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용산! 강제철거 8년차 행신동 철거민 투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03년 초 시행사인 대명종합 건설과 시공사 SK건설에 의해 자행된 철거로 인해 고양시 행신동 철거반대 투쟁은 8년 차에 접어들고 있다. 행신동 철거 반대 투쟁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장기간에 걸친 투쟁 중의 하나가 되어 가고 있다.

8년에 가까운 오랜 세월 투쟁하는 동안에 건설자본과 결탁한 고양경찰, 고양시청, 덕양 구청 등의 극악한 탄압으로 인해 행신동철거민 가족은 수 십 차례 연행과 어마어마한 액수의 벌금형 선고, 부부가 동시 구속되기도 하고, 수차례 교대로 구속되는 등 혹독한 탄압을 당해야 했다. 더군다나 2004년 살고 있던 생가를 반파당한데 이어 2005년에는 완전 싹쓸이 강제철거 당했다. 이후로 2006년도부터는 한 가족 전체가 도로 옆 길바닥에 천막을 치고 노숙농성을 해왔다.

길바닥 노숙 농성생활은 인간으로서는 견디기 힘든 고통의 나날이었다. 한 여름 뜨거운 아스팔트와 도로를 질주하는 차량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를 견뎌야 했고, 거리의 소음과 매연, 먼지 등을 뒤집어쓰며 생활해야 했다. 4번의 겨울을 오들오들 떨면서 뼛속 깊이 파고드는 추위를 견뎌야 했다. 이러한 고통을 어린 아이들과 함께 겪어야 하는 현실이 더욱 절망스럽고 안타까웠다. 아이들은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물과 전기, 화장실 등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제반시설이 전무한 길거리에서 차량과 천막에 의지하며 보내야 했던 참혹하고도 지울 수 없는 통분의 나날들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참혹한 길거리 노숙 농성조차도 안정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고양시청과 덕양구청은 한 가족의 최후의 삶과 투쟁의 거점인 천막농성장을 ‘불법 적치물 단속’을 이유로 수십 명의 고양경찰과 직원들을 동원하여 무자비한 행정대집행으로 강제철거를 자행해 왔다. 08년 6월 10에는 행정대집행으로 천막농성장을 강제철거 당하고 차량 안에서 생활을 해야 했고, 08년에는 11월 27일에는 시공사인 SK건설과 시행사인 대명건설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했다는 이유로 연대 단위 12명이 연행되고 1명이 구속되는 탄압을 당해야 했다. 최근 2010년 4월 2일 고양시청과 구청, 고양경찰은 100여명이 넘는 철거인력과 공권력을 동원하여 천막을 강제철거 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여기에 항의하는 행신동세대위투쟁위원회 위원장과 연대 집회 참가자를 연행하기도 했다.

대명종합건설은 강남 본사 앞에서 진행된 항의집회를 이유로 수차례 고소고발을 자행해 왔고, 본사 앞에서는 집회를 막기 위해 방어집회를 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대명건물에 입주한 시설관리업체와 인근 상인들을 종용하여 집회금지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갖은 수단을 동원하여 집회를 방해하고 있다.
  고양시청 앞 행신동 철거민 탄압 규탄 기자회견 [출처: 뉴시스]

고양시에서 이렇게 가장 첨예하고 절박한 철거민 생존권 문제가 8년 동안이나 해결되지 않고 있는데도 주무관청인 고양시청은 이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오히려 각종 탄압에 앞장서 왔다. 고양시청은 시정 목표 및 주요 추진과제로 안정된 주거환경, 주거 단지 녹지 구성, 품격 있는 문화. 예술도시, 균형 있는 복지도시,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라는 구호를 내걸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휘황찬란한 구호들을 내걸고 있다고 하더라도 8년 동안이나 계속되고 있는 행신동 철거민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 도시 재개발, 재건축 과정에서 가난한 세입자들의 주거 생존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 구호는 주민들을 기만하고 속이는 거짓말에 불과한 것이다.


제2의 용산학살을 부르는 이명박정권의 개발정책

지난 2002년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은 대규모 뉴타운 건설을 강행하면서 도시 재개발 문제가 더욱 불거지게 되었고 이것이 오세훈 한나라당 시장으로 이어지면서 지난 해 재개발 과정에서 공권력의 만행으로 용산에서 5명의 철거민들이 살해당했다. 정부는 용산학살이 벌어지자 근본적인 재개발 대책을 제시하겠다고 하지만 여전히 용산 4구역에서 재개발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월 수원 신동 한 철거민의 갑작스런 죽음과 2월에는 응암동 한 철거민이 분신하는 등 폭력적이고 야만적인 도시 재개발은 계속되고 있다.

