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의 출사표

-성과급 강행에 맞서

나는 물구나무서서 죽겠노라 !!!




옛날 옛적 속리산에 한 도인이 살았다. 그 시절에는 세상이 너무나 혼탁해서 ‘참’사람이라고는 아무리 눈곱을 씻어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캄캄한 대낮처럼 살다가 죽을 때를 맞은 그는 제자를 불렀다.

“얘야, 앉아서 죽은 사람을 본 적 있느냐?” “한번 본 적 있습니다.” “그럼 서서 죽은 사람은 보았느냐?” “본 적은 없지만 그럴 수도 있겠지요.” “그럼 나는 물구나무 서서 죽겠노라! 하나에서 열까지, 나는 세상 사람들과 ‘다른 식’으로 살려고 애써왔거니와 죽는 것도 그들이 하는 꼴대로는 죽을 수 없구나!”

그리하여 그 도인이 꼿꼿이 거꾸로 서서 죽었다는 이야기인데.... 아시는가? 하늘이 갑자기 캄캄해져서 “선생님, 귀신 이야기 해주세요!” 아이들이 졸라대는 날이면 저 복도 끝에서 머리를 바닥에 쿵쿵 찧으며 어김없이 나타나는 ‘콩콩 귀신’! 그 원조가 바로 이 도인이라는 것을. 일본놈들 앞에서 굽실대는 인간들이 너무 싫어서 세수도 꼿꼿이 서서 했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이 지어낸 동화(?)다.

비관(悲觀)을 조금 보태어 요즘 교육현실 돌아가는 꼴을 보면, 단재 선생이 절로 생각나는 ‘캄캄한 대낮’이다. 몰상식이 상식으로 둔갑하고, 원래의 상식이 비상식이 되었다. 이를테면 저 나름으로 ‘민족주의’를 내걸었던 박정희 시대의 상식으로는 코흘리개부터 ‘영어’ 난리굿을 벌이는 요즘의 세태를 도무지 상상할 수 없다. 국가가 나서서 그 따위 짓거리 벌일 바에야 차라리 미국에 51번째 ‘주’로 편입 신청 하는 게 더 낫지 않으냐.

“국제화 시대에는 불가피하다...어쩌구...” 흰소리 늘어놓지 마라. 기껏 영어실력 하나로 우열을 가리겠다는데 미국것 베껴다 옮기는 3등급 기능공이나 기르지, 어찌 학문과 기술을 창조하는 1급 인재가 길러지는가? ‘국제경쟁력’도 거짓부렁이요, ‘교육의 다양성’ 구호도 한갓 사탕발림!

‘돈 몇 푼’ 흔들어서 40만 교원을 ‘말 잘 듣는 강아지’로 길들이겠다는 성과급/교원평가 ‘전격 작전’에 이르러서는 할 말도 잃는다. 돈 몇 푼에 휘둘리는 교원이 어찌 하늘 같은 사람을 길러내겠느냐?

아아, 전교조는 바야흐로 건곤일척의 싸움에 나설 때가 되었다. 이 사회를 벼랑으로 몰고 가는 반민중 정권에 맞서! “싸구려 경쟁교육이냐, 사람을 섬기는 교육이냐?” 제갈공명이 눈물의 출사표를 유선 황제에게 올렸듯이, 우리의 후손들에게 엎드려 출사표를 올려야 한다. “화살로 날아가 돌아오지 않겠소!!”

.....나는 남들이 제 자식을 미국에 보낸다면 내 자식을 아프리카에 보내겠다. 남들이 ‘영어’를 배우려고 안달한다면 나는 잊혀져가는 에스키모 말을 배우겠다. 남들이 돈다발 앞에 절을 한다면 나는 오히려 그 돈다발 위에 침을 뱉겠다. 남들이 ‘성과급 A 등급’을 간구한다면 “내게는 차라리 D 등급을 주시오!” 큰 소리로 외치겠다.

단재 선생이 꿈결에 나타난 아침이면 나는 꼿꼿이 서서 옷에 물을 철철 흘리며 세수하겠다. “오호라, 독립 전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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