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시행 2년 성매매 특별법은 실패했다. 정부는 특정지역을 선포하라!!
2004년 9월 23일, 대한민국의 성노동자들과 성적으로 소외된 이들을 향한 가공할 테러가 소위 정치권력을 지닌 주류여성계(이하 주류여성계)에 의해 성매매 특별법(이하 성특법)이란 이름으로 자행되기 시작했다.
성노동자들은 굶주림으로, 주류여성계는 60억짜리 빌딩으로
그리고 2년이란 세월이 흐른 오늘까지 생활고를 못이긴 몇몇 성노동자들은 자살을 기도했고 그 중 일부는 한 많은 인생에 마침표를 찍었다. 살아남기 위한 성노동자들의 몸부림도 처절했다. 다수는 집창촌을 떠나 위험이 가득한 음성적인 시장으로 진출했고, 그럴 수도 없었던 일부 성노동자들은 집창촌에 남아 가혹한 굶주림에 직면했다.
반면, 주류여성계는 자신들만의 성공신화로 잘 나가고 있다. 4백억원대 예산의 여성부는 7천억원대의 여성가족부로 확장됐으며 전국의 지자체가 이들의 관할에 들어갔다. 이들과 관련단체들은 성매매여성을 구출한답시고 집결지 시범사업이란 미명하에 혈세 수백억원을 마음대로 주물렀다. 또한 주류여성계의 총본산인 한국여성단체연합은 60억짜리 빌딩신축을 준비 중일 정도로 급성장했다.
성특법 시행직후 한국의 성노동자들은 전국적으로 격렬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저항은 오래가지 못했다. 여분의 양식이 없었던 다수 성노동자들은 우선 살아남아야 했기에 권력을 가진 주류여성계와의 싸움을 피해 다양한 음성 시장에서 생존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었으며 또 다른 성노동자들은 숨죽이는 방식으로 권력의 칼날을 피하려 했다. 한편, 우리 민성노련 성노동자들은 조직화와 국제수준의 논리로 이에 분연히 맞섰다.
성특법은 완전 실패작, 변명의 여지없는 “풍선효과”
성특법 시행 2주년을 맞는 주류여성계의 성적표는 참담하다. 그들은 성특법이 남성들에게 성구매가 범죄임을 각인시킨 절반의 성공작이라고 자화자찬하지만, 음성시장을 비롯해 어디에도 남성들의 성구매가 감소했다는 징후는 발견할 수 없으며, 경찰은 오히려 년간 20%씩 증가했다고 발표할 정도로 완전 실패작임이 드러났다. 그들은 거액의 혈세로 이른바 성매매여성 자활사업에 나서고 있는 것처럼 선전(극소수의 진학과 취업 등)하고 있지만, 정작 얻은 것은 주류여성계 자신들의 관료화된 직장이다.
그러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었다. 초기 주류여성계의 정치적 영향력 앞에 복지부동하던 정부 부서와 학계, 언론계는 성특법의 문제점을 마침내 말하기 시작했다. 성특법이 애초 도덕적인 명분과는 달리 아무런 실효성도 없이 실패하고 있다는 사실이 ‘풍선효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종사자들의 미국, 일본, 호주 등 수많은 해외 송출 사례는 물론 경찰청의 국내 현황조사에서도 명백하게 입증됐다. 음성시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올해 단속에서 대부분이 안마, 스포츠마사지, 휴게텔 등 신종 성매매 업소와 인터넷 상에서 적발된 것은 전국이 사창화 되었음을 반증한다. 지난해 경찰이 100일간 집중 단속을 벌였을 때 성매매 사범 1만300명 중 집결지에서는 647명(6.3%)이 적발되었던 것이 올해(6월12일부터 50일간)는 1만4688명 중 381명(2.6%)으로 대폭 감소했다. 전체적으로는 성구매가 증가했지만, 반면에 집창촌은 적발건수가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는 건 성특법이 전방위적으로“집창촌 죽이기(패쇄)”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성특법 문제점 지적하는 학계와 언론계, “회피”하기 급급한 주류여성계
