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장의 휴식
출정식을 끝내고 오랜만에 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농성장의 휴식시간은 다채롭습니다. 부족한 잠을 보충하는 동지들, 삼삼오오 얘기를 나누는 동지들이 대부분이지만 공기놀이가 유행을 타 둥그렇게 모여앉아 공기를 하는 동지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기타를 치며 민중가요를 부르는 동지들도 있었고요. 거의 쉬지 못하거나 잠깐 밖에서 담배를 태우는 것이 유일한 휴식시간인 상황실 동지들도 있지만요. 오늘은 프로그램 사이에 몸을 움직일 수 있는 몸 풀기 율동을 했습니다. ‘모든 민중의 노래’인 ‘임을 위한 행진곡’에 맞춰 했으니 민중체조라 할까요?
유통노동자를 삐에로로 만드는 유통자본
오늘 점심 메뉴는 삼계탕 도시락이었습니다. (이 얘기를 듣고 농성하는 동지들이 호화롭게 지내고 있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점심 식사 후에는 철폐연대 동지께서 유통산업과 유통노동자들에 대한 강연을 해 주셨습니다.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대형유통자본은 판매, 계산, 미화, 시설 관리, 판촉 등 거의 대부분의 노동자를 비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이른바 ‘가격 경쟁력’을 갖춘 대형유통자본은 엄청난 권력을 가지고 들어서는 곳마다 재래시장, 작은 마트들을 몰락하게 만드는 것이죠.
이런 곳에서 일하는 유통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이라는 굴레부터 시작해 휴식시간도 거의 없이 하루 종일 서서 일하고 있고 시시각각 회사의 감시를 받으며 감정노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24시간 영업이 일반화되면서 일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 있으니 유통노동자는 건강할 수가 없습니다. 지난번 농성장에서 건강에 대한 교육을 하면서 전지에 사람 몸을 그리고 아픈 부분에 스티커를 붙이는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발바닥, 손목, 어깨, 허리의 통증부터 시작해 소화불량, 스트레스, 비염 등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티커가 붙었던 것도 이런 까닭이겠지요. 외주․용역화를 저지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노동자가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싸우는 일도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강연하신 동지는 강연을 마치고 노래도 한 곡 불러주셨습니다. (요즘 동지들은 마이크를 한 번 잡은 동지는 그냥 보내드리지 않습니다.)
우리가 만들어가는 우리의 투쟁
조합원 토론 시간에는 우리 투쟁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조만간 공권력이 농성장을 침탈해 조합원들을 연행해 갈 것인데, 그 이후에 어떻게 투쟁을 계속 이어가야 할지 고민해 보았는데, 대부분 비슷한 결의를 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는지는 보안상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또 많은 분들이 뉴코아 투쟁을 널리 알리기 위해 대시민 선전전, UCC, 1인 퍼포먼스, 박성수 교회 앞에서의 농성 등 많은 제안들을 해 주셨습니다. 어떤 지부에서는 서로의 상황을 몰라 답답하므로 “바깥 대오들의 상황을 동영상으로”, “이제 우리 모두 1층에서! 여성동지들도 사수대 결성!”(지금은 남성 동지들만 1층에서 사수대를 하고 계십니다.) 등의 의견도 나왔습니다.
여성노동자와 가족
저녁 시간에는 영상과 영화를 보았습니다. 홈에버 동지들이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는 영상이었습니다. 신경써주지 못해 딸과 아들에게 미안하다고, 그러나 부당한 일을 당하면 항상 그것에 굴하지 말고 항의하라고 했던 그 말을 지키기 위해 엄마는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하는 이랜드 동지를 보며 눈물을 훔치는 동지도 있었습니다. 농성장에서도 항상 가족 걱정을 하시는 동지들의 모습이, 아니, 그보다 동지들에게 그런 걱정을 안겨주는 사회가 안타깝기도, 씁쓸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 농성장에서 상영했던 ‘얼굴들’에서 보았던 상황이 여기서도 비슷하게 반복되고 있는 것이겠죠.
며칠 동안 경찰이 들어오지 않을까하여 긴장해서 그런지 오늘은 여유있게 하루를 보냈습니다. 걱정거리는 많지만 오늘도, 내일도 힘차게 투쟁!
[조합원 한마디] 동지들에게 보내는 편지
어제부터 농성장 곳곳에 사연 상자를 놓아 저녁시간에 동지들이 넣어주신 사연들을 소개하는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방송된 사연을 소개합니다.
- 사랑하는 나의 동지들! 안에 있는 친구, 언니가 걱정돼서 아침 일찍 경찰을 뚫고 들어오는 내 동지들이 너무 대견스럽단다. 이렇게 똘똘 뭉친 우리를 누가 가로 막겠는가. 동지들을 이곳에 두고 잠깐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겁단다. 서로를 믿고, 흔들림 없이, 강건하게 이 투쟁 승리해서 매장으로 돌아가자. 우리는 꼭 승리할거라는 믿음 하나로 서로 다독거려주고 사랑하자. 우리의 동지들이 너무 자랑스러워
- 어제 저녁부터는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다. 언제 경찰이 들어올지 모른다는 비상 상태~! 아줌마들은 그나마 잠을 청하는데 우리 사랑스런 미스들, 잠을 새벽까지 못 청하고 있었다. 교육을 받고 잘 대처 할 거라곤 하지만 어린 마음에 떨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내 사랑하는 동지(미스)들아 아줌마가 지켜줄게....... 뭉쳐야 산다는 것 잊지 말고 힘내자 파이팅! 사~ 랑~ 해~!!
알립니다
내일(15) 3시에 강남 뉴코아에서 집중 집회가 열립니다. 많은 연대와 지지 부탁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