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 심상정, 노회찬의 매력은 얼마?
:매력(soft power)과 웰빙정치
채진원
1. 매력
이번 추석 때 고향에 내려가서, 풍성한 유기농 진수성찬을 놓고 가족들과 둘러앉아 18대 대선을 포함하여 민주노동당과 관련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들었다.
권영길 대선후보에 대한 평, 심상정 의원에 대한 평, 노회찬 의원에 대한 평. 민주노동당이 성공하기 위해 변하고 버려야 할 것들...
여러 이야기를 종합해 보고, 들었던 생각은 민주노동당과 후보들을 포함하여 모든 조직과 사람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프트 파워’(soft power)의 개념에 충실할 필요가 있겠다는 것이었다.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은 ‘하드파워’(hard power)로 무장한 부시행정부와 네오콘의 강경하고 일방적인 외교노선의 실패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많은 전문가들은 오늘날 미국의 실패를 ‘하드파워의 남용’과 ‘소프트파워의 부재’에서 찾는다.
소프트는 파워는 1989년 미국의 정치학자 조지프 나이(Joseph Nye)에 의해 만들어진 용어인데, 군사력이나 경제력 등 물리적으로 표현되는 힘인 하드파워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우리말로 번역한다면, 마음을 사로잡아 끄는 힘인 ‘매력’으로 옮길 수 있다. 즉,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魅’자는 ‘도깨비 매’ 자이다. 도깨비처럼 홀리는 힘, 도깨비처럼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끄는 것이 매력이다.
하드파워가 강제력, 금전에 기초하여 상대를 압박해 강요할 수 있는 능력에 비해 소프트파워는 문화를 토대로 자신이 발산하는 매력을 통해 상대방이 자발적으로 이끌리게 함으로서 스스로가 바라는 것을 획득하는 힘을 말한다. 한마디로 자발적 동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힘이다.
소프트파워는 정치영역에서 그동안 간과되어온 감성, 문화, 신뢰, 이념 등 비물질적 범주를 복권시켜 힘(power)의 영역으로 열어놓음으로써 상당한 담론적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21세기 들어서면서 세계는 부국강병을 토대로 한 하드파워, 곧 경성국가의 시대로부터 문화를 토대로 한 소프트파워, 곧 연성국가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하면서, 문화의 세기인 21세기는 소프트파워가 주도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생산을 중심으로 하는 산업사회의 경제구조에서 서비스 및 지적재산이 생산성으로 연결되는 정보화 사회로 변화하면서 세상을 움직이는 가치와 원리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까지 권력 개념이 생산성의 증대, 효율성을 움직이는 남성적 힘을 의미하는 하드 파워였다면 부드러움이 세상을 바꾸는 소프트 파워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소프트 파워는 사람의 마음을 끄는 힘으로 원하는 것을 얻는 능력으로, 개인적 매력, 가치, 문화, 제도 등에 기반을 두는 차용성 파워이며, 이것은 사람의 마음을 진정으로 움직일 수 없는 강제력·유인·위협을 통한 권력과 대치되는 개념이다. 부드러움은 교육·문화·예술·미디어 그리고 지식의 영역에서 나오는 것으로 전문가적 자질에 타인을 수용할 수 있는 덕목에서 드러난다.
2. 웰빙정치
필자가 보기에, 우리정치의 대안은 웰빙정치에서 찾아야 한다고 본다. 왜냐하면, 웰빙정치는 ‘매력’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매력정치를 선도하고 있는 곳은 현재까지 많이 미약하지만 민주노동당 내 녹색그룹과 ‘초록정당을 추진하는 사람들’이라 생각된다.
well-being이란 단어는 대체로 현대인에게 개인 각자가 자유롭게 친환경적이고 친자연적인 환경속에서 무공해 친환경적인 먹거리를 먹으며 풍요롭고 여유롭게 즐기는 삶을 뜻하지만, 원래 고대 아테네인들이 사용했던 웰빙의 의미는 잘 먹고 잘 싸는 수준을 넘어 정치적인 개념이었다. 즉, 고립된 개인들이 아닌 폴리스의 시민들이 폴리스의 여러 문제들에 공동으로 참여하여 토론하고 결정하면서 공적인 정치적 시민으로 살아가는 멋과 여유로움, 정치적 자유를 드러내는 삶을 뜻하는 것이었다.
