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문제, 연세대는 무얼 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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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이라는 통계, 평균 임금 88만원으로 생계를 꾸려나갈 88만원 세대의 등장, 2007년을 뜨겁게 달군 현재 진행형 이슈 이랜드 비정규직 사태. 2008년 1월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비정규직'임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다음 세대를 양성해내고 사회 문제의 해법을 내놓아야 하는 대학에서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다수인 88만원 세대가 아니라 소수의 고임금 정규직이 될 수 있는 몇몇 학생들에게만 온갖 역량을 쏟고 있는 학교, 임금 노동자의 절반 이상과 88만원 세대가 살아가고 있는 비정규직 세상에 더 많은 비정규직을 배출하고 비정규직의 처우에 무심한 학교. 바로 대한민국에서 '명문 사학'으로 손꼽히는 연세대학교의 오늘의 모습이다.
책임 회피하는 원청, 연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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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무부를 방문한 조합원들과 학생들
실 계약의 효력은 2월부터지만 학교 측은 이미 입찰 업체 선정을 거의 마친 상태였다. 이에 원청인 연세대학교에 고용승계를 학교와 용역 회사의 계약서에 넣어줄 것을 요구하기위해 1월 28일 총무부를 방문하여 담당 교직원과 면담을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제 구매부에서 계약만 하면 되는 단계이기 때문에 총무부의 역할은 끝났다. 계약서에 관한 것은 구매부에 가서 물어보라"며 방문했던 조합원과 학생들을 돌려보냈다. 이에 1월 29일 조합원과 학생은 구매부를 방문했는데 구매부 과장은 "구매부는 계약만 하는 곳이기 때문에 계약의 실내용에 있어서는 아무 권한이 없다. 구체적인 계약서의 내용은 총무부에서 관리하고 있다"며 총무처로 공을 다시 넘겼다. 총무부와 구매부에서 책임을 서로에게 넘겼던 것이다.
몇 차례 승강이 끝에 분회장과 부분회장, 학생들은 총무부 책임자와 면담을 시작했다. "우리는 그저 고용승계, 이 네 글자만 원청에서 책임지고 계약서에 넣어주길 바란다"는 김경숙 분회장의 말처럼 이들이 총무부를 방문한 것은 그간의 원청의 잘잘못을 따지려는 것이 아니라 새 업체 입찰 과정에서 원청이 책임지고 고용승계를 보장해줄 것을 요구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총무부 관계자는 "내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책임을 회피했으며 계속해서 "내일 다시 방문해 달라"는 말만 반복했다. 이에 함께한 학생들은 "이제 더 이상학교를 믿을 수 없다. 고용승계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확인서를 써 달라"며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했다. 당장 내일 새 업체 입찰이 확정되는 와중에 계속해서 내일이나 혹은 설 연휴 이후에 이야기하자는 말만 반복하며 고용승계를 책임지겠다는 말을 회피하는 관계자 때문에 2시에 시작한 면담은 6시가 넘어서도 끝나기 어려웠다.
"당신 펜 하나에 300명 넘는 사람들의 생계가 달려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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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관에서 항의 집회를 갖고 있는 학생들
당장 내일 입찰 업체가 발표되고 학교와 용역 업체가 계약을 맺게 되면 그 이후에는 고용승계 조항을 삽입한 계약서를 작성하기 어려워진다. 이에 조합원들과 학생들은 계약서를 보여주거나 최소한 실무 책임자가 고용승계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확인서를 작성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두 가지 모두 거절당했다. 학교는 이미 고용승계를 보장하기 위해 충분히 노력하고 있으니 믿어달라는 말만 반복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80% 정도는 고용승계를 하도록 했다"거나 "고용승계는 명시되었지만 62세 정년 한정을 두었다"는 엇갈린 발언을 함으로써 이미 떨어진 신뢰를 더 떨어 뜨렸다. 대부분의 청소, 보안직 노동자들이 62세 이상의 고령임을 감안할 때 62세 이하의 고용승계는 실질적인 고용승계를 담보하고 있지 않다. 계속되는 책임 회피에 분노한 조합원들과 학생들은 학교에서 고용승계를 보장해줄 때 까지 본관에서 항의 집회를 계속 진행하기로 하였다.
원청의 요구 조건 하나 하나는 입찰되기 위해 학교의 조건을 모두 수용할 수밖에 없는 용역업체에 큰 영향을 준다. 곧 원청의 요구조건 그 자체가 원청과 용역회사의 계약 조건이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여기서 원청이 무엇을 요구하느냐에 따라 청소, 미화직 간접고용 노동자의 고용과 노동 환경이 좌지우지 되는 것이다. 상황이 이럼에도 학교 측은 계속해서 "그것은 용역 업체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다"거나 "실무자가 없다. 내일 이야기하자"는 책임 회피성 발언과 "믿어 달라"는 내용 없는 답변만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 측의 요구 하나에 300명이 넘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계가 좌지우지 함에도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고민도 책임도 없는 원청 연세대학교. 이런 대학교가 과연 88만원 세대와 비정규직 세상에 어떤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