학계와 언론계도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었다. 많은 학자들이 기고문을 통해 성특법의 폐지(혹은 개정)를 요구하고 나섰고 일반 언론들도 논평과 사설을 통해 ‘풍선효과’를 무수히 지적했다. 정부와 주류여성계에 가장 우호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던 한겨레신문조차 성특법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 문건들을 올려 공론화를 유도했다.(사실 한겨레에 올라오는 성특법 비판 기고문- 한상희, 김기원 교수 등-에 대해 어쩌다 올라오는 주류여성계의 반론은 반론이랄 수 없는 수준의 것들이고, 그나마도 “회피”로 지상토론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사회여론이나 전문가들의 논리에 의해 벼랑에 몰려있는 주류여성계이긴 하지만 이 와중에도 그들은 권력에 기대어 성특법을 사수하기 위한 작업에 계속 몰두하고 있다. 지난 9월 6일 여성인권중앙지원센터와 여성가족부가 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개최한 성매매 방지 국제회의가 좋은 사례다.(우리 민성노련은 9월 8일자 성명에서 이 행사를 “혈세만 낭비한 전형적인 '정치쇼'”로 규정한 바 있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주류여성계가 초기 성특법이 스웨덴 모델이라고 주장하던 것과는 달리 요즘은 미국의 부시행정부나 보수 여성계 인사들의 견해에만 주로 기대어 생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학문 부실한 외국인 초청으로 혈세만 낭비한 국제회의
특히, 이 자리에 초청된 미국의 저명한 임상심리학자라는 멜리사 팰리 박사의 말이 흥미롭다. 그는 “성매매 여성의 75%는 홈리스를 경험한 빈곤층”이며, “'성매매'라는 행위를 당사자 여성들은 '돈 받고 당하는 강간', '자발적 노예', '선택이 아닌 선택' 이 세 가지 중 하나로 정의합니다. 그들은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면 사랑을 나누지 못합니다."라고 했다. 또 인류 역사와 함께 시작된 성매매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 "1800년대 미국인들은 노예제는 영원히 존속할 것이라 믿었고, 노예제가 사라지면 미국 경제가 발전할 수 없다고 주장했어요. 하지만 노예제도는 폐지됐고, 그것 없이도 미국은 세계 최강국이 되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멜리사 팰리는 성노동자들의 극도의 빈곤함을 인정하는 것과는 별개로, 성노동을 강간이나 노예와 동의어로 사용했으며, 성노동자들은 결코 이성과 사랑할 수 없는 존재인 것처럼 단정하는 등 감히 무례하고 모욕적인 언어를 남발하고 있다. 그의 표현 속에는 국제사회에서 상식으로 통하는 범죄인 인신매매(trafficking)와 자발적인 성 거래(trade working)에 대한 구분이 없고 오직 부시의 미국식 순결이데올로기로 가득 차 있는 듯 하다. 그는 예전의 미국의 노예제가 오늘날 노동시장에서 어떻게 가혹한 형태로 변형됐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오직 미국이 세계 최강국이라고 자랑한다.
여성인권중앙지원센터와 여성가족부가 아까운 혈세를 들여 사회과학이나 인문학적 지식이 부실한 멜리사 팰리 같은 사람들을 대거 초빙해 성특법의 전도사로 내세우고 있으니, 그간 진보를 앞세우며 민주화운동에 헌신해 왔다는 한국 주류여성계의 오늘날 정체성은 대체 무엇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주류여성계가 역사에서 로마제국의 멸망을 제대로 배웠다면 이런 몰상식한 행사는 차마 기획하지 못했을 것이다.
양대노총은 영국노조 GMB와 같이 성노동자 단체 요구에 응해야
본디 “성노동자(sex workers)”란 선진 각국에서는 일반화된 개념이지만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가입국이라는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이상하게도 먼나라 얘기다. 예컨대 OECD 가입국인 영국에는 국제성노동자연대(IUSW)가 있다. "다른 독립적인 계약자나 피고용인과 동일한 기반 위에서 노동하고 여타의 자영 노동자나 계약 노동자와 동등한 혜택을 받을 권리"등을 설립 목적으로 하는 이 성노동자 단체는 영국에서 세번째로 큰 노동조합인 GMB에 정식 가입돼있다. 이는 우리 민성노련이 양대노총에 가입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유권해석’을 의뢰했지만, 민주노총조차 우리의 요구에 모른 채 응답하지 않은 것과는 큰 대조를 이룬다.
