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삼성-검찰 비리 커넥션, 그 추악한 모습을 드러내는 기업권력과 정치권력, 그리고 언론권력간 신자유주의 지배연합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지난달 29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하 사제단)이 ‘삼성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발표하며 검찰의 수사를 촉구한 이후, 지난 11월 12일 사제단은 소위 ‘떡값 검사’ 중 일부인 검찰 전-현직 수뇌부 3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3인은 임채진 검찰총장 후보자, 이종백 현 국가청렴위원장, 이귀남 대검 중앙수사부장으로 검찰 내에서 이른바 ‘빅3’ 요직을 거친 인물이다. 김용철 변호사의 주장에 따르면 삼성의 ‘관리대상’은 40여명에 달하며, 검찰의 주요 보직 인사들이 대거 연루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어쨌든 이로써 임채진 검찰총장 후보까지 수사대상이 되는 ‘검찰’에게는 치욕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삼성 비자금 조성 의혹’은 한국자본주의를 대표하는 세계적 브랜드 ‘삼성’이, 한국사회와 세계에서 쌓아올린 지위가 어떻게 구조적으로 가능했는지를 확인해 주는 한 단면이다.
‘삼성공화국’, ‘이건희 왕국’은 막강한 자금력과 정보력, 인맥을 바탕으로 한국 사회 곳곳에 영향을 끼쳐왔다. 따라서 그동안 수없이 불법정치자금 전달 의혹을 받고, 이재용 씨에 대한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과정에 대한 사건 등이 발생됐어도, 적당한 수준에서 해결․무마해 왔다. 또한 ‘무노조 경영’으로 유명한 삼성은 노조 건설을 첩보작전을 능가하는 수준에서 감시해 왔고, 노동3권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을 탄압해 왔다. 수많은 의혹과 사건과 탄압에도 굳건히 버티면서, 거꾸로 한국 제1의 대표 기업으로 굳건히 설 수 있었던 이유가 이제 빙산의 일각처럼 그 추악한 모습을 조금씩 드러내고 있다.
더 이상, 과거처럼 한 번의 해프닝으로 그쳐서는 안된다. 비정규직, 양극화, 민생파탄에 따른 노동자 민중의 ‘고통’이 재벌-검찰-언론 등의 정경언 유착의 ‘부패’, ‘비리’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 기업권력인 재벌과 정치권력의 핵심인 검찰, 그리고 언론권력이 어떻게 신자유주의 지배연합을 구축해 왔는지 그 뿌리까지 철저히 드러내야 한다.
자본의 힘이 어떻게 국가권력과 법질서를 요리해 왔는지, 광고를 통한 언론 지배를 어떻게 해왔는지, 그 힘이 어디까지 미치고 있는지, 그래서 그 지배연합이 노동자 민중을 어떻게 탄압하고 통제해 왔는지 백일 하에 밝혀내야 한다.
다시 미봉되어서는 안된다. 폭로가 마무리가 아니라 기업권력과 정치권력, 그리고 언론권력간 지배연합의 추악한 모습을 밝히는 투쟁의 출발이 돼야 한다. 대통합 민주신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은 삼성 비자금 특검 도입에 합의하고, 특검도입을 위한 법률안을 14일 국회에 제출했다. 한나라당은 대선자금 및 ‘당선 축하금’ 의혹을 수사에 포함한 특검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검찰의 주요 보직 인사들이 대거 연루되었다는 의혹이 존재하는 가운데, 어쩌면 특검은 당연한 수순인지 모른다. 그러나 특검은 그 자체로 한계가 분명하다. 삼성비자금 특검이 도입되면 역대 7번째 특검이 실시되는 것이지만, 특검은 당리-당략적 이해관계 속에서 배치되고 종결된 적이 많았다. 결국 몇몇의 비리-부패 인사들을 처벌하는 것으로 종결되거나, 사건을 마무리 짓는다. 특검은 도마뱀 꼬리자르기에 불과했고, 대중의 거센 분노를 잠재우는 기재로 활용되어 왔을 뿐이다.
만약 이번 특검이 또 다시 신자유주의 지배연합을 미봉하려 한다면, 그들 역시 자본과 권력, 언론의 지배연합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함을 스스로 보여주는 것일 뿐이고, 아래로부터의 노동자 민중의 분노와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 때는 삼성이나 일부 검찰이 아니라 지배계급 전체가 민중적 심판의 대상이 될 것이다.
삼성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를 실시하라!
정-경-언의 신자유주의 지배연합 해체하자!
삼성은 노조탄압 중단하고, 노동3권 보장하라!
삼성의 탄압으로 구속된 노동자를 즉각 석방하라!
2007년 11월 15일
노동자의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