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는 6일 자영업자의 고용보험 실업급여 임의가입을 허용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 ‘고용보험법’과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 징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의하면, 50인 미만인 사업장의 업주나 혼자 일하는 자영업자가 대상이며, 본인이 원할 경우 선택한 소득액 가운데 일정 비율의 보험료를 1년 이상 납부하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수급자격은 매출액이나 생산량이 평소의 20% 이상 감소해 비자발적으로 폐업을 했거나 사업을 양도했을 경우에 발생하며, 실업급여는 선택한 소득의 50%로 보험료를 낸 기간에 따라 90일에서 180일까지 지급된다. 자영업자들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고용보험 가입이 가능하다고 한다.
국내 비임금근로자수는 지난 8월 현재 714만명이며 그 중 자영업자 규모는 573만5000명(9월 현재)이다. 특히 자영업자 규모는 선진 경제권의 10% 대에 비하면 3배를 상회하는 32.8%(이는 그나마 금융위기 1년 전 대비 5.4% 감소한 수치)에 달한다. 여기서 ‘비임금근로자’란 자영업주(고용주+자영업자)와 무급가족 종사자를 통합한 개념이다.
노동부 개정안은 비임금근로자 중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사회안전망 차원에서 일단 환영할 만하지만 실효성 면에서는 문제가 많다. 자영업 부분의 과도한 비중은 신자유주의 경제체제 하에서의 정리해고와 불안정노동에서 비롯되어 일자리 찾기에 실패한 서민들의 ‘막차 현상’인 만큼, 지속적인 삶이 가능한 '일자리 창출'등 그에 합당한 정책이 제시되어야 함에도 이번 개정안은 변죽만 울린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예정하고 있다는 자영업자의 보험료율 2%는 임금노동자의 보험료율인 월 평균소득의 0.9%보다 훨씬 고율이라 가뜩이나 어려운 형편의 영세 자영업자들이 과연 지불할 능력이 있을지 의문이다.
영세성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는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427만명(별개로 무급가족종사자는 138만명)으로 전체 자영업자 중 74%에 이른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자영업자의 창업자금 규모가 500만원 미만이 34.2%(신규 자영업자의 경우 40.0%)라는 사실이다. 이렇게 열악한 서민들에게서 어쨌든 일정소득이 보장되는 임금노동자의 2배 이상을 거두겠다는 노동부의 무리한 발상을 보면 이번 정책(안)은 자칫 전시행정으로 끝날 개연성이 높다.
진보진영이 각별히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이번 개정안이 자영업에 국한 된 것으로 비록 립서비스일망정 ‘비임금근로자(비임금노동자)’란 개념으로 접근한 이명박 정부의 친서민적 행보의 성과로 치장될 수도 있으므로, 진보진영에서는 그간 공장노동자에 편중돼 영세자영업자까지 일체 노동자로 보지 않으려던 일부 경직된 시선을 고쳐 잡을 필요가 있다.
비임금노동자에 특수고용노동자(택배기사, 학습지교사, 보험모집인, 레미콘기사, 골프장 경기보조원, 요양보호사 등) 및 노점노동자ㆍ재활용노동자 등을 포함해 이들 모두를 '비공식노동자' 개념으로 접근하면서 '노동자'의 외연을 대폭 확장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최덕효 (한국인권뉴스 대표 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