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 표현의 자유 짓밟는 집시법 개정안 '복면 착용 금지법'을 철회하라
- 성노동자와 성적 소수자가 '복면 착용 금지법'의 최대 희생자
민성노련은 제18대 국회에 한나라당 의원들이 제출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법률안 중 신지호 의원 등이 발의한 이른바 '복면 착용 금지법'이 다양한 민주적 견해와 사회적 약자들의 의사표현을 가혹하게 억압한다는 측면에서 이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의 견해에 적극 동의하며 이번 집시법 개정안의 폐기를 촉구한다.
개정안에서 '복면'으로 확대해석되는 '마스크' 사용을 앞으로 법적으로 금지하게 되면 특히 마스크를 쓸 수밖에 없는 성노동자 및 성적 소수자들의 집회시위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이들의 어떤 의사표현도 공개적으로 표현할 방법이 없어진다. '복면 착용 금지법'으로 인해 일반 집회 참가자들도 표현의 자유가 심하게 억압되지만 특히 성노동자 등이 최대 희생자가 되는 것이다.
'복면 착용 금지법' 추진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미국의 복면집회·시위 금지 법규에 대해 서울대 조국 교수는 "인종차별적 범죄로 악명 높은 케이케이케이(KKK)단의 집단행동을 규제하기 위하여 만들어졌으며, 여러 주법원은 복면집회·시위를 금지하는 법규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또는 그 문언이 모호하다는 이유로 위헌결정을 내린 바 있다."고 미국 현지 사정을 밝힌 바 있다.
성노동자들은 생존권이나 주거권과 같이 민주사회라면 반드시 보장해야할 인간의 기본권을 촉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물론 투쟁역량이 미흡하긴 하지만 2004년 성매매 특별법 시행 직후 국회 앞 집회 등에서 성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펼친 것은 KKK단과 같은 인종차별주의가 아닌 사회적 약자로서의 당연한 목소리였다. KKK단의 복면은 숨어서 몰래 남을 해치기 위한 악랄한 술책이지만, 성노동자들의 마스크는 대중들 앞에 자신들을 공개적으로 드러내 알리기 위한 정직한 방법이다.
구미지역이나 인도 등지에서는 성노동자들이 당당하게 얼굴을 드러내고 집회시위에 참여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전근대적인 유교권 문화가 잔존한 한국과 같은 사회에서는 성노동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는 가족이데올로기가 유난히 강한 우리 사회에서 성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생존 방식을 가족이나 친지들에게 공개하길 꺼리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동성애자와 같은 성적 소수자들도 이 점은 마찬가지이며, 따라서 KKK단의 집단행동을 규제하기 위한 미국의 입법례 적용은 한국 실정에 전혀 맞지 않으므로 폐기되어 마땅하다.
아울러 개정안 중 '사이버 모욕죄' 또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폐기되어야 한다. 성매매 특별법 시행 이후 인터넷에 등장한 익명의 적지않은 성노동자들의 저항에서 보았듯이 성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의사를 나타내는 데 인터넷은 매우 중요한 통로가 된다. 마스크 사례와 마찬가지로 사이버 공간에서 익명은 성노동자들 외에도 네티즌들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므로 '모욕죄'라는 구실로 네티즌들의 입을 함부로 막으려는 '사이버 모욕죄'는 반드시 없어져야 할 것이다.
2008. 12. 26
민주성노동자연대 (민성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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