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미디액트 정책포럼 20th, 미디어융합시대, 표현의 자유와 비영리 시민참여 콘텐츠 심의제도의 방향 |
지난 11월 17일, 미디액트 대강의실에서는 스무 번째 미디액트 정책포럼이 열렸습니다. 이번 포럼은 기술 발전에 따라 동일한 콘텐츠가 다양한 플랫폼으로 이동하거나 하나의 단말기가 다양한 소통 모델을 포괄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등, 매체별 경계가 희미해지는 미디어융합 시대를 맞아, 방송, 영화, 인터넷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발표되는 일반 시민들의 표현물을 “비영리 시민참여 콘텐츠”라는 통합적인 개념으로 새롭게 정립하고, 이에 대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통합적인 심의제도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참석한 가운데, 김명준 미디액트 소장의 사회로, 장여경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 박채은 미디액트 활동가, 김일숙 인권운동사랑방 인권영화제 활동가의 발제가 진행되었고, 권혜령 헌법학 박사와 이마리오 독립영화 감독, 고영재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총장,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 부소장, 수수 공동체라디오 참여 프로그램 <야성의 꽃다방> 활동가가 토론자로 참석해 의견을 피력해 주셨습니다.
 |
▲ 장여경(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 |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장여경 활동가는 먼저 전통적으로 표현의 자유는 일찍이 근대시민권의 핵심 권리 중 하나로서, 60년 전 세계인권선언을 비롯한 수많은 현대 인권 규범 속에서 가장 기본적인 인권으로 인정되어 왔으나, 아직까지도 일반시민의 미디어에 대한 접근권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보호는 미약한 실정이라며, 기술 발전과 제작비용 감소에 따른 일반 시민의 매체 참여 활동의 증가를 지적하면서, 일반 시민의 비영리적인 미디어 참여를 미디어 사업자에 의한 콘텐츠나 상업적인 콘텐츠와 구별하여 신중하게 접근하는 심의제도의 원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그녀는 기본적으로 모든 표현을 보장하고 검열을 금지하는 검열 금지의 원칙으로 사전심사 금지, 행정부의 심사 금지, 법률 유보의 원칙(명확성의 원칙, 과잉금지 원칙,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협 등) 등을 제시하고,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자 할 때에는 불법적 표현 금지, 유해적 표현 관리, 매체별 심의, 자율 심의의 원칙에 따라 진행할 것을 일반적인 내용심의의 원칙으로 제시하였습니다.
한편 인터넷 이용자제작 콘텐츠와 관련한 심의제도의 문제점으로는 방송통신위원장의 취급거부‧정지‧제한명령제도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권한의 위헌적 문제점, 사이버 명예훼손 형사처벌의 문제, 그리고 임시조치 제도의 문제점을 들면서, 그 개선 방향으로 ① 불법 게시물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장의 자의적 판단과 삭제 권한을 폐지할 것, ② 일반 시민의 비영리적 참여 콘텐츠의 제작이나 배포에 따른 법률적 책임은 표현물의 제작자나 배포자가 사후적으로 직접 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할 것, ③ 긴급한 상황이라 하더라도 그 불법성 판단절차에 있어 최소한의 공정성과 신속성을 담보할 것, ④ 명예훼손 등 사인(私人) 간의 분쟁에 대하여는 일방적인 게시물 삭제보다는 민사적 분쟁조정기구(ADR)의 기능을 활성화하는 것으로 해결할 것을 제시하며 결론적으로 타인의 권리 침해라는 이유로 무조건적인 임시조치나 삭제의 집행은 재고되어야 하며, 불법성에 대한 판단 역시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
▲ 박채은(미디액트 활동가) |
두 번째 발제를 맡은 박채은 활동가는 시청(취)자참여프로그램(Public access program) 심의제도의 현황과 개선 방향을 주제로 발제하면서, 현재의 방송심의제도가 기존 방송사업자에 대한 심의 모델을 기준으로 제정되었기 때문에 시청자의 퍼블릭 액세스권을 보장하는 시청(취)자프로그램의 특성을 전혀 반영하고 있지 못하며, 오히려 시청(취)자참여프로그램에 대한 이중, 삼중심의와 같은 중복 심의의 문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의한 지나친 사후 심의 적용의 문제 등 시청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 그녀는 ① 시청자참여프로그램에 대한 별도의 심의규정을 마련하고, 제한적 내용심의제 도입과 반론권을 보장할 것, ②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 위성방송에서의 시청자참여 프로그램의 심의 기준을 매체별로 차별화하되, 그 기본 원칙은 참여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것으로 할 것, ③ 시청자참여 프로그램에 대해 방송사의 자체심의를 받지 않고 시청자 대표성을 갖는 별도의 협의체에서 자율 심의하도록 할 것, ④ 보도에 관한 방송프로그램과 함께 시청자 참여프로그램을 방송사 자체 심의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현행 법률을 개정할 것 등을 제시하였습니다.
