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집회'가 없는 것이 평화

그들의 '평화'를 완강하게 거부하자!

평화는 푸른 색이 아니다. 평화에는 드넓은 초록 초원도, 흰 원피스를 입고 뛰어가는 소녀도 없다. 평화 속에는 은은한 멜로디가 흐르지 않는다. 평화는 맑은 날만 존재하지 않는다. 평화로운 세상은 조용하지 않다. 절대 '평화'는 그 자체로 '평화롭지' 않다.

우리의 평화, 그것은 환상이다. 환상에는 2가지의 형태가 있다. 악을 만들어 냄으로써 비교적 선을 부각시키는 형태와 (앞과 같이 대조시키진 않지만) 본능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절대 선을 존재하는 것처럼 만들어내는 형태가 그것이다. 선자는 악적 행동/사고와 선적 행동/사고를 규정할 수 있는 잣대를, 후자는 인간적 본능에 기대어 거부할 수 없는 절대 선을 만들어 낸다. 그리하여 그 환상은 그것이 마치 존재해왔고, 앞으로 계속 존재하는 양 정말 실제로 '존재하게' 된다. 이 둘의 공통점은, '내'가 만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가 태어났을 때 부터 그것은 존재해 왔었고, 나는 자의로 혹은 타의로 체내화 시켰(되었)을 뿐이라는 점이다. 또 하나, 환상이라는 이미지는 마치 tv 속의 cf와 같이 소수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즉, 그것은 조작자 이 외의 이들에게 있어서는 전혀 평화롭지 않을 수 있음을 태생적으로 내포할 수 밖에 없다.

평화는 이러한 환상의 두 번째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교육의 틀에서 혹은 미디어를 통해서 혹은 어떠한 삶의 경로를 통해서 체득된 이 절대 선은 민중들로 하여금 '평화=절대 선'이라는 환상을 가지게 한다. 그리고는 평화를 하나의 '정적 상태'로 만든다. 그래서 소수에 의해서 조작된 이 평화라는 상태는 항상 '이대로' 이거나 그들에게 더 이익이 될 수 있는 상태로의 변화에 있어서만을 의미한다.

현재 민중들의 촛불집회에서는 우리는 '평화집회'를 하고 있다라는 구호가 종종 울려퍼진다. 하지만 너무나 걱정이 되는 것은 환상이 2가지 형태를 가지고 있듯이, 지금 울려퍼지고 있는 '평화집회'라는 구호도 2가지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평화=비폭력'을 의미하지 않음을 염두할 필요가 있다. 애초에 '평화=비폭력'이라는 도식은 성립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평화는 항상 추상적인 환상이며, 폭력/비폭력은 언제나 현실태이기 때문이다. 이를 비교하기 위해선 우선 현실과 지옥의 과학적인 차이점을 밝혀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민중들이 이야기하고, 요구하는 '평화'가 어디 비폭력 상태만을 지칭하는 것이었던가? 그것은 '과정'을 의미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그것은 인간으로서 본능적으로 품고 있는 평등하고 자유로운 세상을 향한 의지의 당연한 표현일 것이다. 이 때의 평화는 민중 의지의 단순한 기표에 지나지 않는다.

'평화집회=비폭력집회'이라는 도식은 '불법집회=폭력집회'라는 사고만큼이나 위험하다. '평화집회=비폭력집회'라는 도식을 사회화시키는 것이 누구인지를 우리는 안다. 그들이 말하는 '평화집회'는 폭력적이지 않은 '상태의 집회'를 의미하지만 우리의 '평화집회'는 모두가 평등하고 자유롭기 '위한 집회'를 의미한다.

이렇게 보면 우리의 집회는 언제나 폭력적이다. '이명박 퇴진'이라는 구호는 기존 정권 전체에 대해 폭력적이며, 고시철회와 FTA반대는 있는 자들의 평화를 위협하는 폭력에 다름아니다(정작 그들은 전경들과 부딛치는 것보다는 자신의 재산이 빼앗겨나가고 권력이 약해지는 것을 더 폭력적이라고 느낄테다). 그래서 우리의 '평화집회'는 언제나 불법이며, 사회악일 수 밖에 없다.

그들에 의해서 조작된 '평화집회'를 거부하자! '내'가 만들지 못한 평화는 평화가 아니다. 노동자들은, 농민들은, 학생들은 우리 민중들은 단 한번도 이 세상을 평화롭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우리의 평화를 위해서 지금의 '평화집회'는 없어져야만 한다. 그들의 '평화'를 거부하자! 우리의 '평화'를 만들어 내자! 해방광주를 기억하자! 평화는, 해방은 그렇게 억압된 상태에 대한 저항 자체를 말한다는 것을 항상 기억하자! 진리가 모든 파편들 속에서만 드러나듯이, 평화는 산산조각의 상태에서만 순간 순간 발견될 뿐이다.
덧붙이는 말

저는 철없는 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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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 촛불 , 비폭력 , 불법집회 , 광우병 , 소고기 , 평화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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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그들에 의해서 조작된 '평화집회'를 거부하자! '내'가 만들지 못한 평화는 평화가 아니다. 노동자들은, 농민들은, 학생들은 우리 민중들은 단 한번도 이 세상을 평화롭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우리의 평화를 위해서 지금의 '평화집회'는 없어져야만 한다. 그들의 '평화'를 거부하자! 우리의 '평화'를 만들어 내자! 용을 입력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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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에 의해서 조작된 '평화집회'를 거부하자! '내'가 만들지 못한 평화는 평화가 아니다. 노동자들은, 농민들은, 학생들은 우리 민중들은 단 한번도 이 세상을 평화롭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