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재스민 혁명, 교계는 이슬람권 선교보다 민중의 이해에 관심 가져야

[논평] 재스민 혁명, 교계는 이슬람권 선교보다 민중의 이해에 관심 가져야

튀니지에서 시작된 북아프리카 및 중동 지역에서의 민주화 운동인 ‘재스민 혁명’이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를 전진시키고 있는 가운데, 국내 교계에서는 이 지역에 대한 해외선교 전략을 두고 벌써부터 군침부터 흘리는 분위기가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슬람권 선교에 관심 있는 국내 선교계는 최근의 ‘재스민 혁명’과 관련하여 해당 국가들의 독재정권이 붕괴되면 자연스레 기독교 선교 활동이 자유로워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이전과 차이가 있다면 선교사들이 현지 언어와 문화를 충분히 수용해 원주민들과의 소통에 능해야 한다는 등 전술적인 측면을 각별히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단성론’으로 널리 알려진 이집트의 콥트교회와 같은 현지 교회와의 협력을 우선시 하면서 무리한 교회 개척을 지양하자는 견해도 제출돼 눈길을 끈다. 예수 그리스도에게는 신성만이 존재한다는 기독론으로 칼케돈 공의회에서 이단으로 단죄된 바 있는 ‘단성론’과의 협력을 제안할 정도로 전술이 유연해졌다는 건 근본주의자들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국내 기독교계 풍토에서는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아이러니다.

그러나 이슬람권 선교가 원주민들의 이슬람 문화와 쌍방향으로 소통하려는 의지가 없이 단순히 기능적인 접근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여전히 앞뒤가 맞지 않는 행보로 보인다. 예컨대, 이슬람 채권(수쿠크)에 대한 보수 기독교계의 움직임도 그런 경우다. 이들은 수쿠크가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의 자금으로 이용될 우려가 있다는 등 이유를 대며 당국이 과세 혜택을 주면 낙선운동도 불사하겠다고 정치권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데, 이러한 무지는 이들의 본능적인 이슬람 방어기제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수쿠크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이자를 받지 않도록 설계된 일종의 지불 각서로, 특정 사업에 투자한 뒤 수익을 배당하는 형태를 띤다. 예컨대 주택담보대출도 은행이 집을 사서 임대하고, 원금과 이자는 수수료로 상환받는 형식을 취하는데, 이슬람에 유난히 예민한 국가인 영미에서조차 제도를 개편해 수쿠크 발행을 준비하는 등 이 제도의 수용은 오일달러를 유치하려는 국제금융계의 한 흐름이기도 하다. 해서 한 경제전문가는 보수 기독교계의 수쿠크 정치화에 대해 “중동에서 석유를 사오는 건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을 돕는 것이라는 논리와 같다”고 조소한다.

현재 ‘재스민 혁명’은 튀니지와 이집트에서 독재정권을 몰아낸 후 바레인, 예멘, 리비아, 알제리, 이란 등의 아랍 국가로 도미노 행진 중이다. 그리고 이곳 독재정권 치하 국가들에서는 하나같이 부정부패로 거부가 된 집권층(기득권층)과 만성적인 실직 및 살인적인 물가로 도탄에 빠져 극도로 분노한 민중들이 대치하고 있다.

역사에서 늘 그랬듯이 ‘재스민 혁명’에서도 자유와 평등을 향한 민중들의 운동은 처절한 모습으로 전개된다. 시민혁명을 거부하는 정부의 폭력대응은 길거리에서 수많은 사상자들의 피를 부르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들의 시민혁명이 승리할 수 있게끔 국내여론을 모으고 국제사회의 여론을 조성해 독재정권들이 물러날 수 있도록 압박을 가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이 역사적인 ‘재스민 혁명’ 앞에서 국내 보수 기독교계가 미리 이슬람권 기독교 선교를 계산하는 것은 지금 당장 그곳 민중들의 피를 멈추고 민주주의를 세우는데 지원해야 할 이 엄중한 시기에 어울리지 않는 매우 염치 없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시민혁명으로 독재자들을 몰아내는 일, 그곳 민중들의 열망을 지지하고 기도하는 일은 인간의 생명과 존엄을 살리는 일이다. 아울러 여기에는 그들의 유서깊은 토착문화에 대한 존중과 이해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노력들은 중장기적으로는 '재스민 혁명'이 '원형의 예수정신'과 둘이 아니라 하나임을 소통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전제이며, 동시에 맹목적으로 관성화된 제국주의적 기독교 선교를 지양하는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고귀한 실천행동임을 깊이 유념해야 한다.


2011. 2. 22

새로운기독교운동연대(준) - 새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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