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1월 8일(월) 늦은 7시
명동성당 들머리
올
겨울 가장 추웠다던 신년 벽두, 그리고 20년만의 큰눈이 내린 며칠을
줄곧 명동성당 들머리를 지켜온 이들이 있다. 국가보안법 폐지, 국가인권위원회
설치, 부패방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연인원 수십명의 인권활동가들이
그들. 지난해 연말 한국통신 정규직 노조의 총파업 투쟁이후 모든 집회와
농성을 불허한다는 명동성당측도 그들을 막지는 못했다. 아무리 보수화된
언론과 세상살이에 급박해진 시민들의 눈길도, 13일 동안 성당 들머리에서
단식과 노숙투쟁을 진행해온 그들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1월
8일, 단식농성단 해단 하루 전 마지막 촛불집회는 민중가수들과 시민들이
함께 모인 촛불 음악회로 진행되었다. 여러 가수들이, 노래꾼이자 동지로서
함께했고 문정현 신부의 노래까지 한몫 거들었다. 근래 보기드문 정략싸움과
공작으로 날이 샌 임시국회에서는 이들 3대 개혁법안이 제대로 이야기조차
되지 못했지만 이들의 투쟁은 비관과 냉담에 찌들었던 우리의 가슴을
활활 타오르게 한다. 2월에 예고된 보다 큰 싸움에는 우리 모두 함께하리라
다짐한다.