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가 모로코가 점령 중인 서사하라에서 촬영되면서, 국제사회가 인정하지 않는 점령지를 영화 제작이 사실상 정상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비평가들은 대형 영화 제작이 모로코의 영유권 주장을 간접적으로 정당화하고, 수십 년째 독립을 요구해 온 사하라위(Sahrawi) 주민들의 현실을 가리는 문화적 세탁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영화 산업이 촬영지의 정치·역사적 맥락을 외면할 경우 문화 콘텐츠가 식민 지배와 점령을 은연중에 정당화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스페인 내전에서는 징집으로 전쟁에 내몰린 평범한 시민들이 이념보다 공포와 생존, 집단 압력, 명령 체계 속에서 살인을 수행하는 가해자로 변화하는 과정을 경험했다. 연구는 군대 내 동료 의식과 권위에 대한 복종, 책임 분산, 심리적 자기합리화가 극단적 폭력을 가능하게 했지만, 그렇다고 모든 병사가 지배 이념에 동조했던 것은 아니며 전쟁 후 반프랑코 저항에 합류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전쟁 속 가해자를 이해하는 일은 폭력을 정당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 어떤 조건에서 폭력을 저지를 수 있는지를 규명해 오늘날에도 반복될 수 있는 비극을 경계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과학적 연구에 따르면 보름달이 아니라 폭염으로 공격성과 폭력 범죄가 증가하며, 기온이 오를수록 생리적 스트레스와 충동이 커지고 사람들의 야외 활동이 늘어나 범죄 발생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정폭력과 젠더폭력은 여름철과 장기 휴가 기간에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높은 기온과 함께 피해자와 가해자가 장시간 함께 머무는 환경이 위험을 키우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로 폭염이 잦아질수록 폭력 범죄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치안과 피해자 보호 정책에도 기후 요인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반복되는 외국인 혐오 폭력은 단순한 편견이 아니라 높은 실업률과 빈곤, 공공서비스 부족, 정치권의 희생양 만들기, 치안 불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구조적 문제다. 이민자들이 일자리와 주거, 복지를 빼앗는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사회적 불만이 외국인에게 집중되고 있지만, 실제 원인은 경제적 불평등과 국가의 정책 실패에 있다.외국인 혐오를 억제하려면 단속 강화만으로는 부족하며,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하고 책임 있는 정치 담론과 공동체 통합을 통해 갈등의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
기후변화가 생태계와 경제뿐 아니라 문화유산에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으며, 현재 유럽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의 43%가 홍수와 해수면 상승 등 극한 기후위험에 크게 노출돼 있다. 미술품과 유적, 박물관뿐 아니라 악기 제작에 필요한 목재와 공연장까지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특히 기후 피해가 큰 지역일수록 문화유산 보호에 필요한 재정 여력이 동시에 악화하는 역설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문화유산은 한 번 훼손되면 기술이나 자본으로 대체할 수 없는 비가역적 자산인 만큼, 기후위기를 경제나 환경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역사와 기억을 지키기 위한 문화적 과제로 인식하고 대응해야 한다.
2019년 수단 혁명에서 음악은 단순한 시위의 배경이 아니라 오마르 알바시르 독재 정권에 맞선 저항 의식을 키우고 시민들을 조직한 핵심 동력이었으며, 해외로 흩어진 음악인들의 네트워크도 혁명을 뒷받침했다. 시위 현장에서는 전통 저항가요뿐 아니라 여성 중심 음악과 빈민가에서 탄생한 장르인 제니그(Zenig)까지 함께 울려 퍼지며 성평등과 계급 질서의 변화를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필자는 현재 내전으로 이러한 사회적 변화가 중단됐지만, 전쟁 이후 수단 사회를 재건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과정에서도 음악이 다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나 아렌트가 1948년 유대 국가 수립 이전부터 아랍과의 정치적 합의 없는 국가 건설은 영구적인 갈등과 군사화, 상호 배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이후 이스라엘의 역사가 이러한 우려를 상당 부분 현실로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아렌트는 유대 국가 대신 유엔 신탁통치 아래 유대인과 아랍인이 공존하는 이중민족 연방을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당시 시온주의 주류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무력 충돌과 팔레스타인 난민 문제가 발생했다고 평가한다. 저자는 현재의 가자 전쟁과 중동 분쟁 역시 이러한 역사적 선택의 연장선에 있다며, 아렌트의 통찰이 이상주의가 아니라 현실주의적 경고였음을 재조명한다.
최근 연구들은 이슬람혐오가 단순한 공포보다 분노와 경멸, 증오 같은 감정에 의해 더욱 강화되며, 음모론과 결합해 무슬림을 비인간화하고 배제를 정당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고 분석했다. 가자 전쟁과 이란을 둘러싼 정치·미디어 담론은 무슬림 전체를 위협적인 집단으로 일반화하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으며, 스페인에서도 축구장 구호와 온라인 혐오 표현 등 일상적 차별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연구진은 이슬람혐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뿐 아니라 혐오를 떠받치는 감정과 서사를 이해하고, 이를 디지털 환경에서 어떻게 재생산하는지 분석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권위주의 체제가 확산되면서 국제 질서가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저자는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권위주의와 국가자본주의가 결합한 새로운 통치 모델이 서구식 자유민주주의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러한 변화는 민주주의와 권위주의의 대립을 넘어, 자유민주주의적 자본주의와 국가 주도형 권위주의 자본주의 간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새로운 연구는 네안데르탈인이 코뿔소 이빨을 석기 제작과 가공에 사용하는 타격 도구로 활용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연구진은 프랑스와 스페인의 중기 구석기 유적에서 발견된 코뿔소 이빨의 흔적을 실험고고학으로 재현한 결과, 인위적 사용 흔적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발견은 네안데르탈인의 도구 제작 기술과 동물 자원 활용 방식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다양하고 정교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