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고양이면 어떻고, 하얀 고양이면 어떠냐
<부제: 사람 위에 사람이 없고, 만든 법 위에 자연법이 있다>
o. 가진 자들의 세상
우리나라 역사를 읽다보니 시대와 정치 경제체제가 변했는데도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가진 자들이 자기만 잘 살려고 별짓을 다 하다 보니 약자들이 범죄를 저지르게 만든 것이다. 권력이나 재산을 많이 가진 자들의 세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선 전기의 농민동요와 저항(한국사의 이해170-172쪽:송찬섭 홍순권 공저 한국방송대학교 출판부)을 살펴보고, 우리의 현실을 간단하게 살펴본 후 원인과 해결방법을 생각해 보자.
o. 조선 전기의 농민동요와 저항
중앙정계는 훈척세력과 사림파가 서로 대립하면서 거듭되는 사화로 사회모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였다.
훈척세력이 농장을 확대하고 수취체제가 문란해지면서 이에 편승해서 지주제는 더욱 확대되어 갔으며, 하층민은 더욱 몰락해 갔다.
사림세력은 토지소유를 제한할 것을 시도하는 등 훈척세력에 맞섰으나 농민들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나서지는 못하였다.
그래서 생업의 근거를 잃고 몰락하게 된 농민들의 동요가 심할 수 밖에 없게 되어 사방으로 흩어져 도적이나 승려가 되기도 하고 유리걸식하기도 하였다.
15세기 후기부터 전국 각지에서 도적떼가 극성을 부리더니 16세기 빈번한 자연재해로 인한 농민의 파산과 수취제의 문란으로 많은 농민들은 농기구대신 무기를 잡고 도적떼에 가담하게 되었다.
도적떼는 보통 몇 명인 경우가 많았지만 수십명 수백명에 이르렀다.
때로는 여러 지역을 돌면서 관청과 토호의 집을 공격하고 농민을 괴롭힌 토호들과 악질관리를 처단하기도 하였다.
공물과 진상의 운반경로를 막고 지배층이 수탈한 물품을 빼앗기도 하였다.
조선13대왕인 명종때 황해도를 중심으로 활약한 대규모 조직적인 도적떼가 임꺽정 부대였다.
임꺽정은 경기도 양주 백정출신으로 신분에 따른 억압과 권세가들의 경제적침탈에 분노하여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을 모아 무장을 했는데, 노비를 비롯하여 상민들도 참여하였다.
이들은 황해도 구월산의 험준한 산간에 본거지를 만들고, 황해도뿐만 아니라 경기도와 강원도 일대에서 활동했는데, 양반과 토호의 집을 공격하여 백성에게서 약탈한 재물을 빼앗고, 서울과 평양을 잇는 주요도로를 장악하여 중앙에 바치는 진상과 공물을 압수하기도 하였다.
지배층의 감시와 탄압에도 불구하고 임꺽정부대가 상당기간 존속할 수 있었던 것은 농민의 호응때문이었다.
지배체제의 문란으로 인한 사회적 모순에 대한 농민들의 말없는 저항이 임꺽정부대에 대한 지지로 나타난 것이었다.
o. 여러 가지 범죄발생원인
그리고 우리는 국민소득 2만달러시대라며 3만달러를 목표를 가겠다고 큰 소리를 치고 있지만 이게 누구를 위한 목표인가
집이 없고, 직장이 없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분류되어 살기가 너무 힘드는 데 자식들 공부는 어떻게 시키는가
생각해 보면 옛날이나 현재도 권력이나 재산을 가진 자들의 세상이 되어 부익부 빈익빈이 되기 때문이다.
‘사흘 굶으면 포도청 담도 넘는다’는 속담이 있는 바와 같이 그래서 여러 가지 범죄가 기승을 부린다.
옛날이나 현재나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원인을 생각해 보면 함께 평화롭고 즐겁게 살 수 없게 만드는 착취라고 하겠다.
