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철 "사회주의 정당 강령은 1세대 혁명전통 원칙 기반으로 연구해야"

최덕효(대표겸기자)

[사노위 혁명정당 강령 정립 모임 토론회]
오세철 강령기초위원
"여성주의당이나 정세에 안주하는 당은 마르크스주의당과 함께 갈 수 없다"


제대로 된 사회주의 정당을 수립하려면 1세대 혁명가들이 고수한 혁명 전통의 원칙을 기반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견해가 제출됐다.

1일 오후 7시 서울 용산 소재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 강당에서는 혁명정당 강령 정립을 위한 2차 공개토론회가 열렸다. ‘사노위(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공동실천위원회) 혁명정당 강령 정립 모임’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 사노위 오세철 강령기초위원(연세대 명예교수)은 「자본주의 쇠퇴와 사회주의 혁명」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현재 사노위에서 진행 중인 강령토론과 관련, 반드시 지켜야 할 혁명강령의 전제를 재확인했다.





오 위원은 혁명정당은 “맑스, 엥겔스, 레닌, 로자 룩셈부르크, 트로츠키 등과 같은 1세대 혁명가들에게서 버릴 것도 있겠지만 보다 더 중요한 공통적인 내용들을 계승해야 혁명강령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히고, 최근 사노위 일각의 강령(초초안) 흐름을 염두에 둔 듯 “그냥 평면적인 사고 같은 건 전혀 의미가 없다.”며 새로운 사조를 일축했다. 오 위원은 “제3안이 있다면 역사적으로 평가되는 것인 만큼 강령은 앞으로 더 토론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리고 문제의 사조로 △자본주의의 폐절 기획을 포기하고 ‘새로운 실재론’이나 ‘시장 사회주의’에 의한 기존 체제의 개혁을 말하는 흐름 △발전하는 총체성 개념에 대한 포스트모던의 거부, 즉 무엇의 극복으로 결과되는 모든 역사적 의미를 거부하는 조류 △반자본주의 전망을 유지하지만 ‘진보’ 또는 ‘문명’과 문제를 동일시하며 역사운동의 사상이 모두 틀렸고 과거로의 회귀를 원하는 낭만주의 조류 등 세 가지를 지적했다.

또한, 과거 스탈린 당시 미국과 소련간의 냉전에 대해 ‘자본주의 VS 국가자본주의'의 대립구도로 설명하면서 구 소련을 ’(타락한) 노동자국가‘로 보는 일부 시선에 의문을 제기했다. 오 위원은 사회주의를 압살한 세력으로 스탈린주의를 지목한 다음, 자본주의 파탄과 함께 마지막 제국주의 전쟁이 일어난다면 ’미국 VS 중국‘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리고 “지난 50~70년대 잠시 경제호황을 타고 “사회주의인가 야만인가?”라는 물음으로 1세대 혁명주의자들에게 문제 제기한 ‘68혁명’이 20년 투쟁에도 불구하고 불꽃이 꺼져버렸다“고 진단하고, ”이제는 다시 (사회주의에 대한) 객관적 분석이 필요한 시기“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여성주의당이나 정세에 안주하는 당은 마르크스주의당과 함께 갈 수 없다.“며 ”혁명당 강령은 각국별로 다양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1세대 혁명주의자들처럼 노동계급에 대한 낙관주의적 신뢰와 애정이 있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혁명은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노동계급의 능동적이며 주체적인 힘으로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오 위원은 사노위 강령토론이 좀 더 공개적인 논쟁으로 발전되어야 한다며 사노위를 포함한 범사회주의 경향 세력들에게 8가지 토론 주제를 공식 제기했다.

첫째, 자본주의 쇠퇴 이론과 개념은 프롤레타리아 혁명과 공산주의 사회 건설의 핵심으로 중요하게 인식되어야 한다.
둘째, 자본주의 위기에 대해 경제이론의 양적 기준 만으로 이해하는 것은 불충분하다. 따라서 유물론에 철저하게 기초하면서 총체성의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셋째, 경제메커니즘과 계급투쟁의 변증법적 통합인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넷째, 부르주아지의 저항능력이나 기술발전의 힘에 대한 지나친 과대평가는 부적절하다.
다섯째, 쇠퇴와 자본의 실질적 지배와의 관계가 철저하게 분석되어야 한다.
여섯째, 주체로서의 노동계급에 대한 인류학적 문화적 연구가 쇠퇴와 관련되어 폭넓게 연구되어야 한다.
일곱째, 자본 축적에서 포드주의·포스트포드주의의 이분법을 넘어 쇠퇴 시대의 울트라포드주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여덟째, 맑스주의 핵심과 그 이론적 간극과 빈틈에 대한 보다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


오 위원은 자본주의 쇠퇴이론 설명에서 “자본주의는 1차 세계대전을 정점으로 계속 하강하고 있으며 이는 사회주의의 물적 기초마저 파괴할 정도”라며 “2차 세계대전 후 25년간 잠시 호황을 누렸지만 주로 전쟁경제, 재건, 국가부채, 금융자본의 독립(투기자본 등)에 기댄 것으로 자본주의는 지금도 여전히 인류전체에 대한 절멸을 우려할 정도로 파탄을 향해 치닫고 있다.”고 경고하고, “이는 결코 ‘공황론’으로 해석되지 않으며 ‘역사유물론’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자본주의 쇠퇴론과 역사유물론의 핵심으로 오 위원이 인용한 맑스의 <요강> 부분은 다음과 같다.