당시 정치적 시민인 아테네인들은 인간을 3가지 차원으로 구분하였다. 3가지 차원은 순서대로 ‘자연-생물학인 동물’, ‘사회-경제적인 동물’, ‘정치적인 동물’이다. 첫째는 자연의 일부분인 동물과 경계가 미약한 수준의 인간으로, 먹고 싸며 생식하며 생존이 중요하였다. 둘째는 자연-생물학적인 수준에서 한 단계 벗어난 인공의 세계로, 노동과 작업하는 모습으로 드러나며, 여러 사람들이 함께 모여살기 위한 물질적인 사회와 경제가 조직되어야 한다. 셋째는, 정치적인 동물의 세계로, 유한한 생물학적이고, 경제적인 동물을 벗어나, 초월적인 웰빙을 추구하는 삶이다. 여기서는 중요한 것은 인간 각자가 말과 행위를 통해 인간됨을 드러내고, 정치적 공동체를 구성하는 판단과 능력이다.
당시 아테네인들은 ‘정치적인 동물’을 ‘시민’의 자질로, 사회-경제적인 동물은 ‘장인’의 자질로, 자연-생물학적인 동물은 ‘여성’의 자질로 위계지어 하류인생과 상류인생을 구분하였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 고대가 아닌 현대 사회에서는 이 3가지 영역이 편협되지 않게 서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현대 정치는 ‘정치공학’, ‘도구정치’라는 레토릭에서 드러나고 있듯이, 3가지 영역 중에서 첫째, 둘째 영역만을 지나치게 중요시 하여, 셋째인 정치를 ‘경제의 도구’로 또는 정치를 ‘공학’의 수준으로 왜곡시키면서, 정권획득과 당선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공학에 기초한 ‘공작정치’(work politics)를 재생산하고 있다.
‘공작정치’하에서는 웰빙정치는 발현될 수 없다. 웰빙정치는 명령과 동원, 계몽과 훈시라는 군대와 서당에 익숙한 것들에 대신에(이러한 것에 기반하여 초월할 수 있는) 다양한 인간들이, 자유로운 개성들이, 자신의 말과 행위를 통해 자신의 끼와 매력을 발산하고 드러내면서 열리는, 굳건한 믿음과 신뢰에 기초한 소통의 공간과 공동체(자유로운 인간들의 공동체)를 추구한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좋게 하는 웰빙정치는 사람들간에 믿음과 신뢰의 회복, 인간됨의 발현과 드러냄 없이는 불가능하다.
현재 웰빙정치의 발현을 방해하는 것들은, 각자의 인간됨의 발산을 원천 봉쇄하고, 인간의 개별성과 다양성을 어느 하나로 집산하고 단순화 시켜 몰개성화하려는 경제주의, 이익주의, 계급주의, 이념주의, 조직주의, 정파주의 경향들이다.
따라서 녹색과 초록의 의미를, 생물학적이고 경제적인 차원에서 좋은 환경과 먹거리의 문제로만 한정하지 말고, 정치적 차원의 웰빙으로 한 단계 나아갈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민주노동당과 초록정당이 하드파워 대신에 매력으로, 도구적인 공학정치 대신에 웰빙정치로 국민들과 소통하고 믿음과 신뢰를 받았으면 좋겠다.
3. 매력적인 당 만들기 프로젝트
권영길, 심상정, 노회찬의 대국민 매력은 어느 정도일까? 100 만점 중에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그리고 초록정당은 어느 정도를 받을 수 있을까?
매력의 DNA는 많다. 근본은 진선미이다. 매력은 여러 가지이다. 욘사마만 매력이 있는게 아니다. 방송인 김제동 씨도 아주 매력적이다. 늦게 데뷔했지만 매너가 좋고, 친화력이 좋고, 한번만 보면 그를 잊지를 못한다.
또 매력에는 아름다움도 있다. 요즘은 특히 얼짱, 몸짱이라고 해서 성형외과가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것은 일종의 개인 매력을 높이는 것에서 파생된 비즈니스다. 외모 지상주의의 폐해를 줄이는 내적인 아름다음을 키워야 하겠다.
매력이 없는 것을 버리고, 새로운 매력을 창조해야 한다. 매력이 경쟁력이다. 한국사회도 전쟁의 폐허로부터 성장을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는 군사력과 경제력에 기반한 강성대국노선보다는 ‘매력적인 국가’로 변신의 꿈을 가져야 한다. 특히 우리는 외국과 강대국들이 볼 때 매력적인 국가가 돼야 한다. 그래야 그들이 우리나라를 함부로 하지 못하고 파트너로 생각한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선후보도, 여성파워를 자랑한 심상정 의원도, 소통력이 강한 노회찬의원도, 민주노동당 지도부도, 평당원들도, 초록정당을 추진하는 사람도, 모두 매력의 마력을 재발견하고 자신의 매력을 키워야 한다. 매력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매력적인 당이 되기 위한 프로젝트에 우리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