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자(기자)
국격제고를 위한 차별없는 사회 기반 구축 세미나한국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차별행위는 학력과 학벌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더욱이 이런 현상은 계속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이에 대한 사회적 대책이 시급히 요청된다.
1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주최로 열린 ‘국격제고를 위한 차별 없는 사회 기반 구축’ 세미나에서는 김태홍 선임연구위원이 조사한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차별 유형이 발표됐다. 김 연구위원은 지난 6월 전국 16개 시도의 만 20살 이상 남녀 94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바 있다.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응답자들은 ‘한국 사회에서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차별’을 묻는 질문에서 학력·학벌 항목에 가장 많은 수치인 29.6%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2004년 수치(21.5%)보다 무려 8.1%가 늘어난 것이다.
다음 순위로는 동성애 항목으로 16%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2004년(7.2%) 대비 2.2배에 해당하는 것으로 동성애에 점점 관대해지고 있는 선진국과는 크게 대조된다.
그 다음으로는 외모 항목으로 11.7%였다. 이는 2004년(5.0%) 대비 2.3배에 해당하는 수치로, 외모를 중시하는 TV등 각종 미디어 영향력과 유관한 현상으로 풀이된다. 장애인 항목은 10.7%, 미혼모는 6.2%(2004년 3.1%)였다.
개선되고 있는 분야는 장애인, 출신국, 이혼자 순이었다. 장애인 차별은 27.6%(2004년)에서 10.7%(2011년)로 절반 이상 줄었으며, 출신국에 따른 차별은 10.6%(2004년)에서 6.8%(2011년)로 그리고 이혼자에 대한 차별도 2.1%(2004년)에서 1.2%(2011년)로 대폭 감소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번 조사와 관련 “유럽의 조사와 비교하면 학력 및 학벌 차별, 외모 차별, 미혼모 차별이 한국 특유의 차별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여전히 사회통합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한국 사회의 후진적 문화현상에 대한 노동·사회운동 진영의 절박한 과제를 말해준다. 특히, 그간 운동진영 내에서조차 학벌카스트가 관철되고 있다고 여러차례 문제 제기가 된 바 있어, 한국 사회에서 학벌카스트는 좌우를 막론하고 통용되는 전근대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여야는 채용과 임금 수준 등에서 학력과 학벌을 이유로 차별하거나 기회를 제한하지 못하도록 하는 ‘학력차별금지법’ 제정을 8월 임시국회에서 추진할 뜻을 밝혔으나, 회기를 넘겨 상임위에서 다룰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인권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