 노동이고 기간제 노동을 줄이지 않고서는 차별을 시정할 수 없는 것이기에 차별시정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 또한 기간제 고용의 사유제한 원칙인 것이다.


둘째, 불법파견과 관련하여 이를 해결하기 위한 최소한의 원칙인 ‘고용의제’를 포기하고 ‘고용의무’로 후퇴하였다. 이는 사용자에게 불법파견 노동자를 오히려 해고하고도 단지 3,000만원의 벌금으로 법적 책임을 면하게 하는 면죄부를 주는 것과 마찬가지로서 불법파견대상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으로 수단을 방치한 것이다.


셋째, 사내하청, 건설일용 등 간접고용노동자들은 실질적인 감독, 책임 위치에 있는 원청사용자와 교섭할 권리가 있어야 함에도, 현재는 전혀 법적 책임이 없다. 따라서 ‘원청사용자성 책임 인정’이 이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함에도 이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다.


넷째, 골프장 경기보조원, 학습지교사, 레미콘노동자 등 특수고용 노동자에 대한 노동3권 법제화가 당장 필요한 현안임에도 이를 ‘내년 상반기 추진’으로 유보함으로써 노동사각지대에서 고통 받고 있는 이들에 대한 권리보호를 외면했다.


한국노총안은 올 4월 ‘기간제 사유제한과 불법파견 고용의제’를 주 내용으로 담아 발표한 국가인권위 ‘권고안’보다도 훨씬 후퇴한 안이며, 지난 국민여론조사에서도 ‘일시적인 업무에만 비정규직 사용’(66%), ‘현행 업종제한 유지(36.8%)-파견제 폐지’(28.5%), ‘파견근로자의 교섭권 관련해 사용업체와도 교섭할 수 있어야’(82.2%) 등 국가인권위 ‘권고안’이 높은 지지를 받은 것으로 이미 입증된 바 있다.

비정규공투본도 ‘연내 입법화’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나 기존 노동계안, 민주노동당의 권리보장입법안보다도 후퇴한 이 같은 안으로는 진정 비정규노동자를 보호할 수 없음을 밝히며, △기간제 사용사유 엄격 제한 △파견법 철폐와 불법파견시 고용의제(정규직화) △원청사용자성 인정 △특수고용노동자 노동3권 보장 △동일노동 동일임금 쟁취 등 진정으로 비정규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을 만들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을 밝힌다.


2005.11.30

비정규권리입법 쟁취와 투쟁사업장 승리를 위한 공동투쟁본부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민주노동당 비정규철폐운동본부,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서울실천단, 서울지역 투쟁사업장 대책회의, 서울지역 비정규대책위원회(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사회진보연대, 서울지역 청년단체협의회, 민주노동자연대, 범민련 서울시연합, 남북공동선언 서울실천연대, 서울지역 총학생회연합, 전국학생연대회의), 비정규직노조 지원대책위원회,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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