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점이 열린 민주광장은 멀리서 척 보기에도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북적대고 있는 게 느껴졌습니다. 환한 불빛 아래 왁자지껄 모인 가운데 노래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우리는 지금보다 더 강하게~) 주점에 오신 분을 무작위로 만나 왜 여기에 왔는지, 뉴코아-이랜드 동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 물어보았습니다.
희욱(학생) "뉴코아-홈에버 파업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사업장 이름은 틀리지만 같은 직군 일을 어머니가 하고 계시기도 해요. 저도 지금 졸업반인데, 사실 잠재적 비정규직이라고 볼 수도 있는 거잖아요. 저 역시도 같은 입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자들에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은 연대인 것 같아요. 파업 현장 찾아가는 것 집회 참여하는 것 등이 있을 수 있겠는데, 오늘은 노조에 돈이 떨어져서 힘든 상황이니까 이렇게라도 도우려는 마음에 오게 되었어요. 전공이 미술이다보니 그 쪽으로 기여하고 싶어요. 그 분들께 힘을 드릴 수 있는 그림 같은 걸 나중에 드리고 싶어요. (이 말을 두 번이나 하셨답니다.) 이번 투쟁이, 작게는 노동운동의 역사에서부터 크게는 한국 역사에 큰 전환점이 되는, 그리고 또 노동자가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쟁취하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으면 해요."
형균(학생) "7월 1일부터 비정규직개악법이 실행됐잖아요. 정권, 언론에서는 이게 '보호' 법이라고, 열심히 일하면 정규직 될꺼라 하는데, 사실은 그 정규직이라는 게 직군제 같은 형식으로 이용되고 있잖아요. 이건 이랜드 자본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남한 사회 전체에 신자유주의가 들어오면서 민중, 특히, 여성들은 저임금을 강요받는 한편 대부분이 집안일까지 도맡게 되잖아요.
어제, 아니, 그저껜가? 뉴코아에서 열리는 문화제에 갔었는데, 의료진들이 거기 분들 진료해 드리러 들어갔던 날이었어요. 진료하셨던 분들 말씀이 어떻게 일하면 관절 등이 그렇게 상하냐하시면서 흔히 더 힘들게 여겨지는 대공장 남성 노동자보다 더 심하게 상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강한 강도로 일하는데, 임금은 적게 받는 지금의 상황은 정말 잘못된 것 같아요. 이런 여성 노동자들과 연대해야죠. 주점 오니까 많은 동지들이 연대하고 있고, 그만큼 우리 역시 힘 받으면서 투쟁할 수 있는 희망을 본 것 같아서 기분이 좋네요."
익명 "참가하시는 분들이 다들 진지하고, 열정적이에요. 지금 발언하시는 분(같은 테이블의 어떤 분이 일어나셔서 큰 소리로 투쟁을 외치고 계셨습니다.)도 건설노동자에요. 계속 싸우다가 혼자만 남았다는데, 자기가 고립된 혼자인 줄만 알았는데, 여기오니까 같은 꿈을 가진 분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그래서 가슴이 너무 벅차다고 하시더라고요. 저 역시 그런 감회와 힘을 얻게 되었죠.
현재, 이랜드 사측이나 정부나 추구하는 건 굉장히 명확한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투쟁하시는 노동자들의 주장도 너무 정당함에도 우리의 싸움이 공격적인 투쟁이 아니라 방어적인 투쟁이라는 게, 우리는 항상 수세적이라는 게 좀 아쉬워요. 그렇지만 이겨야만 앞으로 계속 들어올 자본의 공격에 맞서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는데 큰 힘이 될 거라 생각해요. 꼭 이기길 염원하고, 또, 연대합니다. 파업 투쟁 승리!"
현주(학생) "이 투쟁을 보면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보통 노동자들이 파업할 때 비난 여론이 되게 심하잖아요? 근데 이 투쟁은 인터넷 댓글들을 봐도 전국민적 지지를 느낄 수 있어서 신선했어요. 한국사회에서 비정규직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보여주는 것이겠죠. 주점에서도 연대가 확대되고 있다는 걸 많이 확인할 수 있었어요. 이주노동자 분들 오셔서 아까 노래도 하고, 또 문예단위들도, 먼저 직접 전화하셔서 같이 연대하고 공연하고 싶다고 하시고. 또 지금도 투쟁하고 계신 다른 투쟁단위에서까지도 모금해주시고. 참가자들 자체도 엄청 많잖아요. 거의 5~600명은 되는데. 초기엔 연대단위가 그렇게 많지도 않았는데, 점점 더 이슈화 되고,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걸 보니 너무 좋네요. 승리의 가능성을 보았어요.
항상 수동적이고 순응적일 것을 강요받는 여성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투쟁의 선두에서 싸운다는 것 자체가 저는 정말 고무적이라 생각해요. 지금 이 투쟁이, 확실히 비정규직 법안의 문제점을 톡톡히 보여주고 있잖아요. 노무현 정부가 이 법을 통해 비정규직 보호해줄 거라 한 게 완전히 거짓말이란 걸 보여준 거죠. 그렇기 때문에 승리하면, 남한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더 자신감을 얻을 것 같아요. 그만큼 꼭 승리했으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