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 죽음 ‘원인’ 찾기의 어려움

‘자본주의’를 최씨 죽음의 원인으로 놓으면...

한국의 연예인 중의 한사람이었던 최진실씨가 세상을 떠났다. 고인이 된 그녀의 명복을 빌며, 그녀와 관련한 이런 글을 쓰는 것에 대해 먼저 용서를 구한다.

그녀가 죽은 이유 혹은 원인에 대해 여러 가지 설이 있다. 특히, 진실규명이 어려운 처지라 더 그렇다. 어떤 이유는 ‘자살’(자기가 자기를 죽였다)이라고 한다. 또 어떤이는 ‘우울증’때문이라고 한다. 또 어떤이는 ‘악성댓글’때문이라고 한다. 또 어떤이는 ‘악성루머’때문이라고 한다. 또 어떤이는 ‘사채설’때문이라고 한다. 또 어떤이는 ‘사채공화국’ 때문이라고 한다. 또 어떤이는 ‘인기’때문이라고 한다. 또 어떤이는 ‘연예계’ 때문이라고 한다. 또 어떤이는 ‘자본주의모순’ 때문이라고 한다. 그밖에 다른 변수도 있을 수도 있다.

과연 이 많은 변수 중에서 어느 것이 최씨 죽음의 ‘적실성’ 있는 원인일까? 열거한 모두가 다 원인일수도 있고, 모두가 아닐 수도 있을 수도 있다. 나열된 것 중에서 어느 것이 절대 아니라고 부정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모두가 다 원인이라고 이야기하기에는 하나마나한 이야길 일수도 있고, 해법제시가 힘들다.

특히, ‘자본주의’를 최씨 죽음의 원인으로 놓으면, 맞는 말이긴 하지만, 너무 추상적이고 포괄적이어서 구체적인 해법은 거시적으로 갈 수 밖에 없다. 당연히 어느 것을 원인으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 해법은 달라질 수도 있다. 최씨 죽음의 현실 적실성있는 원인을 찾기가 그리 쉽지 만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언론들과 사람들은 너무나도 쉽게 주관적으로 ‘원인’을 진단하고 그 해법을 제시하려 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오류를 범할 수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적실성 있는 원인진단에 따른 해법찾기가 늦어질 수도 있다.

적어도 우리가 사회과학방법론에서 ‘인과관계’를 다루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제는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죽음을 ‘종속변수’(b)라고 할 때, 그 죽음에 영향을 미친 ‘원인’이 되는 것을 ‘독립변수’(a)라고 한다면, b와 a의 인관관계를 논하기 위해서는 즉, b의 진실한 원인 a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세가지 가정이 필요할 것이다.

첫째, ‘동어반복’에 빠져서는 안 될 것이다. 즉, b와 a는 같아서는 안된다. 달라야 한다. 예를 들어보면, 죽음의 원인을 ‘세포가 죽었기’ 때문이라고 한다면, 이것은 동어반복의 결과를 말할 뿐 그 원인을 설명해주지 못한다. 둘째, 시간적으로 b보다 a가 우선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죽음 이후에 벌어진 것을 원인으로 제시한다면 안 될 것이다. 셋째는 b와 a는 서로 독립적이어야 하며, b는 a와 연관되어 있거나 a에게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

그리고 원인(a)과 결과(b)와의 거리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원인(原因)을 거리의 멀고 가까움에 따라 근인(近因)과 원인(遠因)으로 구분해 볼 때, 즉, 죽음의 근인(近因)으로 ‘자살’을 선택한다면, 그 해법으로 최씨를 법적 책임으로 물어야하는 딜레마에 빠진다. 만약 죽음의 원인(遠因)으로 ‘악성루머’를 선택한다면, 그 해법으로 관련자를 처벌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 죽음의 원인(遠因)으로 ‘자본주의’를 선택한다면, 자본주의체제를 개혁하거나 타도하는 것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그 원인진단에 대한 ‘적실성’과 ‘설득력’에 있다. 너무 가까운 원인을 찾는 것은 쉬울 수 있으나, 해법제시가 곤란하고, 너무 멀리있는 원인을 찾는 것 역시 설득력과 적실성이 떨어진다. 적절한 균형감각는 찾는 지혜가 요구된다.

항상 그렇지만 인과관계를 밝히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해법을 제시하는 것도 힘들다. 따라서 자신의 원인진단과 대안제시만을 진리라고 주장할 필요는 없다. 다만 여러 가지를 균형있게 볼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조심할 필요는 있다.

특히, 보통사람들이 대안제시를 못하는 이유는 무지해서라기 보다는 원인이 복합적이기 때문에 어느 하나만을 고집할 수 없어서 그런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것은 대안 제시를 잘하는 사람일 수록 현실을 어느 하나의 원인으로 편향적으로 해석할려고 하는 경향성이 있기때문일 수도 있다.


마치 이것은 구 소련이 망한 원인이 ‘사회주의체제’이기 때문에 망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운영상의 문제’ 때문에 망했다라고 진단하는 사람이 그 해법에서 ‘또다른 사회주의’를 제시하거나 아니면, 사회주의체제는 ‘대안체제가 아니다’라고 다르게 판단하는 차이를 낳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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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견자

    술을 먹고 늦은 귀가....여자를 술을 먹이고 늦게 귀가?..
    동료들 맞나?...궁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