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말리아 해적 제압 작전은 ‘양날의 칼’

소말리아 해적 제압과 관련한 한국군에 대한 칭송이 자자하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는 지난 21일 구출작전이 종료된 후 이명박 대통령이 텔레비전 생중계 담화에서 “어제 국방부 장관에게 인질 구출작전을 명령했다”고 밝힐 정도로 정치적인 이슈로 발전하고 있다.

이후 외신들은 소말리아 해적들의 향후 보복공세 움직임을 보도해 주목된다. 현지 해적들은 한국군의 이번 공격으로 8명의 동료 해적이 숨진 데 대한 보복으로, 앞으로 "한국 선박을 납치하면 돈을 요구하지 않고 선박을 불태우고 선원을 죽일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해적들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더라도, 소말리아 해적 출몰 지역으로 널리 알려진 아덴만은 한국 등 아시아 지역의 선박들이 필수적으로 경유해야 하는 인도양과 지중해를 이어주는 길목이기에, 이 노선을 피하지 않는 한 이번 삼호주얼리호 구출 작전의 여파가 현지에서 해적들과 마주치기 쉬운 한국 선원들에 대한 위험도를 증가시킬 개연성은 적지 않아 보인다.

특히, 소말리아 해역에서의 외국 어선들의 싹쓸이 조업과 정체불명의 유럽지역 배들이 버린 쓰레기 핵폐기물로 인해 생계 기반을 잃은 어민들이 해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과 소말리아 현 정부의 통치력이 겨우 수도 모가디슈 정도에만 미칠 뿐 대다수 지역이 무정부 상태라는 점은 해적이 발생하는 구조적 원인을 제쳐두고 이들과 전투로만 대응하는 것이 옳은가라는 물음을 남긴다.

현재 소말리아 해적은, 지난해 10월 케냐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금미305호(당시 선장과 기관장 등 한국인 2명과 중국인 2명, 케냐인 39명 등 모두 43명 승선)를 납치한 상태이고, 그 외에도 외국 선박 28척과 선원 600여명을 억류(2010년 말 기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최근 한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지난 3일 황해도 사리원에서 대북전단을 신고하지 않고 돌려 본 주민과 보위부 간부를 주민 500여명이 보는 가운데 공개처형한 것으로 보도했다. 이 전단은 자유북한운동연합과 납북자가족모임 등 대북단체들이 연평도와 강원도 철원 등에서 북한의 3대 세습체제를 비판하는 전단과 미화 1달러짜리 지폐, 천안함 폭침 등이 담긴 DVD 등을 대형 풍선에 매달아 북쪽으로 날려 보낸 것의 일부로 추정된다.

아무리 뜻이 좋아도 결과가 예상과 반대로 나타나는 ‘양날의 칼’인 경우가 종종 있다. 북한 주민 공개처형 사건이 사실이라면, 이는 북한에 자유의 바람을 불어 넣겠다고 풍선을 띄운 사람들의 노력(?)이 이들을 죽음으로 몰았다는 혐의에 직면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삼호주얼리호 구출 작전이 소말리아 해적들의 분노를 더욱 자아내 한국 선박에 대한 살인적인 공격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으니 이번 작전을 칭송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말이 된다.

바람직한 것은 중장기적으로 소말리아 사람들이 이들 해적에 대해 지니고 있는 일종의 ‘영웅심리’ 같은 것을 잠재울 수 있게끔, 한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소말리아 민중들의 요구를 들어보고 대안이 될 수 있는 실질적인 내용들을 채워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펼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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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질서확보최우선

    소말리아 민중의 요구따위를 들어보려고하는것보다
    소말리아 해적들을 무장해제시키는것이 최우선과제다.

    총든놈이 민간선박을 볼모로 요구하는것을 들어주는것은, 요구의 내용과 무관하게 강도짓을 부추기는것이다

  • eusebio777

    한가한 이야기입니다. 이상적이긴하나 일단은 힘을 보여주고 그다음이 유화책입니다. 처음부터 얕보인게 연속적인 피랍대상이 된겁니다. 몇 번 날린다음 달래야지요. 물론 마지막은 달래는 겁니다. 인간의 속성상 잘 안되겠지만....

  • 질서확보최우선

    소말정부의 치안력이 약한게 문제라면, 해적을 무장해제시킨후, 치안군을 UN에서 파병하면 도움이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