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성폭력건, 피해자는 사건은폐 전교조 지도부에 진상규명 요구해야

민노총은 하고, 전교조는 하지말자?

피해자측은 '사건 은폐'에 나섰던 전교조 지도부에 대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게 형평성에 맞다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 읽기]

최근 민주노총 사태의 본질은 무엇인가. 성폭력 사건과 범인(?)은닉죄의 비중은 어떻게 봐야하나. 전자에 매몰돼 도덕적으로 성찰하기 바쁜 진보진영의 곤혹스러움을 대신하기 위해 때로는 상대편 진영의 목소리가 의외로 명쾌한 시사점을 제시할 수도 있겠다.

조선일보 소개, 공안 수사에 밝은 경찰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자.
"노동조합이 간부도 아닌 일반 조합원에게 혼자 책임지라는 식으로 허위 진술을 강요하고 이에 조합원이 반발해 사실대로 진술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 박 부위원장과 전교조를 보호하기 위해 허위 진술을 강요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의 말이다
"노동조합이 조합원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할 때는 조직이나 조직 핵심 간부 등 '몸통'을 보호하기 위한 경우가 많다.. 조합 간부들의 범인은닉죄는 다른 죄와 결합될 경우 실형이 나올 수도 있다"


생존권

이 말은 범인(?)은닉죄와 관련하여 경우에 따라서는 피해자에게까지 형사처벌로 인해 피해자의 직업 자체가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쯤되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성폭력 사건 못지않게 저변에 깔린 피해자의 생존권이 매우 심각한 문제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피해자측은 이석행의 도피를 부탁했던 S씨를 공개함으로써 형사처벌의 경감을 기대하려는 가능성이 없지않아 보인다. 그점에서 성폭력 사건이 없었다 하더라도 범인(?)은닉죄와 관련한 피해자와 민주노총의 충돌은 어차피 불가피해 보이는데 이는 필자만의 기우일까.

여튼, 피해자측은 이른바 '2차 가해'와 관련, 이석행 위원장까지 포함한 지도부 전원 사퇴를 요구했고 결국 관철시켰다. 성폭력 사태가 불거진 지 4일 만에 민주노총은 위원장을 포함한 지도부 9명 전원이 물러났지만 그렇다고해서 '조직 보위'의 혐의를 받고 있는 민주노총이 이른바 '2차 가해'를 조직차원에서 그대로 인정한다는 의미는 아닌듯 하다.

왜냐하면, 진영옥 수석부위원장(위원장 직무대행)이 "민노총 전체가 부도덕한 조직으로 매도돼 80만 조합원의 권위와 명예가 손상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에 따라 2차 가해를 한 당사자를 밝혀내기 위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비상대책위원회에 제안한다"고 밝혔으니 말이다. 여기서 '2차 가해자'란 피해조합원을 일부 언론에 공개한 사람을 뜻한다.


전교조

사태는 다른 한 켠에서 증폭되고 있다. 이번 사건 은폐 축소에 전교조 인사도 관여했다는 주장이다. 피해자 변호인인 김종웅 변호사가 9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사흘간의 허위진술(이석행의 도피가 S씨의 부탁을 받은 것이 아니라 1일 밤 집으로 들어가는 도중 이석행과 K씨가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하라는 것) 강요에는 전교조 관계자 모씨도 합세해 이뤄졌다는 것이다.

동아일보도 나섰다. 동아는 '성폭행 미수' 사건을 축소 은폐하는 과정에서 전교조 지도부 개입 주장을 내놓았다. 즉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의 입을 빌어 관련자로 지목한 전교조 정진화 전 위원장외에도 정진후 현 위원장(당시 수석부위원장)이 참교육실천연대의 NL계열이라며 친절하게 사진을 곁들여 관련성 여부를 암시했다.

동아는 피해자 대리인을 맡고 있는 오 사무국장이 9일 통화에서 “정진화 전 위원장이 직접 나서 피해자를 회유하려 했다” 그리고 “조직 논리 때문에 조합원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박탈당했"고 "그런데도 지도부가 이를 은폐하려 했다”면서 “사건 은폐에 개입한 것은 정 전 위원장”이라고 밝혔다고 했다. 또 "오 국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여성인 정 전 위원장이 같은 여성 조합원의 성폭력 피해사실을 은폐하려 한 셈"이라고 비난했다. 이미 전교조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전교조 지도부의 개입 여부에 대한 조사에 나선 상태라고 했다.

재정리 해보자.
피해자측은 2차 가해와 관련하여 민주노총 지도부 전원 사퇴를 관철시켰고, 가해자 K씨에 대한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그런데 추가로 피해자 대리인 오 사무국장에 의하면 전교조 지도부가 사건 은폐에 개입한 것이 드러났다. 용의자(?)는 그것도 같은 여성인 정진화 전 위원장이란다. 이쯤되면 피해자측은 사건 은폐에 개입한 전교조 지도부 전원에 대한 사퇴를 요구할 단계에 접어든 것 같다.


민노총은 하고, 전교조는 하지말자?

그런데 이미 진상조사위를 꾸린 전교조는 피해자측이 10일 오후 진상조사를 원하지 않는다고 해 활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오 사무국장의 말이다.
'자체 진상조사로 피해자에게 2차 피해가 생길 것을 우려해 전교조 차원의 진상조사를 원하지 않는 것'.

허참.. 괴이한 일이다. 2차 피해가 요술방망이가 돼버렸다.
오 사무국장의 말대로 "직접 나서 피해자를 회유하려 했다"는 전교조 정진화 전 위원장은 조사도 퇴진요구도 하지 않고, 촛불정국에서 민주화운동하다 감옥에 갇힌 민주노총 이석행 전 위원장은 피해자 집에 잠시 머물렀다는 이유로 그리고 민주노총 집행부는 이번 사태에서 관련이 있건 없건 모조리 싸잡아 사퇴를 시켰다? 아니다. 그건 아니다. 피해자측은 그토록 원하는 진상규명에 어떤 예외도 두어선 안되는 것이 형평성에 맞다.


성폭력 잣대 비현실적

이 와중에도 흥미로운 글이 하나 있어 소개한다. 10일자 한겨레신문 박찬수 논설위원의 글이다.
"솔직히 성폭력이 어디 진보·보수를 가려서 발생하는 건가. 인간의 선악이 이념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건 이미 오래전에 깨달았다. 그런 점에서 ‘더 높은 도덕성을 보여야 하는 진보 단체에서 …’라는 식으로 이 문제에 접근하는 건 비현실적이다."

박 논설위원의 생각은 상식 같지만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상식으로 통하지 않는다. 특히 진보진영에서는 그렇다. 언제부터인지 애초 부르주아 페미니즘이 생산한 '성주류화 전략' 이론에 포섭당한 진보진영은 생사를 다투는 노동과 자본 사이의 적대적 전선 앞에서조차 생물학적 성 사이에서 발생하는 긴장에 끊임없이 교란당하면서 자승자박하고 있다.

노동운동이나 사회운동 같은 진보운동은 남한사회는 물론 세계민들 모두 기득권 세력을 상대로 민중들(생물학적 성을 넘어)의 해방을 기조로 투쟁한다. 그럼에도 우리들의 투쟁에 영육의 '고결함'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보는가. 그리고 운동에 '불결함'이 발생할 때마다 "내탓이오"라고 투항하면서 조직을 송두리째 흔들어 버리고 싶은가. 그렇다면 좋은 수가 있다. 아예 종교에 귀의하라.


20090210 혁사 무당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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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 성폭력 , 전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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