어느 점을 지나면 생산력 발전은 자본에 장애요소가 되고, 결과적으로 자본관계 또한 노동의 생산력 발전에 장애요소가 된다. 이러한 관계가 형성되면, 자본 다시 말하여 임금노동은 사회적 부와 생산력의 발전에 길드 체제, 농노제, 노예제가 그랬던 것처럼 족쇄가 되며, 필연적으로 해체된다.
임금노동과 자본을 양 측면으로 가진, 인간 활동이 취한 노예체제의 마지막 형태는 그리하여 마치 허물이 벗겨지듯 사라진다. 이것이야말로 자본에 대응하는 생산양식의 귀결점이다. (스스로 이미 부자유한 사회적 생산의 이전 형태들에 대한 부정인) 임금노동과 자본의 부정을 위한 정신적 물질적 조건들은 자본의 생산과정 자체의 산물이다. 사회의 생산력 발전과 현존하는 생산관계 사이에 점증하는 부조화는 모순, 위기, 변동으로 표현된다. (요강 전집 29권 중에서)






사노위 "지난 사회주의(강령)는 가부장적 행태에 아무런 해결책 제시하지 못했다"

한편, 사노위는 ‘사노위 혁명정당 강령 정립 모임’과 별개로 강령추진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사노위는 ‘여성해방 그 길을 찾는다’라는 주제로 지난달 27일부터 이화여대(포스코관)에서 강좌를 열고 있다.

사노위는 1강 발제문건(한국의 여성운동과 사회주의/ 전소희)에서 “(여성주의에 있어) 자유주의자나 급진주의자들과 사안에 따라 연대활동을 할 수 있으며, 또한 사안에 따라 노동계급 여성 뿐 아니라 ‘여성 일반’을 포괄하는 운동을 전개해나갈 수도 있”지만, 특정 사안에 대한 ‘해결’을 넘어 궁극적인 사회 ‘변혁’에 있어서는 이중 삼중의 억압을 받고 있는 노동계급 여성이야말로 진정한 해방의 담지자이자 주체가 될 수밖에 없“다고 적었다.

그리고 “생산양식 변혁을 통한 사회주의에 대한 전망을 분명히 하면서도 우리가 지향하는 사회주의에 대한 여성주의적 재구성이 필요”하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기존의 맑스주의 페미니즘과 사회주의 페미니즘의 문제의식을 적극 수용하면서도 그 한계를 이론적, 실천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지금의 변혁운동도 가부장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며 “혁명 이후 러시아 및 기타 현실 사회주의 국가에서, 68혁명 당시, 남한에서의 민주화 및 노동자 투쟁 과정에서, 그리고 지금 현재에도 여성들은 동지들로부터 배신과 탄압을 받기도 하고 배제당하기도 하고, ‘여성’ 의제는 눈앞의 투쟁사업장 앞에서 사라진다.”고 말했다. 그리고 “여태까지 사회주의 이론, 투쟁의 방향과 내용, 강령이 이런 가부장적 행태에 대한 아무런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이상에서 보듯, 1세대 혁명가들이 고수한 혁명 전통의 원칙을 기반으로 강령을 연구해 나가자는 ‘사노위 혁명정당 강령 정립 모임’(오세철 위원)과, 여성주의를 강령에 집중적으로 반영시키고자 하는 ‘사노위’는, 이제 사노위의 내부적 틀을 넘어 범사회주의 경향세력들을 향해 각기 토론·강좌를 통해 문호를 넓히는데 치중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향후 일정으로는, ‘사노위 혁명정당 강령 정립 모임’은 오는 7일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 강당에서 「프롤레타리아독재와 역사적, 사회주의」를 주제로, ‘사노위’는 4일 이화여대 포스코관(362호)에서 「현실 사회주의와 여성 - 의의와 한계」를 주제로 토론·강좌를 연다.

한편, 지난 4월 30일 오후 6시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자본주의 분쇄, 노동자계급정치 실현, 사회주의노동자정당 건설”을 기치로 내건 사노위 주최 ‘4.30 정치대회’가 열린 바 있다.

[한국인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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