 |
▲ 김일숙(인권영화제 활동가) |
김일숙 활동가는 비영리 독립제작 영화 관련 심의제도의 현황과 개선방향에 대해 발제하면서, 현행 영화 및 비디오에 관한 법률의 문제점으로 상업영화 뿐 아니라 비영리 독립제작 영화까지도 등급분류심사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고 있다는 점, 상영등급분류의 기준과 내용이 모호하고 제한적이며 권위적이고, 표현의 자유와 문화적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점, 영상물의 제작편수가 급증하고 인터넷 등을 통해 유포됨에 따라 현실적으로 일일이 규제가 불가능하다는 점, 영화를 선택하는데 필요한 상세한 내용정보가 부족하다는 점 등을 들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① 자율 등급과 등급을 받지 않을 권리도 포함하는 완전등급제의 도입, ② 자율적인 민간 협의체에 의한 심의제도의 도입, ③ 민주적이고 공개적인 심의 기준과 내용 마련, ④ 내용기술제의 도입 등을 제시했습니다.
 |
▲ 권혜령(헌법학 박사) |
토론자로 참석한 권혜령 헌법학 박사는 비영리 시민참여 콘텐츠에 대한 내용심의문제는 다원주의에 입각한 민주주의의 발전과 실현에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면서 현재와 같이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핵심 이슈로 상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발제에서 논의되고 있는 ‘독립적 민간자율기구에 의한 완전등급제’, ‘사전 등급제 배제’의 취지를 십분 이해하면서도, 상영등급분류제도 자체를 검열로 보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며, 사회구성원들이 대체로 합의할 수 있는 표현에 대한 최소한의 합리적 제한(예컨대, 청소년보호를 위한 사전적 등급제, 개인의 명예훼손에 대한 사후적 민사구제)은 수용될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자율적 민간협의체에 의한 사전적 완전등급제를 대안으로 제시하였습니다.
 |
▲ 고영재(독립영화협회 사무총장) |
고영재 독립영화협회 사무총장은 모두가 일괄적으로 등급분류를 받도록 한 현행 영비법의 문제에 공감하면서도, 영화제작업자와 상영업자 이외의 규정을 새롭게 만들어냄에 있어 영리/비영리로 구분할 경우 영화 제작 및 상영을 업으로 삼는 독립영화제작자 및 영화제들은 그 개념 적용이 애매하다면서, 영리, 비영리를 가지고 말하는 것보다 공간적인 의미, 기술발전 등의 기술적인 의미, 주체 변화의 의미를 잘 살렸으면 좋겠다고 제안하였습니다. 가령 독립영화전용관, 예술영화상영관, 공공상영관 등을 하나의 카테고리로 만들어서 이런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영화는 등급분류의무를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 것입니다. 또한 법리적인 논의와 함께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가지고 대중과 만나는 기획들을 넓혀내는 것의 중요성을 역설하였습니다.
 |
▲ 이마리오(독립다큐멘터리 감독) |
이마리오 독립영화감독은 KBS <열린채널>에 액세스 했던 작품이 방송사의 이중심의에 의해 검열당한 경험을 얘기하면서, 라디오까지 포괄하여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들을 위한 별도의 기구를 마련하여 사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제작주체들을 보호할 수 있는 구제 기능까지 포함하여 이 기구를 통해 해결해주는 방식으로 가면 좋지 않을까 한다고 제안하였습니다.
 |
▲ 수수(공동체라디오 참여프로그램 활동가) |
공동체라디오 마포FM에 프로그램을 액세스하고 있는 수수 활동가는 표적심의의 문제점을 구체적이고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녀는 심의제도 자체가 없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면서 심의가 있을 때 성적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에게 당면한 문제가 바로 표적심의이고, 사회적으로 주변화된 소수자들이 발언할 때 이들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
▲ 조준상(공공미디어연구소 부소장) |
마지막으로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 부소장은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이 다수결 원리와 다른 숙의민주주의의 구현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현행 방송법에 있는 공정성 규정을 시청자참여프로그램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이며 근본적으로는 방송법에 규정된 공정성을 실용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하였습니다. 한편 이번 토론회에서 시도하고 있는 비영리 시민참여 콘텐츠에 대한 단일한 심의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가능할지, 예를 들면 지상파 방송망을 송출될 제작물이 인터넷을 통해 송출될 제작물과 다르게 아무런 수정 없이 송출할 수 있을지는 고민이라고 밝혀주셨습니다.
 |
▲ 강혜란(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 |
한편 플로어에서는 강혜란 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이 비영리 시민참여 콘텐츠라는 문제를 기존 제도권 내의 심의제도와 연계하여 논의하는 흐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전체를 통합적으로 가져가는 논의가 아니라, 좀 더 적극적 의미에서 민간 기구에 의한 완전등급제처럼 자율적 심의체계에 대한 논의를 선점해 나가는 형태로 가는 것이 훨씬 유리할 것이라는 의견을 말씀해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