심지어 지난 4월 6일 국토해양부는 ‘도시재생활성화기본법’ 제정을 추진한다는 발표를 했다. 이 법은 뉴타운, 재건축, 재개발, 역세권 개발 사업을 하나로 통합하고, 인구 50만 명 이상 도시는 자체적으로 뉴타운 지구를 지정하고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자유롭게 초대형 뉴타운 건설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언론에서는 이 법을 초대형 뉴타운 특별법이라고 부르기고 한다. 상가 세입자와 주거 세입자의 생존권을 고려하지 않고 추진되는 이 초대형 뉴타운 특별법은 또 다시 제2의, 제3의 용산학살을 만들어내는 죽음을 부르는 폭력적이고 야만적인 법률에 다름 아닌 것이다.

지난 해 국회의원 선거에서처럼, 6.2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은 앞 다퉈 재개발 공약을 내세우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허울 좋은 도시 대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추진되는 각종의 개발사업은 오로지 건설자본만을 배불리게 하고, 주택가격을 천정부지로 상승시킴으로써 원 거주민의 재입주율이 20% 정도에 그치도록 하고 있다. 결국 도시 재개발은 상가, 주거 세입자뿐만 아니라 일부 가옥주들의 주거 생존권까지도 박탈하는 악랄한 정책에 불과한 것이다. 이명박정권은 서민 주거 대책의 일환으로 그린밸트를 훼손하면서까지 보금자리 주택을 건설한다고 하지만 이 보금자리 주택의 대부분은 분양주택이고 그 가격도 2억-4억에 달해서 가난한 서민들을 우롱하는 것에 불과하다.

현재 주택 보급률은 110%를 넘는데 자기 주택을 소유한 사람은 50%가 채 되지 않고 심지어 이 주택건설 과정에서 전국 곳곳에서 수많은 철거민들이 생존의 터전을 박탈당하고 있다. 여기에 현재 아파트 과잉공급으로 실질적으로 미분양 된 주택이 수십만 채에 달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주택이 넘쳐나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집 없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고, 철거민들이 속출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명박정권은 미분양된 아파트를 정부에서 대량으로 매입한다고 하면서도 이것을 영구임대주택으로 돌려서 미분양과 서민들의 실질적인 주거 생존권을 해결할 수 있는 방책을 거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명박정권은 건설경기를 부양한다는 명목으로 공급 위주의 건설정책을 쓰면서도 공공임대아파트 비율은 고작 5%에 지나지 않은 것을 볼 때 서민들의 주거 생존권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이미 언론에서는 부동산 과잉을 말하고 있는데 이명박정권은 전국에 걸쳐 한강 르네상스, 용산국제업무지구, 여의도 국제금융지구, 잠실 제2롯데월드, 부산 문현지구 파이낸시아 등 거대 뉴타운과 100층이 넘는 초대형 빌딩들을 마구잡이로 건설하고 있다.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을 말살하면서 건설자본을 위한 이명박정권의 마구잡이식 건설경기 부양 정책은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위기 처럼 부메랑이 되어 한국경제를 한층 더 깊은 위기로 재차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행신동 철거민 투쟁은 곧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이다!

8년이나 계속되고 있는 행신동철거민의 문제는 행신동 철거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용산 철거민들의 문제이고, 응암동, 왕십리, 수원 신동, 부산 사하구 등 전국 1500여 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우리 사회 전체의 가장 긴급한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행신동 철거민 문제의 해결은 전국적인 철거민 문제와 폭력적인 도시 재개발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천막을 강제철거하는 구청직원들 [출처: 뉴시스]

행신동 철거민 수백 명을 내쫓은 자리에 행신동 SK-뷰 3차 아파트가 거대하게 들어서서 준공검사를 끝내려 하고 있다. 이 공사가 시작되기 전 제대로 된 보상과 주거대책 없이 쫓겨난 수백 세대의 피눈물과 고통을 뒤로 하고 SK-뷰 아파트가 거대하게 들어선 것이다. 하지만 비록 한 세대만 남았지만 아직도 행신동 철거민 한 가족이 남아서 잊혀진 수백 세대의 고통과 아픔을 대신해서 투쟁하고 있다.

이제 고양시청과 시공사인 SK와 시행사인 대명종합건설은 8년이나 계속된 행신동 철거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세입자, 가옥주 할 것 없이 원거주민들의 주거 생존권을 말살하는 살인적이고 폭력적인 주택정책은 사라져야 한다. 폭력적인 주택정책이 계속되는 한 전국 1500여 곳에서 언제 또 다시 제2의 용산학살과 같은 비극이 발생할지 모른다. 생존을 담보로 이윤만을 추구하는 건설자본과 건설자본과 결탁한 정권에 맞서는 투쟁만이 이러한 비극을 끝장낼 수 있을 것이다. 행신동 철거민과 전국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철거민들의 투쟁에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
덧붙이는 말

행신동 세대위 투쟁위원회/노동해방철거민연대 김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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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민 , 행신동 , 대명종합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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