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만화 *원피스(One Piece)*의 해적 깃발 ‘조리 로저(Jolly Roger)’가 최근 인도네시아, 네팔, 필리핀, 프랑스 등지의 시위 현장에서 Z세대의 저항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루피와 그의 동료들이 부패한 세계 정부에 맞서 자유를 추구하는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은 젊은 세대는, 이 깃발을 단순한 팬심이 아닌 부패·불평등·권위주의에 대한 분노의 상징으로 사용한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밈과 문화 콘텐츠를 공유하며 국경을 넘는 연대를 형성하고 있고, 그 속에서 해적 깃발은 억압적 권력에 맞서는 '글로벌 저항 언어'로 자리 잡고 있다.
반시온주의가 반유대주의와 동일하다는 주장은 국제사회와 유대인 공동체 내에서 계속 논쟁을 불러일으켜 왔지만, 두 개념은 본질적으로 구별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시온주의는 정치 이념으로, 정당한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그것을 반대한다고 해서 유대인 전체에 대한 혐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시온주의에 대한 정의에 따라 유대인의 입장도 다양하게 나뉘며, 이스라엘 국가의 존재에 대한 지지와 팔레스타인에 대한 억압적 정책 비판은 구분되어야 한다. 유대인 정체성과 시온주의는 결코 완전히 일치하지 않으며, 정치적 토론 속에서 시온주의 역시 비판과 재해석이 가능한 이념임을 인식하는 것이 민주사회에 필수적이라는 점이 강조된다.
공포 영화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각 문화의 전설과 트라우마를 반영하며 점점 더 깊은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프레디 크루거’의 뿌리는 라오스 몽족의 밤의 악령 ‘답 초그(dab tsog)’이며, 북미 원주민의 ‘웬디고(Wendigo)’는 탐욕과 자연 파괴를 경고하는 도덕적 상징으로 재해석되었다. 또한 남수단 디카족의 '아페스(apeth)'는 이주와 트라우마의 망령으로, 힌두 전설 속 '피샤차(Pishacha)'는 정체성의 갈등과 부정된 유산을 형상화한다. 세계 각지의 괴물 전승은 인간의 공통된 두려움—상실, 이주, 죄책감, 탐욕—을 비추며, 문화적 경계를 넘어 우리를 하나로 이어준다.
케빈 B. 앤더슨은 마르크스가 생애 마지막 3년간 집중한 연구들을 분석하며, 그가 고대 및 현대 공동체 사회의 토지 소유, 젠더, 식민주의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일직선적 발전 모델을 벗어나 다중적인 사회주의 이행 경로를 탐색했음을 보여준다. 마르크스는 특히 토착 공동체의 지속성과 저항 가능성, 그리고 여성 억압 문제를 중심으로 계급사회와 국가의 극복 가능성을 고민했다. 앤더슨은 이러한 후기 마르크스의 연구들이 오늘날 혁명 이론에 실질적 함의를 가진다고 강조한다.
1934년 초연된 쇼스타코비치의 오페라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은 선정적 장면과 실험적 음악으로 스탈린의 분노를 샀고, 이후 수십 년간 금지되었다. 그러나 스탈린이 퇴장한 진짜 이유는 성적 내용이 아니라 극단적인 음량과 무대 배치였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현대 무대는 이 오페라를 반체제 상징처럼 연출하지만, 작곡가 본인의 의도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집트 해안 해저에서 발견된 유물들이 고대 도시 카노푸스(Canopus)의 무역, 종교, 조각 문화의 풍요로움을 보여주고 있어. 람세스 2세(Ramesses II)의 이름이 새겨진 스핑크스와 로마 귀족의 대리석 조각상 등은 도시의 고대성과 다문화적 특성을 드러낸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속에 수중 유산 보존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세계 최초의 수중 박물관 설립도 논의 중이다.
스피노자는 민주주의를 가장 강력하고 안정적인 정체로 보며, 권력을 다수에게 분산시킴으로써 국가의 보존과 자유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감정과 갈등을 억누르기보다 제도적으로 표현하고 조율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민주주의는 끊임없는 토론 속에서 새로운 질서를 창조하는 공간이라고 보았다. 비록 여성과 노동자 등은 그의 사유에서 정치 참여에서 배제되었지만, 스피노자의 논리는 오늘날 포용적 민주주의를 확장하는 근거로 재해석될 수 있다.
‘샤프 파워’는 매력(soft power)이나 강압(hard power)이 아닌 조작과 허위정보를 통해 외국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전략으로, 권위주의 국가들이 특히 적극 활용하고 있다. 러시아의 선거 개입, 중국의 알고리즘 통제, 미국의 비밀 여론조작 등은 모두 이 전략의 사례로, 상대 사회의 혼란과 분열을 유도하는 것이 핵심 목적이다. 민주주의 국가들은 이러한 위협에 취약하면서도 대응 과정에서 스스로의 가치와 제도를 훼손할 위험에 직면해 있다.
에코뮤니즘은 노동을 단순히 줄이거나 기술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의 사회화를 통해 노동과 자연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하려는 전략이다. 이는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를 폐지하고, 사회 전체가 민주적으로 생산과 소비를 결정함으로써 필요한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키면서도 생태적 균형을 회복하려는 시도다. 탈성장은 소비 절제를 강조하지만 대안 체계에 대한 구체적 전략이 부족하고, 사치공산주의는 현실적 자원 제약을 무시한 공상에 가깝다고 비판하며, 메르칸탄테는 노동자 계급이 생태 위기 해결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블라디슬라프 소티로비치(Vladislav B. Sotirović) 박사는 우크라이나를 ‘상상된 공동체’로 규정하며, 이 국가 정체성이 역사적·언어적 실체보다는 외부 정치적 개입과 반러시아 정서에 기반한 인위적 구성물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특히 우크라이나의 민족 형성과 분리 정체성은 러시아와 폴란드 사이의 지정학적 경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로마 가톨릭 교황청과 독일, 오스트리아-헝가리 등이 오랜 세월에 걸쳐 반(反)러시아 전략의 일환으로 형성·조장한 결과라고 본다. 이 글은 우크라이나의 정체성 형성을 반정통적이고 종파 중심적 시각에서 해석하며, 서우크라이나 지역의 친서방 성향은 역사적 가톨릭 세력권의 유산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우크라이나를 지정학적 '완충지대'로 간주하며, 현재의 친서방·반러 정서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및 서방의 지정학적 도구화의 연장선이라는 시각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