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권뉴스 06. 22
임 연구원(공간연구집단)은 “재산권을 보호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옆집들의 의사에 따라 내 집을 부셔야 하는 상황이 나오는 것은 우파의 논리에서도 폭력”이라며 “강제철거/수용 금지법”이 있어야 할 것과 “빈곤층에게 돌아갈 사회주택을 제공하여 노동력의 질적 다양성을 보장해야 하는 것”으로 “사회주택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주거권 워크샵]주거권과 주거공공성 실현을 위한 모색
‘주거권’과 관련한 사회단체들의 연대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어 주목된다. 21일 오후 ‘주거권과 주거공공성 실현을 위한 모색’을 주제로 한 주거권 워크샵 (주거권 기획팀 주최)이 50여명의 활동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강당에서 열렸다. 이번 모임은 인권운동사랑방, 민주노총, 주거권실현을위한국민연합, 전국철거민연합, 공간연구집단 소속 활동가들이 발제와 토론을 맡아 진행됐다.
건설자본과 투기에 저당잡힌 인권, 주거권을 함께 고민하자
이 자리에서 인권운동사랑방 미류 활동가는 발제를 통해 “노동자들이 부채를 지는 이유의 61%가 주택구입, 9.6%가 전세금 마련”일 정도로 “우리”들의 문제였음에도 ‘주거권’이 “‘운동’의 의제로 고민해오지 못했던 것이 우리가 맞닥뜨린 현실”이라면서 “권리로서의 주거보다는 복지와 시혜로서의 주거가 얘기되어왔”으며 “아직까지 주거권은 법률적, 제도적 효력을 갖추지 못하고 규범적 성격에 머물러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현실에서 주택시장을 움직이는 힘”은 주로 “아파트”로 개발이익이 사유화되는 과정에서 주거인권이 건설자본과 투기에 저당잡힌 상태이므로 정치투쟁으로서의 주거권운동을 통해 “새로운 질서를 제시하고 주거권을 의제화하며 연대를 기획하는 것은 반드시 대중을 조직하는 것과 함께 가야 한다”며 “주거권은 실현은 더 이상 정책경쟁에 머물 수 없”으며 “주거권침해 당사자들과 함께 싸우기 위한 계획들을 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토지 주택을 매개로 한 잉여착취에 맞서 체제 변혁운동의 고리로
이어진 토론에서 민주노총 서울본부 배기남 정책기획국장은 “주택문제의 제기는 절실한 노동자의 생존권으로서 기업별 노조체제를 극복하고 지배계급과의 전선을 형성하는 전계급적 운동의 복원 및 체제변혁운동의 고리역할을 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전제한 뒤, “서울의 실질 주택보급률이 100%가 넘는 현재의 상황에서 주택의 소유구조는 2주택이상 소유 12%, 1주택 소유 30%, 무주택자가 58%”에서 보듯 “다주택소유에 의한 전월세 수취구조가 주택문제의 근간”이라고 말했다. 또 “다주택 소유구조 및 개발, 재개발 과정에서의 토정경 유착구조로 인한 고지가 고주택가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어떠한 대안도 제대로 된 해법이 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배 국장은 대안으로 “다주택 소유를 해체하여 1세대 1주택 소유를 실현하고, 그래도 어려운 국민들을 위하여 국가 또는 지방정부가 무상에 가까운 공공임대주택을 보장”할 것과 “지배계급의 물적 기반의 일부를 무너뜨리”기 위해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 모든 시민사회단체를 망라한 “1가구 1주택 실현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같은 것을 조직하여 추동력을 확보하자고 제안했다.
주거권’을 보편적인 사회적 권리로 인식하게 국민들 생각 바꾸자
주거권실현을위한국민연합 유영우 사무총장은 ‘주거권’은 ‘정주권’으로 “주거안정은 인간다운 생활의 가장 기본”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본적인 인권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주택정책 또한 “‘주거권’을 기본이념으로 하는 정책이 전무하였으며 여전히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주거권’에 대한 전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기위한 여론형성에 시민사회단체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주체가 되어야”하며 정부 및 지자체도 “‘주거권’이 보편적인 사회적 권리로 확산시키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수립”에 나서야 하며, "집을 삶의 자리로 보지 않고 재산증식의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는 대다수 국민들의 인식과 도덕적인 해이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유 총장은 ”영구임대, 50년 장기임대, 국민임대, 5년 민간임대 등으로 분류되어 있는 공공임대주택의 법률체계를 정비하여 하나의 제도로 일원화해야“할 것과 이를 위해 ”서구사회의 사회주택 개념의 ‘공공주택법’이 도입되어야“하며, ”지역단위의 ‘주거권’ 운동 거점센터를 설립하고 이를 전국단위로 네트워킹하는 활동“을 주문했다.
