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양성평등연대(평등연대)는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공직 채용 시험 때 군가산점제를 적용하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고조흥 의원 대표 발의)이 통과한 것과 관련하여 우리사회에서 격렬한 논쟁이 일고 있는 현상을 매우 고무적으로 여기며 이를 계기로 보다 광범위한 공청회 등을 통하여 국민 다수의 견해가 민주적으로 채택되기를 바란다.
이번 개정안은 1999년 헌법재판소(헌재)가 '군복무 가산점제'에 대한 위헌 판결을 내린지 8년만에 가산 비중을 대폭 하향 조정해 제출한 것이다. 당시 헌재는 "가산점제도는 헌법상 근거가 없으며 3~5%의 가산점은 시험의 합격여부에 영향을 미쳐 비 제대 군인의 공직선택 기회를 박탈해 평등권과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며 위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개정안은 △필기시험 과목별 득점에 각각 2%의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가산점 부여 가능 △가산점을 받아 합격하는 사람은 선발예정 인원의 20% 이내 △응시 횟수 제한 △군가산점 대상자를 '병역을 마친 사람'으로 공익근무 요원, 병역특례자도 대상에 포함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군가산점 제도가 다시금 대두되자 먼저 한국여성단체연합(여연)은 지난달 23일 "헌법재판소의 위헌 심판 정신을 뒤엎고 여성,장애인을 차별하는 군가산점제 부활을 반대한다!"며 개정안 저지에 나섰다.
여연은 이번 개정안이 "헌법의 '평등권'과 '공무 담임권''직업선택의 자유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여성과 장애인의 고용환경을 크게 악화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반대한다면서 군가산점 제도 대신 "군대 제도 개혁, 민주적 군대 문화 확산, 군대내 학습 시스템 구축, 복리후생 확대, 합리적인 보상책"을 거론했다. 그러나 이는 어느 것 하나 구체적인 대안으로는 실효성이 불투명한 상태여서 논란이 많다.
참고로, 동아일보가 코리아리서치센터(KRC)에 의뢰해 지난 6월 30일 전국의 성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한 바에 따르면, '가산점을 줘야 한다'는 의견에 전체 응답자의 62.4%가 찬성(반대는 32.9%)했다. 특히 여성들 또한 찬성 의견이 52.2%로 반대 의견(41.7%)보다 약 10%포인트 가량 앞선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여기에서 '동아일보'를 문제 삼고 싶은 사람들은 다른 조사결과를 참고해도 좋다.)
우리 평등연대는 이같은 여연의 주장이 민심을 외면한 채 무모한 성매매 특별법을 제정 시행하게 한 것처럼, 여연이 지나치게 '일반 여성'을 과잉 대표함으로써 그들만의 독선이 재현되는 건 아닌지 깊이 우려한다. 아울러 우리는 진보진영에서도 군가산점 제도에 대한 치열한 논쟁으로 합리적인 대안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1999년 헌재가 당시 군가산점 제도의 문제점을 '제대 군인'과 '비 제대 군인'의 형평성에 초점을 맞췄음에도 불구하고 왜 여성계는 여전히 '남성'과 '여성'의 문제로 이해하려 하는지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또한 군가산점 제도는 ‘군’이라는 특수성이 있긴 하지만 결코 좌파와 우파로 단순하게 편가르기가 가능한 제도가 아니라고 본다. 따라서 만약 진보진영이 '군대'에 대한 본질적인 거부반응으로 이 논의를 슬쩍 비켜가려 한다면 얍삽한 '정치적 기회주의'라고 비난받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군가산점 제도'를 두고, 종국적으로 말 많고 탈도 많은 헌재에서 힘겨루기를 하기보다는 '국민투표'로 민의를 구현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2007. 7. 2
한국양성평등연대 (평등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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