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공화국의 정체성지키는 반부패 공공 대통령 뽑자

대선을 40여일 앞두고 삼성비자금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전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가 5일 추가로 기자회견을 열어, ‘청와대, 검찰, 국세청, 언론 그리고 심지어 삼성에 적대적인 시민단체까지도 삼성에 포섭되어 관리되고 있다’는 증언을 하여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주었다.

김용철 전팀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민주화 20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공적영역을 구성하는 주요 행위자인 청와대, 검찰, 국세청, 언론, 시민단체 등이 이건희 삼성왕국의 사적인 이해관계의 침탈과 식민화 정책으로부터 오염되었고, ‘공공성’을 지키지 못할 만큼 방어벽이 허약하다는 것을 반증해주고 있다. 따라서 이것은 민주공화국이라는 정체성이 ‘정치부패’와 ‘공공성 훼손’으로 심각한 위기상태에 직면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같은 주장의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특별검사제 즉각적인 도입’이 절실하다.

일반적으로, 공화국의 정체성은 공화주의(republicanism)로 표현된다. 공화주의는 시민적 미덕(civic virtue)을 구비한 유덕한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면서 공공복리의 실현에 공헌하는 체제로 곧 공화국(republica)을 말한다. 따라서 공화국의 존립을 위해 가장 중요한 기본요소는 ‘시민적 미덕’이다. ‘시민적 미덕’이 드러나기 위해서는 ‘경제적 종속으로부터 시민의 자율적 독립’과 ‘부패방지’라는 조건이 있어야 한다.

공화국은 ‘시민적 미덕’으로 운영되는 정치체제다. 시민들이 미덕이 있을 때, 시민들의 정치참여의 자유가 실현된다는 점에서, 그 미덕은 바로 시민들의 공공적(public)인 적극적 자유(freedom)와 동의어이다. 따라서 그것은 자유주의에서 말하는 사적(private)인 자유와 권리들의 보호라는 근대적인 ‘소극적 자유’와 다르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인 민주공화국이 되기 위해서는, 1차적으로 공화국의 존립기반인 정치에 참여하는 유덕한, 또는 정치적 공통감각을 지난 시민이 대한민국의 실제 국민으로 존재하도록 해야 한다. 즉, 대한민국의 공화국 시민들이 경제적 불평등과 계급지배-종속관계로부터 해방되어 공화국의 진정한 주권자인 공적 시민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공화국의 행정부와 의회정치가 신자유주의적 경제불평등 체제와 정책의 추진을 위한 ‘도구적 정치’를 포기하고, 정치영역에 침투해오는 ‘경제중심주의’와 경제적 이해관계에 기반한 ‘이익정치’를 공적으로 지양하는 ‘시민적 공론정치’로 새롭게 탈바꿈될 때, 이를 가능케 하는 조건이 형성되고 동학이 작동할 때 가능하다. 정치영역인 공적영역을 사적인 영역인 경제로 대체하려는 경향은 부패와 마찬가지로 위험하다.

둘째로 공화국의 부패를 척결하고 ‘정치적 공론장’을 부활시켜야 한다. 공화국의 부패란 공적영역에 사적인 이해관계가 침투하여 공(公)이 사(私)로 대체되어 공(公)이 파괴된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조건하에서는 사적 이익을 위해 공권력이 남용되는 부패가 판치는 것은 당연하다. 우선적으로 정경유착과 정경야합 및 권언유착의 고리를 끊고, 튼튼한 방어벽을 설치해야 한다. 또한 재벌왕국을 공화국 체제에 부합하는 소유지배구조로 개혁해야 한다.

그리고 정치적 공론장이 꽃피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환골탈태가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정치인들이 정치적 부패의 사슬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부패경력자들이 공화국의 공적영역을 파괴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된다. 아울러 자신의 엘리트적 활동방식과 ‘이익정치’를 소통적인 공론정치로 바꾸도록 해야한다. 즉, 과거 정치엘리트들이 독점했던 ‘정치적 의사결정과정’을, 공화국의 주권자인 시민 한사람 한사람에게 개방하고 분권화하여 돌려주는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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