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민주노동당의 좌충우돌과 우경화, 집토끼와 산토끼 둘 다 잃을 것이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민주노동당의 ‘표’ 구걸을 위한 좌충우돌과 우경화된 행보가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
9월 15일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가 당내경선을 통해 확정된 후, 단행한 첫 공식행사는 9월 16일 ‘현충원 참배’였다. 그 곳에서 권영길 후보는 이를 ‘체제에 대한 똘레랑스’라 설명하며 “우리에게 북이 통일의 대상이고 화해의 대상이라면, 관용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라고 밝혔다. 일본 총리들의 야스쿠니 신사참배와 관련해서 비판의 날을 세웠던 민주노동당의 칼날은 권영길의 행보 앞에서는 무뎌졌다.
10월 14일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에서는 권영길 후보가 대선운동의 방향을 밝히는 연설을 하면서, 후보단일화에 동의하며 권영길의 중심이 돼는 ‘가치의 연정’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비정규직 철폐’, ‘한미FTA 반대’, ‘평화통일’ 중에 하나라도 찬성하는 세력과는 협상의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이는 결국 민노당이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기 위해, 범여권의 후보 단일화에 참여하겠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천명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어디 이뿐인가! 권영길 민노당 후보는 중소기업협동 중앙회를 찾아, “친기업 이상으로 기업과 함께 할 것”이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에는 비정규직 보호법과 노사관계 로드맵 통과의 주역으로 전체 노동자 민중을 배신하고, 어용을 넘어 자본의 앞잡이가 되어버린 한국노총에게 사과를 하는 어이없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10월 15일 김선동 민주노동당 사무총장 명의의 공문은 “당시 ‘어용노조’ 발언은 공당의 대표로서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었다.”, “민주노동당은 한국노총과 지속적으로 연대하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러한 일련의 행보들로 인해 도대체 민주노동당의 정체성이 무엇인가!라는 개탄의 목소리들이 당 안팎을 뒤흔들고 있다. 그래서 이젠 11월 11일 ‘민중총궐기’가 어느 샌가, ‘범국민행동의날’로 명칭이 바뀌는 것쯤은 놀랄만한 일도 아니게 되어 버렸다.
민주노동당의 득표에 대한 조바심과 안달은, 그들이 97년 대선에서 노개투 총파업 이후 아래로부터 타오르던 노동자 민중의 정치세력화의 염원을 ‘일어나라 코리아!’라는 몰계급적 언어로 희화화 시켰던 경험이 다시 되살아나는 것 같다. 오히려 지금은 당시와 같은 대중투쟁의 동력도 상실되고, 신자유주의 공세로 인해 운동주체들이 지역, 부문, 현장에서 저항의 진지 구축에 실패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빠르게 우편향 행보를 걷고 있다는 게 다를 뿐이다.
민주노동당은 민주노총, 전농 등 기층대중조직들의 배타적 지지를 통해, 한국사회에서 노동자 민중운동의 정치적 대표체 역할을 해왔다. 또한 한국사회 노동자민중 운동의 정치적 성장에 일정한 수준의 기여를 해왔다. 그러나 최근의 우려스럽기 만한 행보는 노동자 민중의 정치적 이탈을 가속화할 뿐, 어떠한 기여도 하지 못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당장의 득표를 위해 민주노동당의 미래, 나아가 노동자 민중운동의 대의를 포기하는 행위이다. 그러한 좌충우돌과 우경화로는 2007년 대선에서 추가 득표는 어림없고, 양당 경쟁 구도에 파묻혀 버릴 것이다.
지금처럼 적과 동지를 구별하지 않고, 반신자유주의 전선을 왜곡하는 행태는 노동자 민중의 정치적 성장을 가로막고, 이탈을 가속화할 뿐이다. 민주노동당이 제 역할을 찾기를 간곡히 촉구한다!
2007년 10월 24일
노동자의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