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권뉴스 2006·07·20
성노동자들은 단결 투쟁하십시오. 진보진영과의 강고한 연대로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에서 여러분들의 선배들인 광주의 성노동자들은 계엄군들의 총에 맞아 생명이 위급한 시민군들을 위해 헌혈에 제일 먼저 앞장섰습니다. 당시 이를 지켜본 학생, 시민, 노동자, 지식인들은 한결같이 이들 성노동자들의 순수한 열정을 칭찬했고 문인들에 의해 실록 속에 그려졌습니다. 광주에서의 그 용기와 그리고 2004년 가을에서 겨울까지의 전국적으로 단결되었던 성노동자 운동을 상기해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합시다."
[편지 칼럼] 현장(집창촌) 성노동자 여러분께 드리는 편지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인권뉴스( http://www.k-hnews.com/ ) 대표 최덕효 입니다.
지난 6월 29일 성노동자의 날 1주년을 맞아 느낀 소회가 있어 전국의 성노동자 여러분께 간곡히 몇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 단결만이 살 길입니다.
성매매 특별법이 시행된 2004년 가을부터 겨울까지 전국에서 요원의 불길처럼 일어나기 시작했던 여러분들의 분노를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당시 전국 각지에서 모인 여러분들은 청량리 역전과 여의도 국회 앞에서의 대규모 집회와 단식농성을 통해 성노동자들의 생존권과 노동권 쟁취를 목표로 가열차게 투쟁했잖습니까.
그러나 오늘은 어떻습니까. 성특법과 강력한 단속으로 집창촌에서 근무하는 성노동자들이 많이 줄었습니다마는, 어쨌든 전국 집창촌에 남아 있는 여러분들은 왜 그때처럼 단결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여러 가지 지역적 특성이나 사정이 있다 해도 대의를 위해 무조건 단결하십시오. 일반 노동자들이 단결해 잘못된 정부 정책에 맞서듯 여러분들도 단결로 파쇼악법인 성특법을 돌파하십시오. 단결만이 성노동자 여러분들의 살 길입니다.
- 비타협적 투쟁이 필요합니다.
성노동자 운동 초기였던 2004년 말경, 부산과 인천 지역의 성노동자 조직은 한국여성단체연합과 당시 여성부의 “탈성매매 시범지역” 카드를 받아들임으로써 타협주의를 선택하게 됩니다. 그때 성노동자들에게는 권력자인 그들에게 잘 보이면 이 카드(긴급생계비 37만원 수령 등)와 성노동을 동시에 할 수 있을 거라는 얄팍한 논리가 있었습니다.
여성계는 그들 나름대로 계산이 있었던 까닭에 그런 논리가 나오게끔 작업(?)을 하긴 했지만, 일시적인 전술에 불과했지요. 결국 이 지역들은 관련 여성계에게 접수 당하고 부산의 “해어화”와 같은 성노동자 조직은 일거에 와해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지금 일반 노동자(정규직, 비정규직)들에게는 노동자, 사용자, 정부가 모여 현안을 논의하는 ‘노사정 위원회’라는 모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노사정 위원회’가 공정하게 일을 처리하지 못한다며 비타협적 투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성노동자 여러분들은 이 점을 감안해서, 제도권(헌법재판소, 국가인권위원회 등) 방식은 결코 성노동자 운동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제도권은 이미 여성권력자들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미치고 있는 곳입니다. 오직 국제사회에서 광범위하게 인정(합법주의, 비범죄주의)된 정의로운 비타협적 투쟁만이 여러분들의 권리를 찾는 길입니다.
- 투쟁 대상은 성특법을 주도하고 있는 관련 여성계입니다.
여성가족부 등 관련 여성계는 전국 집창촌을 상대로 2007년까지 폐쇄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성노동자 여러분들을 그곳에서 내보내고 문을 닫겠다는 거지요. 아무런 대안도 없이 말입니다. 그들은 국가란 이름으로 법이란 명분으로 바로 여러분들에게“생사여탈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전쟁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을 억압하는 성특법에 관한 한, 적(?)은 누구일까요.
그들은 2004년 청량리 역전과 국회 앞에서 성노동자 여러분들이 외쳤던 구호 속에 다 들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여성단체”입니다. 다만 그때와 차이점은 성노동자 운동의 여파로 한국의 여성계가 주류와 비주류로 나뉘었다는 점입니다. 주류여성계는 여성권력계이며 성특법을 주도합니다. 비주류여성계는 정치권력과 일정한 거리가 있으며 성특법을 반대하고 폐지(혹은 개정)를 원합니다.
이념적으로는, 성특법을 주도하는 여성계를 일컬어 급진적 여성주의자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성매매 금지주의라는 도덕주의로 무장한 채 여러분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습니다. 물론, 여론과 언론과 국회와 보건복지부 등 정부의 다수 부처는 내심 여러분의 편이 많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따라서 성노동자들은 막강한 권력을 지닌 여성가족부와 60억짜리 빌딩을 신축 계획 중인 한국여성단체연합, 여성인권중앙지원센터 등 성특법을 주도하는 여성계를 집중 타격하는 게 중요합니다.
- 성노동자 운동은 진보진영에서 출발합니다.
한국의 진보세력은 이념적으로는 스펙트럼이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투쟁력이 강합니다. 또 이들은 모르는 부분이 있다면 학습을 통해 진실에 다가갈 줄 아는 양심세력입니다. 따라서 성노동자 운동의 출발점은 우리사회의 빈부양극화 현상과 성노동자 운동의 상관관계를 이해할 줄 아는 진보진영이어야 합니다.
이미 진보진영의 많은 동지들이 성노동자 운동 취지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진보진영에 속한 이들 중에는 운동 초기에는 이해되지 못했던 부분도 있었지만, 일단 학습이 되면 동의에서 연대 행동으로 서슴없이 이어지는 진취적인 경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노동자 여러분들은 "남성들의 성적 필요"에 중점을 두는 가부장제적인 성격의 보수세력들보다는 "양극화 해소"와 "양성평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진보진영에서 연대 세력을 지속적으로 규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오는 8월 27일은 그간 한국사회에서 성노동자 운동에 앞장서 온 민주성노동자연대(민성노련)가 출범 1주년을 맞는 날입니다. 또 이틀 뒤인 29일은 부산에서 국제노동기구(ILO) 아태지역 총회가 열리는 날입니다. 진보진영의 동지들과 함께 성노동자 운동의 도약을 위한 제반 준비에 최선을 다합시다.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에서 여러분들의 선배들인 광주의 성노동자들은 계엄군들의 총에 맞아 생명이 위급한 시민군들을 위해 헌혈에 가장 먼저 앞장섰습니다. 당시 이를 지켜본 학생, 시민, 노동자, 지식인들은 한결같이 이들 성노동자들의 순수한 열정을 칭찬했고 문인들에 의해 실록 속에 그려졌습니다. 광주에서의 그 용기와 그리고 2004년 가을에서 겨울까지의 전국적으로 단결되었던 성노동자 운동을 상기해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합시다.
여러분들의 건투를 빕니다.
2006. 7. 20
한국인권뉴스 대표 최 덕 효 드림.
[한국인권뉴스]
※ 이 자료는 한국양성평등연대(평등연대)가 제공합니다.
평등연대는 전근대적 가부장제와 부르주아적 급진여성주의를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시민네트워크입니다.
http://cafe.daum.net/gendersolidarit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