강고한 연대와 비타협적 투쟁으로 자본과 정권에 맞서자
전국철거민연합(전철연) 인태순 연사위원은, “(정부는) 법률적으로 명문화시킨 것에 대한 책임조차 다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모든 것을 건설자본이 알아서 하도록 떠넘기고 있는 실정”이며 여기서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국민의 주거생존권을 심각하게 침해”당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노동자가 무자비한 철거위협에 직면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철거민노동자운동으로 전화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인 위원은 철거민노동자들이 건설자본과 싸워야 하는 이유로, 일본의 건설마피아들이 자민당과 정, 관계 최대의 자본줄로 북-일 수교를 배후에서 추진하는 등 일본정계를 쥐락펴락하고 있다는 점과 미국의 경우 미국 최대의 건설사인 벡텔사 특별고문인 슐츠 전 국무장관과 같은 건설자본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부시를 대통령에 당선시킨 다음 이라크를 침공케 해 초토화하고 건설물량을 싹쓸이하는 국외 건설자본들의 '야만성‘을 지적했다.
한국의 경우 또한 건설-주택정책을 건설업자들이 정할 정도로 정치적 힘을 가지고 있는 까닭에 국내 건설자본이 부동산 거품을 만드는 주범이 되었고 그 과정에서 주거권을 잃은 많은 철거민들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인 위원은 영세상공인들의 양산구조에 대해 언급하면서 “7개의 중소도시 재래시장의 빈점포 비율이 24%”일 정도“로 열악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자본가들은 많은 곳에서 주상복합과 같은 재건축 사업을 통해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권력의 비호 아래 영세상인들을 용역깡패를 동원해 강제로 몰아내고 무형의 자산을 수탈해가는 등 싹쓸이 강제철거가 자행되고 있다며 최근 흑석시장 사태 등을 예로 들었다.
인 위원은 주거세입자 등 모든 철거민 노동자들도 결코 가수용단지 및 영구임대주택 쟁취 투쟁에만 머물지 않고 민중에 대한 착취와 억압이 없는 노동해방세상을 향해 자본은 물론 자본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정부에 맞서야 한다며 현 시기 비타협적인 투쟁정신의 필요성을 재삼 강조했다.
주거'권'에서 시작하는 것은 위험, 옆집들 의사로 내집 부셔야 하는 상황은 우파 논리로도 폭력
공간연구집단 임동근 연구원은 “‘주거’를 복지가 아닌 인권의 대상으로 달리보자는, 보아야 한다는 당위를 얘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거‘권’은 유엔과 유럽의 사회헌장에서 밝히는 규범선언 이상의 현실적 의미를 갖지 않으며 ‘아무리 어려워도 적어도 살 공간은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정도의 수준을 넘기 힘들”고 “현실에서의 대립을 이해하고 저항을 모색하는 데에는 부족”하다며 시혜적인 성격을 탈피하지 못한 개념임을 문제 삼았다. 또 “아직, 주거권에 대하여 밝혀진 전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국가는 주거를 사회가 결정한 수준만큼 적당히 보장”하며 “‘적절한 주거’를 위해 ‘적당한 정책’을 편다.”고 국가의 역할과 한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임 연구원은 “한국에서는 건설자본과 산업자본의 융합이 80년대 이후 벌어졌으며, 산업-건설자본의 대립관계를 개별자본안의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치환해버렸다.”면서 따라서 “위기는 계속 연기되었으며, 이미 자본의 내부에서 친산업쪽의 방향타를 잡고 있다.”고 분석하고, “국가는 임대주택확보를 통한 적절한 마지노선”으로 “막차를 탄 건설자본의 이익들을 통해 위험을 약화시키는 로드맵”을 완성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국가는 ‘아파트값 거품빼기운동’을 시민단체가 하는 것과 같은 황당함을 선사”하기도 하며 “이미 빠질 거품을 도와주는 시민단체”등은 “정부입장에서는 이해가 안되거나 너무 요구하는 시민단체”라고 이들과의 관계를 냉소했다.
임 연구원은 “재산권을 보호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옆집들의 의사에 따라 내 집을 부셔야 하는 상황이 나오는 것은 우파의 논리에서도 폭력”이라며 “강제철거/수용 금지법”이 있어야 할 것과 “빈곤층에게 돌아갈 사회주택을 제공하여 노동력의 질적 다양성을 보장해야 하는 것”으로 “사회주택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워크샵을 주최한 주거권 기획팀은 2005년 말 주거권 침해 당사자 집단진정 사업 논의를 시작으로 지난해 2월에는 경찰의 호송과정 중 사망한 노숙인 사망 사건에 대한 대응 과정 등을 통해 문제를 제기해 왔으며, 이번 워크샵은 주거권과 관련된 단체 및 개인들의 고민을 한자리에 모아 주거권운동에 대한 전망과 과제를 토론해보자는 취지에서 준비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