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씨 죽음은 성매매금지주의가 불러온 사회적 타살
최 덕 효 (한국인권뉴스 대표)
지난 7일 서울 모 모텔(종로구 낙원동 소재)에서 윤모씨(여. 47세)가 살해당했다. 살인자 조모씨(남. 36세)는 경찰에서 윤씨가 성관계 중에 짜증을 내기에 흉기로 목과 가슴을 마구 찔렀다고 했다. 그는 또 범행 후 윤씨의 지갑(현금 5만원이 들어 있었음)과 휴대폰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윤씨는 음성적인 분야에서 매춘을 하던 중이었다.
성관계 중 짜증 때문에 사람을 죽이고, 태연하게 상대의 돈과 휴대폰을 훔친다는 것은 도저히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조씨의 매춘녀 살인사건은 빙산의 일각일 뿐, 우리들의 상식을 뛰어넘는 크고 작은 사건은 주로 어두운 곳(음성 부문)에서 다반사로 일어난다.
2004년 한국사회는 경악했다. 2003년 9월부터 11개월 동안 유영철이 21명(자신은 5명을 더 살해했다고 주장)을 연쇄적으로 살인한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사고를 당한 희생자들은 노약자들이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이른바 ‘출장 마사지걸’로 음성적인 매춘을 위해 유영철의 집을 방문한 여성들이었다.
유영철은 간질증과 이혼이라는 개인사로 반사회적인 적대감을 갖고 살았다. 따라서 그의 맹목적인 증오심은 가난은 부유한 노인들에게로, 여성에 대한 혐오증은 매춘여성들에게로 향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제2의 유영철 사고를 막기 위해서라도 그의 범행이 사회과학적으로 분석되어야 할 대목이다.
2003년 ‘게리 리언 리지웨이’ 사건으로 미국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그린강의 살인마"로 불리우는 리지웨이(남, 54세, 트럭페인트공)는 1982년부터 2년동안 무려 48명(드러난 것만)의 여성들을 자신의 집과 트럭으로 유인해 목졸라 살해했다. 그는 주검을 인근 그린강에 버렸는데, 희생자들 대다수는 음성적으로 일하던 매춘부들이었으며 일부 가출소녀도 포함됐다.
리지웨이는 왜 살해 대상으로 그녀들을 택했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잡히지 않고 원하는 만큼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매춘부들을 노렸다"며 "창녀들의 경우 실종되어도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다 섹스후 그들에게 돈을 지불하고 싶지 않아 죽였다"고 답했다. 희생자들 다수는 미국의 성매매 금지주의 정책과 당국의 단속으로 인해 숨어서 일하던 길거리 매춘 여성들이었고 리지웨이는 바로 이점을 노렸던 것이다.
이런 사례에서 보듯, 미국과 한국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한 다수 국가에에서는 ‘자발적인 단순한 성거래’(미성년자 제외)에 대해, 판매자와 구매자 혹은 어느 한쪽을 처벌하는 금지주의(penalization)가 결국 극빈자인 매춘여성을 음습한 곳으로 몰아 그녀들의 안전과 건강을 극도의 위험 상태에 빠뜨린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프랑스, 영국, 노르웨이, 덴마크, 브라질, 스페인, 폴란드, 핀란드, 이탈리아, 아일랜드, 호주(퀸스랜드 주) 등에서는 ‘자발적인 성거래’를 법적으로 규제하거나 금지하지 않는 비범죄주의(abolition)를 채택한다. 또 네델란드, 독일, 스위스, 헝가리, 멕시코, 캐나다, 오스트리아, 터어키, 호주(빅토리아주), 미국 네바다주 등과 같이 특정지역에 한해 법적으로 인정(세금징수)하고 의료감시체계를 의무화하는 합법적 규제주의(regulation)를 대안으로 선택한다.
이번 윤모씨의 죽음은 무모한 성매매 금지주의가 낳은 충분히 예견된 또 하나의 사회적 타살이었다. 그리고 향후 당국의 과감한 정책전환이 이뤄지지 않는 한 그녀와 같이 음성적 부문에서 일하는 매춘여성들의 다양한 형태의 비극들이 계속 이어지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성매매여성’을 구출한다며 미 부시행정부의 ‘성매매 금지주의’ 전도사로 전락한 한국의 여성권력계(여성가족부와 관련 여성단체들)가 비운의 윤씨 영전에 과연 추도사를 바칠 수 있을지, 바친다면 어떤 내용이 들어갈지 다함께 지켜보자. 이들이 진정 '성매매여성을 사랑한다면 추도사를 바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테니.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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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한국양성평등연대(평등연대)에서 제공합니다. 평등연대 http://cafe.daum.net/gendersolidarity/ 는 전근대적인 가부장제와 급진적 페미니즘을 극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