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노동자들에 대한 여성가족부 등 주류여성계의 과도한 언론플레이가 하루가 멀잖게 자행되고 있다. 특히 탈 성매매 여성의‘사회적 일자리’를 빙자한 이들의 천박한 언론플레이는 사안의 본질을 은폐하고 이들의 정치적 효과만 노린다는 점에서 가히 국민의 눈과 귀를 가로막는 공적(公敵)이 아닐 수 없다.
23일자 경향신문 “[현장에서 만난 여성]멘토로 활약하는 탈성매매 여성들”에는 소위 탈 성매매를 했다는 김숙진씨라는 여성의 기사가 실려 있다. 이 기사는 김씨가 난데없이 성노동자 노조에 대한 공격을 퍼붓는 얘기를 실어 줌으로써 주류여성계의 정치적 이익에 충실히 답한다.
김씨를 취재한 기자는 기사에서 “최근 자신들이 성노동자라며 노조를 결성해 영업을 지속하겠다는 성매매여성들에 대해 숙진씨는 업주들의 탓이라고 말한다. '너희는 성매매 외엔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나가면 더 고생'이라고 끝없이 주입·세뇌하기 때문이란다.”라고 적고 있다.
우리 민주성노동자연대(민성노련)는 김씨가 자의적으로 그런 표현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주류여성계가 성노동자들의 노조를 공격하기 위한 방편으로 김씨의 입을 빌린 것으로 판단된다. 김씨가 이른바 ‘사회적 일자리’라는 이름의 ‘동료상담원(?)’이 되어 주류여성계의 녹(월 70만원)을 먹고 사는 까닭에 그들이 시키는대로 했을 것이다.
상황이 이쯤되면 마치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민들과 대치하는 용역들의 모습이 연상된다. 용역들 뒤에는 부유한 지주들이 건설업자들과 한편이 되어 지역내 빈곤한 철거민들을 쫓아내기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하는데, 여기서 지주와 업자들은 주류여성계로, 용역들은 주류여성계로부터 ‘사회적 일자리’를 시혜 받은 하수인 김씨가 된다. 70만원에 김씨는 인간로봇이 된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이른바 ‘탈 성매매 여성’을 이용한 주류여성계의 이간질을 우려한 바 있다. 그리고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다. ‘탈 성매매 여성’들은 혈세로 다닌 학원강좌 기술로 자활에 진입하지 못했으며 겨우 찾은 일이라고는 주류여성계가 성노동자들의 조직을 와해시키는 일에 동원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비열한 짓이다.
알려진대로 여성가족부는 탈 성매매 여성 40명을 사회적 일자리인 '동료상담원'으로 채용, 8월부터 성매매피해상담소와 지원시설 10개소에 배치하고 있는데 김씨는 그들 중 한 사람이다. 따라서 앞으로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김씨와 같은 ‘배역’을 맡고 나설지 심히 걱정된다.
참고로, 김씨의 이력도 흥미롭다. 김씨는 나이가 39세로 성매매 경력 20년이라고 한다. 가출 후 ‘술집’과 ‘객지’를 떠돌았다거나 성매매방지법이 시행되자 업주(어느 곳인지 구체적인 표현이 없다)에게 쫓겨나 티켓다방을 거쳐 자활센터에 갔다는 것은 다양한 음성적 성매매에 종사했다는 의미다. 또 “한 달에 손에 쥐는 돈은 10만~20만원 정도”였다거나 “성매매란 '직업'은 24시간 종일 근무제”라고 증언했다.
이런 얘기가 사실이라면, 김씨가 혹시 성매매를 강요하는 ‘인신매매’를 전문으로 하는 범죄조직에 들어간 게 아니었는지 의심이 간다. 아무런 실속도 없이 돈도 못 벌고 1년 365일 내내 그냥 고생만 했다는 건 그 외엔 달리 설명이 안 된다.
민성노련은 김씨 같은 사람들이 진정 성매매 피해 여성들에게 상담과 조언, 치유와 재활 지원 등의 도움을 주고자 한다면 이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인신매매’된 피해 여성들에게 다가가길 바란다. 그러나 ‘피해자’가 아니라 정확하게 ‘노동조건’(민주적인 분배, 노동시간과 휴일, 휴가 등)을 갖추고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내일을 준비하는 성노동자들과는 결코 만날 일이 없음을 알아야 한다.
지난 1월 세계적인 인권감시기구인 휴먼라이츠워치는 대한민국 정부에게 자발적인 성노동자들을 비롯해 그곳에 머물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보호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이는 민성노련과 같은 성노동자 운동이 세계적으로 정당성을 인정받은 것이므로 현재 권력을 누리고 있는 주류여성계나 언론계 또한 이같은 국제적 인권 조류에 성실하게 부응해야 할 것임을 다시한번 촉구한다.
2007. 8. 24
민주성노동자연대 (민성노련)
http://cafe.daum.net/gksdud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