옛날은 부패한 봉건제도의 계급차별과 여러 가지 불법부당한 착취가 판쳤고, 현재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라는 법과 제도의 이름으로 약자들이 착취되고 있다.
o. 등소평의 흑묘(黑猫) 백묘(白猫)
그러므로 말로만 공동체사회라고 하지 말고, 좌파니 우파니 이론만 염불하지 말고, 자본주의시장경제도 우리 현실에 맞게 고쳐 Tm면 된다.
자본주의시장경제가 약육강식(弱肉强食)으로 오히려 부익부 빈익빈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중국현대역사의 거인 등소평이 주장한 흑묘(黑猫) 백묘(白猫)가 생각난다.
흑묘 백묘란 잘 살기 위한 것이라면 공산주의이면 어떻고 자본주의 경제면 어떠냐는 뜻이다.
그의 주장으로 중국은 늦게 자본주의 사장경제가 도입되어 빈부차이가 심해졌지만 경제가 활성화된 것이다.
o. 함께 사는 공동체사회를 위하여 가야할 길
그래서 우리가 함께 사는 공동체사회를 위하여 가야할 길을 생각해 보면 법과 제도의 틀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법과 제도를 변경해야 할 수 있는 것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법과 제도의 틀 안에서 할 수 있는 것; (주식회사)유한킴벌리의 지혜
1997년말 IMF경제위기 때 공직사회와 사기업들이 모두 감원바람이 불어 불안에 떨었지만, (주식회사)유한킴벌리는 3교대 8시간 근무하던 것을 4교대 6시간 근무체제로 바꾸어 일하는 시간을 줄여서 종업을 증원하였지만 임금도 전과같이 지급하면서도 성장했으니 이렇게 훌륭한 모범이 어디에 또 있는가
2. 법과 제도를 변경해야 할 수 있는 것
조국 서울대학교 법대교수가 한겨레신문(2007년6월4일)에 기고한 ‘오래된 미래’1948년 노동헌장‘에서 제시한 것을 실천해야 한다.
1948년 헌법제정시에 노동자의 기업경영참여와 노동자의 이익균점권(利益均霑權)이 국회논의과정에서 노동자의 이익균점권만 채택되어 헌법 속에 포함되었지만, 1961년5.16군사쿠데타이후 제3공화국헌법에서 삭제되었다
조문의 내용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에 있어서는 근로자는 법률의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이익의 분배에 균점(均霑)할 권리가 있다”고 되어 있다.
이 권리는 노동자의 임금청구권이나 사원주주가 가지는 이익배당청구권이 아니고, 사기업의 경영자는 월급이외도 회사경영으로 축적한 이익을 근로자에게 분배하는 의무를 지며, 국가는 근로자에게 이러한 이익분배청구권을 보장해 주는 것이라고 한다.
얼핏 보기에 급진적으로 보이지만 노동자의 이익균점권은 좌익운동이 아니라 우익노동운동의 요구에 따라 헌법에 규정되어 있었다고 한다.
o. 사람 위에 사람이 없고, 만든 법 위에 자연법이 있다
또한 완전하고 절대적인 사상이나 법과 제도는 없으므로 동물과 다르게 사람다운 사람의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깊고 넓게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사람이 만든 사상과 법과 제도만 따지며, 그것만이 변할 수 없는 철칙(鐵則)으로 안다.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는 자연법(自然法)의 이치를 몰라서 그렇다.
자연법이란 인간의 본성에 바탕을 두고 시대와 장소에 관계없이 영구불변의 효력을 가지는 것으로 생각되는 보편적인 법률을 말하며, 사람이 만든 실정법(實定法) 위에 위치하고 있다.
실정법이란 사회에서 현실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법을 말하며, 성문법과 관습법 판례법 등이다.
그러므로 사람 위에 사람이 없고, 사람밑에도 사람이 없으며, 사람이 만든 법 위에 자연법이 있다는 것을 언제나 잊지 말았으면 한다.
2007년 6월 6일
김 만 식 (평화통일시민연대 회원
시집 『박통이 최고라네』 산문집『대통령은 아무나 하나』의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