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성매매가 범죄라면 골초나 주당(酒黨)도 징벌 대상이죠”

성매매는 시장에서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다양한 거래 중 하나

심 은 경 기자 (한국인권뉴스)


"과연 돈을 받고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범죄로 취급하는 것이 옳은지는 의문스럽다는 겁니다. '몸을 판다'는 것, 이것은 많은 경우 생존의 벼랑에 몰린 나머지 어쩔 수 없이 내리는 심각한 실존적 결단인 동시에 나름의 손익계산에 입각한 경제적 선택인데, 법률적 금지조치로는 이런 선택을 하는 사람을 줄일 수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유시민의 2002년 주장 / 가상인터뷰]
성매매는 시장에서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다양한 거래 중 하나

한 인간의 어제와 오늘을 대비하는 건 유의미하다. 이는 가치철학적인 면에서 그의 일관성이나 이유있는 변모를 만나볼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이며 거의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작은 노무현으로 불리우며 단숨에 권력의 중심부로 진입한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그의 4년 전 모습은 오늘과 비교해서 어땠을까.

2002년에 출판된 그의 책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돌베개)에서 한국인권뉴스가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서민, 성노동자 인권과 관련된 그의 성거래(성매매) 생각 부분을 찾아 봤다. 다음은 이를 유시민 장관과의 가상인터뷰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심은경 기자) 요즘 말이 많은 ‘성매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유시민 장관) 성매매는 시장에서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다양한 거래 가운데 하나죠. 물론, 미성년자 경우나 인신매매, 강요된 매춘은 형법상의 범죄로 규정하는 게 당연하지만, 성인들의 자발적인 성매매는 성인들 사이에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다른 거래행위와 근본적으로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어요.

(심) 의외군요. 좀 더 자세하게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유) 그러죠. 성매매는 다른 누군가의 자유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아요. 만약 남에게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으면서 해당 여성의 건강만을 해치는 행위도 범죄로 다스린다면.. (흠..)

(심) 예를 들면요..
(유) 이 논리라면, 국가는 고기를 지나치게 많이 먹는 뚱뚱한 중년 남자들이나 골다공증과 빈혈 등 각종 질병을 초래할 위험에 대한 의사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다이어트에 매달리는 여성들도 처벌해야 하는 거죠. 심지어는 충치가 있는 어린이한테 막대사탕을 파는 구멍가게 아저씨도 잡아 가두어야 할지 모르고요. 줄담배를 피우는 골초나 하루라도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주당들 역시 징벌의 대상이 되어 마땅하단 말입니다.

(심) 그렇다면 성매매는 범죄가 될 수 없다는 말씀인데..
(유) 법집행상 실효성도 큰 문제죠. 법률적 금지와 처벌을 통해서 성매매를 근절하는 데 성공한 나라는 과거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어요.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매춘은 스파이와 더불어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직업 가운데 하나거든요. 성매매의 역사는 인류문명의 역사만큼이나 유구하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심) 그래도 도덕적으로 나쁜 일이니 강제로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유) 답답한 분들이죠. 시장을 법률로 규제하면 암시장이 생기는 걸 모르시는 모양인데.. 아니 누가 먹고 살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다면 몸을 팔겠어요? 이런 점에서 모든 매춘은 사회적으로 강요된 것이예요.

(심) 개인적인 선택이라기보다 사회적인 문제라는 말씀이군요. 그래도 성매매 특별법은 입법취지는 좋다고 하잖아요.
(유) 그래요. 성매매에 대한 포괄적 금지는 성매매를 막으려는 좋은 취지에 입각한 정책입니다. 문제는 이런 정책은 목표를 이루지도 못하려니와 더 심각한 부작용만 일으킨다는 거지요.

(심) 어떤 부작용 말씀인가요?
(유) 성매매 불법화는 '섹스시장' 전체를 암시장으로 만들어 버리죠. 암시장에서는 '리스크 프리미엄' 때문에 가격이 크게 올라가고요. 아무나 암시장에 상품을 공급할 수는 없기 때문에 공급조직이 생기거든요. 또 불법적인 거래를 하기 때문에 이런 조직은 범죄조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심) 음성적인 성거래의 위험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유) 그렇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매춘여성들은 범죄조직이 만드는 먹이사슬의 맨 밑바닥에 편입됩니다. 나락에 빠진 매춘여성을 도울 수 있는 길은 거의 없어지죠. 결론적으로 말해서 성매매에 대한 포괄적 금지는 매춘 서비스의 가격을 올리고 매춘여성의 지위를 떨어뜨림으로써 암시장 매춘 알선조직과 그 조직원들의 이익을 키워주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합니다.

(심) 종합적으로 정리해주시지요.
(유) 저는 성매매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하자는 겁니다. 이 문제를 뿌리부터 드러내놓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과연 돈을 받고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범죄로 취급하는 것이 옳은지는 의문스럽다는 겁니다. '몸을 판다'는 것, 이것은 많은 경우 생존의 벼랑에 몰린 나머지 어쩔 수 없이 내리는 심각한 실존적 결단인 동시에 나름의 손익계산에 입각한 경제적 선택인데, 법률적 금지조치로는 이런 선택을 하는 사람을 줄일 수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위 내용은 그의 책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한국인권뉴스]

덧붙이는 말

이글은 한국양성평등연대(평 등 연 대)에서 제공합니다. 평 등 연 대 http://cafe.daum.net/gendersolidarity/ 는 전근대적 가부장제와 부르주아적 급진여성주의를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시민네트워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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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 성노동 , 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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