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제가 틀렸다. 성노동자와 성매매 피해여성을 구분하라
일다는 2월 21일자 기사 “성매매 여성 건강검진 안하고 성병검진만, 보건복지부 등 성매매 묵인에 법적 책임 물어야”(정희원 기자)에서 성매매 피해여성 의료지원 포럼에서의 이경권 변호사 말을 인용, 성매매 “피해여성들의 몸과 정신, 삶의 피해정황”에 대해 “국가적, 법적 책임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좋은 말이다. 그러나 성노동자와 성매매 피해여성을 단순하게 동일시했다면 논리의 전제가 틀렸다. 성노동자는 경제문제 등 자신의 필요에 의해 자발적으로 단기간(보통 2년 이내)동안 성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지만, 성매매 피해여성은 인신매매의 개념으로 제3자에 의해 끌려오고 감금당한 채 성을 강제로 매매당하는 사람을 말하기 때문이다. 굳이 “국가적, 법적 책임에 문제를 제기”하고 싶으면 후자인 인신매매 당한 사람들(극소수지만)에 국한하면 된다.
국가주의에 편향된 논리, 파시스트 악법인 성특법은 따를 의무 없다
일다는 “현행법이 성매매 근절을 위한 ‘금지주의’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상은 이 법을 따라가지 못하거나 오히려 역행하는 행위들을 처벌 대상 범죄자들뿐 아닌 국가기관이나 심지어 ‘법’의 이름으로 자행하고 있다고 일갈했다.”고 적었다.
기존의 국가주의에 편향된 논리다. ‘금지주의’에 기반한 성매매 특별법(성특법)은 남녀 분리주의와 여성우월주의에 혈안이 된 국내 여성계가 주도했고, 일체의 사회공론화 과정도 없이 선거용 표심에 급급한 정치계가 이들의 공세에 굴복한 결과일 뿐이다. 고로 민중들은 민의가 반영되지 않은 파시스트 악법 ‘성특법’을 따를 의무가 없으며, 국가기관 또한 이 점을 고려해 현실에 맞게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
성병검진 문제 삼으면서 예산없는 정부에 건강권까지 챙기라니
일다는 “불법 성매매 범죄의 아이러니한 국가적 차원 인정, 유지, 확대, 구매자 비호가 이루어지고 있다” 면서 “국가에 의해 성매매 반복을 전제로 한 ‘성병검사’가 강제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정작 성매매 피해여성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의료지원책인 의료검진들은 전무한 형편” 이라고 지적했다.
앞뒤가 맞지않는 억지논리다. 여성권력계의 전유물인 성특법으로 부득이하게 성을 찾는 서민들을 범죄자로 몰며 국가가 비호한다고 주장하질 않나, 또 난데없이 성병검사는 강제로 하면서 왜 성매매 피해여성의 건강권은 지키지 않느냐고 꽤나 생각해주는 것 같은 무책임한 발언을 해댄다. 성노동자들이 생의 벼랑에 몰려 마지막으로 성을 팔아 가족과 함께 생존해야 하는 기막힌 현실 앞에서 이들은 언제까지 뜬구름 잡는 얘기만 반복할 것인가. 정부는 성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을 먹여 살릴 예산도, 성노동자들의 건강권 전반을 돌볼 예산도 갖고 있질 않다.
국가는 법을 넘어 질병관리는 우선적으로 시행해야 할 의무 있다
일다는 “전염병예방법 제8조, 제9조, 후천성면역결핍증예방법 제8조제1항, 제2항 및 보건복지부령인 ‘위생분야종사자’ 건강진단규칙 등은 성을 사고파는 행위에 대한 ‘합법화’를 전제로 할 때에야 가능한 각종 건강검진을 강제하고 있다.”면서 이 변호사의 말 “이런 규정들은 건강진단 대상자들이 현행법상 성매매가 허용되지 않는 직업군에 대해 공중을 상대로 한 위생규정과 동일한 원리를 적용하는 것으로서 사실상 국가가 성매매를 묵인, 조장하는 것”을 적었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논리다. 성특법 이후 집창촌 성노동자들이 줄어들면서 동시에 사회전역으로 번지고 있는 집창촌화 현상은 공공연한 사실임을 모르는가. 이와 관련 음성적 성거래 분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에이즈 등 각종 질병관리를 방치하라는 말인가. 국가는 법 저촉 여부를 넘어 국리민복을 위하여 긴급한 질병관리는 우선적으로 시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 성노동자 및 잠재적 성노동자 그리고 ‘공중을 상대로 한 위생’ 관련 종사자들은 국가의 질병관리 대상이 될 수 있으며, 다만 그 시행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없게끔 보완장치를 하면 된다.
이번 일다 기사가 이 변호사의 주장에 기대어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겉으로는 피해여성들의 건강권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성노동자 등에 법률 근거가 없는 ‘성병검진’을 해줌으로써 성매매 ‘금지주의’를 강력하게 집행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성매매를 조장하고 범죄자(성구매자)들을 보호해주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즉 ‘금지주의’를 위해 보건복지부 등이 ‘성병검진’에서 손떼라는 말과 같은 셈이다.
'일다‘는 질병관리 외면하며 무책임한 금지주의만 외치지 말라
질병관리를 외면하며, 선문답 식으로 억지 부리는 ‘일다’ 에게 자료를 통해 충고한다.(성담론 부분은 뒤로 미룬다.)
'2005년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감염인 발견 현황'(질병관리본부)에 의하면, 에이즈 감염자수가 2000년 219명, 2001년 327명, 2002년 398명, 2003년 534명이었으며, 성특법 시행 원년인 2004년은 614명, 시행 2년째인 2005년은 680명으로 전년 동기간 신규 감염자수 대비 11.5% 증가했다. 내국인 누적 감염자수는 3천829명이며 현재 생존자는 3천108명이다. 전문가들이 실제 에이즈 감염자 수를 공식적인 수치의 10배 이상으로 전망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국내 에이즈 환자는 3만 명 수준으로 추산이 가능하다.
에이즈 역학조사 결과는 감염의 98.5%가 성관계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9월 말까지 신규 감염인 506명 가운데 감염 경로가 밝혀진 370명의 99.7%(369명)가 성 접촉이 원인이 되어 에이즈를 얻었다.
실정이 이러함에도 '일다'는 성매매를 묵인 조장한다는 이유를 들어, 당국이 성노동자 등에게 행하는 '성병검진'을 문제삼을 수 있을 것인가?
최 덕 효 (한국인권뉴스 대표)
[한국인권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