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차라리 기업을 섬기겠다고 말하라! - 이명박 정부의 출범에 부쳐
2월 25일 이명박 정부가 공식 출범했다. ‘실용’과 ‘변화’를 내세운 이명박 정부는 취임사의 서두에서 “국민을 섬겨 나라를 편안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렇지만 그의 “국민을 섬기겠다”는 약속이 얼마나 기만적인 것인가는 취임사 전문 곳곳을 통해 드러난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이 ‘대한민국 선진화의 원년’이며, 한국사회가 ‘이념의 시대’를 넘어 ‘실용의 시대’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선진화 원년’은 노동자 민중에게 더 많은 고통을 강요하는 신자유주의 보수정권의 시대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선전포고일 따름이다.
이명박 정부는 “경제 살리기가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정부부터 유능한 조직으로 바꾸고”, “정부가 해야 할 일이 아닌 것은 민간에 이행하겠다”고 선언함으로써 친기업 정책과 시장중심의 국정운영, 공공부문의 사유화를 추진하겠다는 의도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와 함께 “기업은 국부의 원천이요, 일자리 창출의 주역”이며, “기업인이 나서서 투자하고 신바람 나서 세계 시장을 누비도록 시장과 제도적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후보시절부터 제기하던 기업규제 완화에 집중할 것임을 장담했다.
“노와 사는 기업이라는 수레를 움직이는 두 바퀴”, “노사문화의 자율적 개선은 선진화의 필수요건” 등을 제기하며, “‘과격한 투쟁은 결국 자멸을 가져온다’는 인식으로 불법투쟁은 지양하고 생산성을 높여라”라고 노동자들에게 강요하고 있을 뿐이다.
결국 취임사를 통해 ‘산업화와 민주화의 과업’을 이루어낸 주역이 ‘국민’이라고 언급하면서도 그것이 장밋빛 수사에 불과하다는 것이 확인된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을 섬기겠다”는 수사 뒤에 노골적으로 ‘기업섬기기’가 그들의 최우선의 사명임을 말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 섬기기’를 위해 금산분리와 출자총액제한제도 등을 비롯한 각종의 규제를 혁파하고, ‘세금’을 낮추고, ‘시장개방’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누구나 인간다운 생활을 누리고, 다 함께 건강하고 편안한 사회”로 가야하며, “시혜적, 사후적 복지는 해결책이 아니며”, “능동적, 예방적 복지로 나아가”,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하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여성의 사회참여 보장”을 위한 ‘맞춤형 보육시스템 구축’, 청년실업의 고통을 해결을 위한 ‘국내외 일자리 창출’, 고령자들을 위한 ‘노령연금의 현실화, 공공복지 개선’, 장애인을 위한 ‘더 따뜻한 배려와 기회 제공’ 등을 정부가 추진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일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고 하면서, 결국 여성, 청년, 노령, 장애 계층의 노동시장 편입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려는 발상을 내비치고 있다.
“일자리=최고의 복지”라는 등식을 통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저임금’, ‘불안정노동’, ‘노동빈곤’에 대한 대책은 없이 화려한 수사로 대신하고 있을 뿐이다.
‘노동능력이 없는 계층에게만 국가책임을 적용할 수 있다’는 발상이 결국 전반적인 사회복지의 후퇴와 사회적 책임의 방기로 이어질 것임은 너무나 자명하다.
이명박 정권은 이외에도 ‘선진화’ 역량에 걸맞는 ‘인재양성’의 필요성에 따른 ‘대학자율화’와 ‘과학기술’ 중심의 교육체계 마련, ‘국토의 미래지향적 개편’, ‘미국과의 전략적 동맹체계 구축’ 등을 취임사를 통해 언급하며, 노무현 정권을 계승하는 중단없는 신자유주의 정책의 추진과 확대․강화를 추진하고자 한다.
이명박 정권은 ‘실용’과 ‘변화’라는 수사와 함께 ‘기업 살리기’를 국정운영의 최우선의 과제로 선정하고, 그것의 현실화를 위해 수미일관한 한국사회 재편의 계획을 제출하고 있다.
그리고 “고통스럽더라도 변화해야 한다”고 한다. 그 고통이 누구의 고통인가? 누구를 위한 변화인가? 첫 내각에서 드러나듯 땅부자 투기꾼들의 고통인가? 아니면 대다수 노동자 민중들의 고통인가?
신자유주의 보수정권에 대한 대중의 일말의 기대와 환상을 거두어내기 위한 저항을 시급히 조직하자!
2008년 2월 26일
노동자의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