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손봉호 교수와 관련 활동가들의 ‘한기총 해체 운동’에 바란다
손봉호 교수(고신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자문위원장)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해체 운동을 선언하고 나섰다. 손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교회가 개신교 역사상 가장 타락했다. 한기총은 개혁이 불가능하기에 해체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제대로 된 교단이라면 한기총에서 탈퇴해야 한다. 그런 후 한기총에 스스로 해체하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도 해체하지 않으면 서명 운동을 펼칠 생각“이라고 압박했다.
손 교수의 한기총 해체 운동 선언은 최근 드러난 한기총 금권선거에서 보듯 그동안 부패가 상례화 된 이 단체가 마치 국내 기독교계를 대표하는 양 전횡하던 행태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점에서 만시지탄이지만 그럼에도 시의적절한 제안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를 위해 교단의 탈퇴를 강조한 것은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써 꼭 필요한 선결조건이다.
그리고 손 교수가 밝힌 것처럼 “‘활동가 모임’에서 한기총을 해체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이루어졌다”는 언급은 한기총 해체 운동이 기독교 운동 활동가들의 조직적인 차원에서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암시하며, 나아가 “개신교계를 전혀 대변하지 못”하는 한기총의 비대해진 권력화 현상을 활동가들이 직접 나서서 저지하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한편, 한기총 문제를 ‘부패’ 중심으로 보는 손 교수의 관점에 대해서는 추가할 몇 가지 사항이 있다.
첫째, 부정과 부패는 한 몸(不正腐敗)이라는 관점으로 확대해야 한다. 널리 알려진 대로 한기총 금권선거와 대형교회 비리는 빙산의 일각이다. 이들은 반공이데올로기에 기대고 자본의 논리에 앞장서 기독교를 수단으로 한 권력화로 상시 이행 중인 집단이다. ‘부정의’가 바로 이들 ‘부패’의 온상인 것이다.
둘째, 선언만으로는 해체되지 않는다. 해체가 실현되려면 교단은 물론 그 구성원들인 개교회까지 아우르는, 본디 ‘예수운동’에 부합하는 근원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한기총-교단-개교회’는 이미 먹이사슬 구조로 고착화 되었으며, 거대 괴물이 된 이곳에는 ‘예수(정신)’가 떠난 지 이미 오래임을 유념해야 한다.
셋째, 한기총 문제는 2천년 기독교의 치부이기도 하다. 기독교가 콘스탄티누스 대제 이후 오늘날까지 제국화의 길을 걸어 온 과정에는 역사상 수많은 교황들과 황제들, 기독교 지도자들과 정치가들의 야합이 큰 몫을 했다. 왜 기독교가 점차 기득권이 되어 민중 지향의 당파성을 포기했는지는 지난 역사에서 권력의 속성을 통찰해야 이해될 수 있다.
최근 이슬람 채권(수쿠크)에 대한 한기총 등 보수 기독교계의 비논리적인 거센 반대에서 보듯, 이들이 선거를 구실로 정치권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은 수쿠크 사안을 계기로 국내(외) 종교시장에 이슬람의 진입을 강력 저지해야겠다는 일종의 거룩한(?) 사명감과도 같다. 그러나 이는 종교의 자유(무종교의 자유를 포함하여)가 인정되는 우리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발상이라 하겠다.
예수운동은 ‘윤리적’ 관점에 국한할 것인가 아니면 ‘해방’의 관점까지 포괄할 것인가에 따라 실천행동이 달라진다. 그동안 절차적 민주화에 치중했던 국내 기독교 운동이 지금처럼 화석화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던 데에는 후자에 대한 노력이 많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한기총 문제는 결코 ‘윤리적’ 틀 안에서만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기왕에 '한기총 해체 운동'을 선언한 만큼 이번 일을 계기로 손 교수와 관련 활동가들의 인식이 87년 체제를 훌쩍 넘어 당파성으로 굳게 자리 잡음으로써, '원형의 예수(정신)운동'으로 외연을 크게 확장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2011. 2. 28
새로운기독교운동연대(준) - 새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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