지금 세계에는 히드라(독일), 홍실(네델란드), 코요테(미국), 코스와스(대만), 지텡(홍콩), 두르바위원회(인도), 임파워(태국), AMMAR(아르헨티나) 등 많은 성노동자 단체가 있다. 이들은 진보적인 사회단체들과 연대하며 성노동자들의 권익은 물론 그 사회의 성담론 개혁을 위해 맹렬하게 활동하고 있다. 우리 민성노련도 이들 단체의 경험에서 많은 것을 배우며 우리 실정에 맞게 적용하려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 의미에서 성특법 시행 직후부터 한국사회의 진보진영 일각에서 민성노련을 직간접으로 지원하는 연대 움직임이 일어난 것은 매우 괄목할 만 하다. 지금도 우리는 다양한 사회운동단체들이 “정치적인 이해득실”을 따지기 앞서 기층 민중운동에 동참하기 위한 순수한 마음으로 성노동자 운동에 연대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성노동자와 고객 안전을 보장하는 “특정지역을 선포하라”
민성노련은 그동안 ‘성거래’에 관한 선진 각국의 정책을 우리사회가 공론화하기를 바라는 성명을 거듭 발표해왔다. 즉 특정지역 중심의 ‘합법주의’와 사회전역을 대상으로 한 ‘비범죄주의’가 그것이다. 둘이 서로 완전히 다른 성격의 제도는 아니지만, 우리 민성노련은 이제 성특법 시행 2주년을 맞아 소속 노조원들의 의견을 모아, 향후 성거래 정책의 대안으로 전통적인 의미의 집창촌을 중심으로 한 ‘특정지역 선포’ 를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공식 제안한다.
‘특정지역 선포’는 성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한다. 이 제도 하에서 단순 성거래는 법적으로 보장되므로 성노동자들은 수익에 상응하는 세금을 낼 것이며, 세금의 액수와 프라이버시 보호문제는 당국과의 협상으로 원만하게 해결할 것이다. 대신 의료감시체계가 과학적으로 작동하여 성노동자들과 고객들의 건강이 안전하게 보호되며, 제3의 지역에서 모르는 사람과 1:1 관계에서 발생하는 성노동자들의 위험한 노동조건은 크게 개선될 것이다.
‘특정지역 선포’가 되면 해당지역 내 성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자유롭게 결성될 수 있고, 성산업인 또한 자신들의 이익단체 결성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양자는 단체협약에 의해 특정지역 내에 일반 사회의 직업훈련과 같은 별도의 프로그램을 준비할 수 있다. 성노동자들은 이곳에서 다양한 학습을 통해 후일 본인이 원하는 방식의 자활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특정지역 선포’는 성거래 종사 여성들을 노동자로 인식하게 되고 따라서 노동법적으로, 사회보장법적으로 지원을 받게 되므로 성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 따라서 성노동자들에게 안전하고 자유롭게 일할 권리(그곳을 떠날 권리를 포함하여)가 보장되는 합리적인 시스템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우리 민성노련은 시행 2주년을 맞은 성특법이 이미 실패한 것이 명백하게 입증된 이상 국회와 정부 그리고 주류여성계는 성특법에 더 이상 연연하지 말고 과감하게 폐지(혹은 개정)하는 것이 역사의 순리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국민들을 억압하며 혈세만 낭비하는 성특법 대신 ‘특정지역 선포’와 같은 합리적인 정책을 조속히 채택함으로써 대다수 국민들의 권리 신장에 충실히 부응하기를 기대한다.
2006년 9월 20일
민주성노동자연대 (민성노련)
http://cafe.daum.net/gksdud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