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안츠 파업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視線)

한 마이너러티 리포트(Minority Report)

60일을 훌쩍 넘겨버린 알리안츠 노조의 업계 사상 초유의 장기 파업.
오죽했으면 CEO출신 대통령까지도 법과 원칙이 아닌 설득과 타협으로 해결하라는 파업.
이 파업을 소수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주 괴로운 일이다.
선과 악이 분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근데. 그런가?

한 시인이 “전쟁 같은 노동일”이라 했던가.

그래, 직장과 일상 모두가 전쟁터가 되어 버린 현대인의 삶 속에서
삶을 전선(戰線)의 이미지로 그려 보는 것이 그리 어색하지는 않을 것 같다.

전선 하나 – 투쟁전선을 바라보며,

어느 날 갑자기 일선 지휘관(지점장)들이 집단적으로 전선에서 이탈한다. 병참지원을 맡고 있는 지원병력(총무)들이 동요하고 있다는 소식은 알고 있었지만, 지휘관들의 집단이탈은 충격적이었다. 전선에는 졸지에 하사관(팀장)과 병사(설계사)들만이 남게 되었다. 최고 지휘부(경영진)는 패닉상태에 빠졌고, 적들은 환호했다. 일선 지휘관들은 그간의 최고 지휘부의 연이은 작전실패(경영실패)로 인한 전선에서의 연전연패로 지휘부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 있었고 최근에 자신들에게 불리할 거라 예상되는 전쟁수당제도(성과급제)가 전격적으로 도입되자 ‘군인노조(지점장 노조가입)’ 허용을 주장하며 전선을 대량 이탈했다. 전선의 붕괴는 시간문제다. 흥분한 일부 지휘관은 휘하 병력에게 전투행위를 중지(영업활동 중지)할 것을 명령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고 지휘부는 강경했다. 전선을 이탈한 지휘관에 대해 강력한 징계를 내렸고, 신속히 전선에 본부인력을 파견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지휘관이 아닌 병참지원인력이었다. 본부에 충분한 지휘관 출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전선에서의 타격은 심대했다. 병사들이 대량 살상을 당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투항자도 발생했다. 근 2달간 지휘체계 공백상태의 지속은 결국 병사들의 희생만 양산하고 있다.


전선 둘 – 생존전선을 바라보며

전선에 남겨진 하사관과 병사들은 처참했다. 하루 아침에 병참지원이 끊겨 버리고 매일 매일의 전투를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 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적의 공세가 그친 것도 아니다. 도대체 왜 지휘관들이 집단 이탈한 걸까? 하루가 다르게 전선이 밀리고 있고, 최고 지휘부의 연이은 작전 실패로 일선 지휘관들이 매우 힘들어 한다는 것은 병사들이 더 잘 알고 있지만 바로 어제까지 독전(督戰)하던 지휘관들의 집단 이탈은 충격적이었다. 자신들에게는 아무런 사전 정보도 없었다. 생사를 같이 해야 할 전선에서 이럴 수 가 있는 것인가? 지휘관들은 뒤 늦게 ‘사병노조(AA협의체)’를 조직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구로 도대체 뭘 어떻게 할 수 있다는 건지 병사들은 혼란스러웠다. 이 기구를 구성하면 적과 잘 싸울 수 있다는 것인가? 지휘관들의 군인노조와 자신들의 사병노조가 공존할 수 있는 것인가? 뭔가 쌈빡하지 않다. 근데 싸움은 그칠 줄 모른다.


병사들은 절규한다.

‘아! 정말 싸우고 싶지 않다. 근데…. 우.린 .싸.우.지. 않.으.면. 죽.는.다.’


한 소수자의 시선(視線)


한 소수자의 눈에는 ‘전쟁기계의 위용’이 아닌 ‘전선의 참혹함’만이 보인다.

투쟁전선이건 생존전선이건 병사들은 참혹하게 죽어간다. 영문도 모른 채.


우리의 불쌍한 전쟁 영웅들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

그대들 아픈가? 안다.

그러나, 이 질문은 해야 겠다.


지금 올바른 싸움을 하고 있는가?

어차피 두 개의 전선에서의 싸움은 계속된다. 이 싸움은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 없는 싸움이다. 그게 ‘전쟁기계’가 지배하는 이 땅의 숙명이다. 그렇다면, 당신들만 이탈할거라면, 병사들이 몰살당하지 않으려면 최소한의 작전 및 병참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병사들은 알아야 한다. 왜, 자신들만 이 참혹한 싸움을 견뎌야 하는지.

그대들은 철저히 준비했는가?

이런 싸움은 끝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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