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생계형 집창촌건물주 탄압은 성노동자를 벼랑으로 내몬다

재개발 이익과 권력 노린 건설자본과 주류여성계를 저지하자

검찰은 최근 서울 모 지역의 기업형 성매매업소와 관련, 이를 운영한 실제 업주, 건물주, 업소 운영자금을 댄 투자자 등의 수익금 372억 원을 환수 조치하고 더욱이 성매매업소로 사용된 건물 1곳도 몰수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발표했다. 이는 성산업에 대한 당국의 강경한 법적조치가 비단 음성적인 분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생계형인 집창촌 지역까지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간접 시사한다.

실제로 민성노련은 우리 단체가 소재한 집창촌은 물론 다른 지역의 집창촌에서도 그곳 성노동자들이 일하고 주거할 수 있게끔 공간을 임대한 건물주들이 성매매 특별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입건되고 벌금형을 받는 등의 사례를 여러 경로를 통해 종종 접하고 있다. 당국은 이같이 강경자세로 일관하게 된 배경을 두고 "성매매 근절에는 경제적 제재가 효과적”이라는 논리가 펴고 있는데 과연 그럴까.

이를 위해 정부가 펼치고 있는 상반된 정책을 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생계형 범죄에 대한 일제 단속을 경기가 활성화될 때까지 잠정 유보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부는 이러한 정책적 고려에 대해 "장기화하는 경기침체에 따른 서민들의 생활고를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우선적으로는 당장 일자리가 없어 생존을 위해 길거리로 쏟아져 나올 수밖에 없는 '노점'과 같은 빈민들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며 매우 적절한 조치라 할 수 있다.

민성노련이 특히 노점 사례에 주목하는 것은, 적지않은 성노동자들(혹은 그 가족들)이 예전에 생계형 노점을 경험했거나 지금도 진행중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 당국이 주장하는 "성매매 근절에는 경제적 제재가 효과적”이라는 말은 빈민인 노점에도 평소 그대로 적용되곤 했다. 즉 "노점 근절에는 경제적 제재가 효과적"이라는 논리인데 이로 인해 그간 많은 노점들은 일제 단속을 당해 벌금을 내야하는 등 이삼중 고통을 감수해야 했지만, 그렇다고해서 최근 한 조사에서 60%이상 노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바와 같이 당국의 '경제적 제재'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던 게 엄연한 현실이었다.

따라서 정부가 뒤늦게나마 "생계형 범죄에 대한 일제 단속 유보"라고 방침을 정한 것은 IMF 당시보다 더 열악한 경제적 환경에 처한 빈민들의 생존권을 보호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최소한의 대책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이 생존권에 급급한 자발적인 생계형 성거래에 대해 '경제적 제재'라는 족쇄로 건물주를 압박하는 것은 "일제 단속 유보"와 전면 배치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는 재개발 이익과 권력 확대를 위해 집창촌 폐쇄를 노리고 있는 건설자본과 주류여성계의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그곳에서 지금 주거생존권을 영위하고 있는 성노동자들을 무작정 밖으로 내쫓는 결과를 초래한다.

주지하다시피 기업형인 음성부문의 성산업은 단속을 피해 다른 곳으로 이동이 가능하지만, 생계형 성노동자들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집창촌은 현행 법 테두리 아래서 집단적 이동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집창촌 소재 건물주가 당국의 '경제적 제재'로 무너질 경우 성노동자들은 집창촌을 나와 타 직업이 아닌 음성부문의 성산업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아 '성매매 근절'은 실효성이 전무하게 된다. 성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경제적 환경과 일반 사회에서 요구되는 직업훈련의 수준을 감안하면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민성노련은 시민사회단체들에게 성매매 특별법에 의거한 집창촌 건물주에 대한 가혹한 형사처벌과 경제적 제재는 집창촌 폐쇄로 이어지고 결국 오갈곳 없는 성노동자들을 아무런 대책없이 벼랑(음성 성매매 부문)으로 내몬다는 점을 이해하여 이를 반드시 저지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또한 정부는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려고 애쓰는 이 땅의 성노동자들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막연한 도덕과 '경제적 제재'라는 전근대적 돌멩이를 던지지 않기를 바란다.


2008. 12. 23

민주성노동자연대 (민성노련)
http://cafe.daum.net/gksdudus
태그

재개발 , 성노동자 , 성매매 특별법 , 주류여성계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민성노련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