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이 뒤척이다 [1]

성매매와 성노동 사이에서

한국인권뉴스 2006·07·26

“성매매 근절을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소리 높여 주장했던 여성단체들의 활동이 너무나 중산층 중심이며, 보수적 제도권과 결탁한 계몽적 여성주의라는 평가도 들리기 시작했다.”면서 “성매매를 '노동'이며 당당하게 '직업'이라고 주장하는 그 여성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들어야 하는 것인지에 당황스러웠고, 그러한 고민 앞에서 무력함을 느끼기까지 했었다.”라고 술회했다.


[논평]인권운동사랑방의 [뒤척이다]
"성매매와 성노동 사이에서"(성노동자의 날 1주년을 돌아보며)


안 빈 (편집위원)

인권운동사랑방( http://sarangbang.or.kr/ )은 사회적 약자와 연대하는 인권활동가로 구성된 조직으로 한국사회 진보진영 내 위상이 매우 독보적이다. 이 단체는 제6회 민주언론상 특별상(1996년)에서 제9회 시민인권상(2001년)까지 굵직한 분야에서 무려 11회나 수상할 정도로 인권운동에서의 역량을 인정받았다. 특히 조직을 꾸리고 직접 활동가로 뛰었던 서준식(전 대표)씨와 대추리 관련 연거푸 구속을 당한 박래군 활동가는 인권운동사랑방의 전방위적인 운동성을 잘 보여준다.

그럼에도 인권운동사랑방이 성매매 특별법에서 만큼은 주류여성계의 ‘성매매 금지주의’에 간단하게 동의함으로써 ‘소외된 자들’의 인권에 관심있는 이들로부터 늘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들은 IUSW(영국), 코요테(미국), 홍실(네델란드), 히드라(독일), AMMAR(아르헨티나), 임파워(태국), 코스와스(대만), 두르바위원회(인도) 등과 같이 세계의 많은 성노동자들의 권리운동에 그곳 인권운동가들이 자연스레 결합하는 데 반해 한국의 사회단체는 왜 진부한 도덕논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지 자뭇 애석해했다.

성매매 특별법이 시행된 지 1년 9개월여가 지난 오늘 인권운동사랑방이 발행하는 주간 인권소식 “인권오름”(제12호, 7월12일자)에 조금은 특별한(?) 내용의 글이 실렸다. 연분홍치마 활동가인 ‘꼬무’가 쓴 “성매매와 성노동 사이에서 (성노동자의 날 1주년을 돌아보며)"가 그것이다.

‘연분홍치마’( http://www.pinks.or.kr/ )는 ”다양한 성적 소수자들이 평화롭고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성적 문화환경을 만들어가는 운동을 하“는 단체다. 인권운동사랑방은 이번‘꼬뮤’의 글을 두고 ”이 글은 2005년 기지촌 다큐멘터리 [마마상]을 제작하고, 다양한 성매매 공간의 여성들을 만나면서 함께 경험하고 고민했던 것들을 기반으로 쓰인 것“이라고 부언했다. 인권운동사랑방은 이글을 ‘[뒤척이다]’라는 다소 고민스런 제목으로 다루긴 했지만 이 단체가 지닌 진보진영 내 비중과 영향력을 볼 때 향후 파장은 결코 만만한 게 아니다.

‘꼬무’는 지난 6.29 민주성노동자연대(민성노련) 주최 ‘성노동자의 날’ 1주년 기념행사 참가 소감에서 “성매매특별법이 발효되면서, 이전까지는 성매매 여성들을 사회적으로 일탈행위를 하는 사람으로만 보아오던 대중들은 성매매 여성들을 비교적 '피해자'로, 성매매의 문제를 분명한 착취구조로 인정하였”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이를 거부”한데 주목했다.

또 이로 인해 “성매매 근절을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소리 높여 주장했던 여성단체들의 활동이 너무나 중산층 중심이며, 보수적 제도권과 결탁한 계몽적 여성주의라는 평가도 들리기 시작했다.”면서 “성매매를 '노동'이며 당당하게 '직업'이라고 주장하는 그 여성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들어야 하는 것인지에 당황스러웠고, 그러한 고민 앞에서 무력함을 느끼기까지 했었다.”라고 술회했다.

특히 “업주들의 목소리와 혼재되지 않은, 순수하게 걸러진 성매매 여성들의 목소리만을 요구하는 것은 오히려 대화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며 “이제 우리가 성매매의 공간 안과 밖에서 서로가 소통하고자 할 때, 서로의 관점의 차이가 대립이 아니라 다양성으로 이해될 수 있도록 서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시도를 계속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분홍치마도 여늬 여성단체들처럼 이전까지는 성매매 금지주의에 경도돼온 단체다. 그러나 단체 소속 활동가들이 민성노련을 수시로 방문하여 성노동자들과 다양한 생각들을 진솔하게 나눔으로써 ‘꼬무’와 같은 문건이 나오게 된 것이 아닌가 한다.

이번 ‘꼬무’의 글을 보면서 필자는 되도록이면 많은 사회단체들이 민성노련 등 집창촌 성노동자들과 직접적인 대화의 장 마련에 나섰으면 하는 바램이다. 진실은 책상보다는 현장에 있기 때문이다. 현장체험은 어렵더라도 대화는 충분히 가능하다.

(‘꼬무’의 글 전문은 아래 주소에 있습니다.)
http://sarangbang.or.kr/bbs/view.php?board=hrweekly&id=119

[한국인권뉴스]

▼ 민성노련 홈( http://cafe.daum.net/gksdudus ) 초기화면. 6.29 '성노동자의 날'1주년 행사에서 진보진영 문선대(전철연 몸짓패'해방투사' 민중가수 '박향미' 고려대 몸짓패 '단풍')들이 공연하고 있다.




※ 이 자료는 한국양성평등연대(평등연대)가 제공합니다.
평등연대는 전근대적 가부장제와 부르주아적 급진여성주의를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시민네트워크입니다.
http://cafe.daum.net/gendersolidar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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