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천국과 지옥이란 존재하는 것일까? 존재한다면 천국은 어떤 곳이고 지옥은 어떤 곳일까? 만약 존재한다면..내가 천국에 가게 되면 다행이지만 지옥에 가게 된다면? 그래..그런 고민은 나중에 죽은 뒤에 해도 늦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사는 것 자체가 지옥이라면, 또 달라진다.
지난 2월 어느날 오전에 대구시 달서구청 성당동 두류 종합시장에 갈 일이 있어 들렀었다. 한참 종합시장 내의 46개 점포천막 등 노점상에 대한 철거 행정대집행을 통한 강제 철거 중이었다. 이 과정에서 떡볶이, 오뎅 등의 음식들이 철거반에 의해 음식이 떨어지게 되자 노점상은 그자리에 주저 앉아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행정대집행의 명목은 "도시미관 해치는 불법 노점상 근절"이었지만 도대체 뭐가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것인지...
"도시미관 해치는 불법 노점상 근절"이라는 명목하에 이루어지는 노점상 철거는 비단 대구시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런 일은 서울시, 고양시, 부산 등등...노점상인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일이고, 앞으로도 종종 실시할 예정이다.
얼마 전 고양시에서는 31억이라는 ‘억!’소리가 절로 나는 돈을 퍼부어 용역깡패들을 동원해 노점단속을 실시하였고, 용역깡패들의 폭력에 못 이겨 결국 10여년 동안 부인과 함께 붕어빵을 팔던 이근재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른 아침 주섬주섬 가방을 챙기며 “당신에게 정말 미안하다. 세상 살기 힘들다… 장사를 못하니 나라도 나가서 노가다라도 해야지”하고 집을 나선 고 이근재 씨는 근처 공원에서 나무에 목을 매단 채 발견되었다. “노가다라도 해야지…”는 고 이근재 씨의 유언이 되었다.
허무하다. 그 흔한 유언장은 커녕 마지막까지 먹고 살 걱정을 하다가 그렇게 떠났다. 그러고보면 지옥은 망자의 세계에만 있는 것은 아닌가보다.
앞으로도 계속 될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었을까.사는 것은 이미 지옥이었고, 꾹 참고 살라는 말은 사형선고나 다름 없었으니까..고 이근재 씨의 죽음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었지만 타살이나 다름없다.
만약 노점상을 그렇게 때려 부수지만 않았더라도 이근재씨는 그렇게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을테니까...
그러고보면..우리나라의 지자체에서 얼마나 많은 사형선고를 내리고 있는 것인지...
지자체에서 일하는 그들의 눈에는 "도시의 흉물"로만 보이겠지만 그것은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고, 그곳에서 붕어빵과 떡볶이를 사먹는 것 또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의 일부분이다. 그것은 쓰레기가 아니고 사람의 삶 그 자체다. 노점과 가판을 없앤다고 해서 깨끗하고 아름다운 거리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남의 밥줄과 목숨줄과 바꾼 그 거리는 역겨움과 더러움이 가득한 거리일 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노점상인들은 말한다.
살고 싶다고.. 노점을 해서라도 살아가고 싶다고...
그러나 세상은 이들을 향해 죽으라고 말을 하고 있다.
종교에서는 생명 하나하나가 귀하다고 말을 하고 있다.귀하게 태어난 생명...살아갈 수 없어서 죽음을 택하도록 유도하는 이 세상이야 말로 지옥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입천장 다 데어가며 뜯어먹던 붕어빵...
호호 불어가며 먹던 어묵..맵지만 그 맛을 못 잊어 자꾸만 찾게 되는 떡볶이...
그것을 거리의 사람들에 팔아서 근근히 생계를 이어가는 노점 상인들...
그렇게라도 살아가려고 발버둥치는 이들의 삶의 터전을 짓밟는 이상 이 땅위의 천국은 오지 않을 것이고, 경제는 살리더라도 사람은 죽게되는..그런 세상이 오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